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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량 안심숙소 27억, 동생 측근 호텔 땅으로 갔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8/30 08:53
  • 수정일
    2026/08/30 08:5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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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사라졌고 신안군은 반환 절차에 들어갔다

정청래 전 대표 특보 임명 뒤 6·3 공천…신안서 조국혁신당에 패배

착공도 안 한 3권역에 총사업비 70%인 27억3000만원 선지급

업체 대표 회사, 박 전 군수 동생 박우득씨 법인과 같은 주소에 등기

2026-08-30 05:19:27
 

전남 신안군이 염전근로자 안심숙소를 짓겠다며 민간업체에 27억3000만원을 내줬다. 그 자리에는 아직 아무것도 서 있지 않다. 업체는 그 돈으로 호텔 부지를 샀다고 신안군에 스스로 밝혔다. 사업을 밀어붙인 사람은 박우량 전 신안군수다. 박 전 군수는 채용 비리로 군수직을 잃고도 사면·복권됐고,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특보를 거쳐 6·3 지방선거 공천을 받았다.

 

27억3000만원 나간 자리엔 논밭뿐

 

안심숙소 사업은 전체 100억원 규모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염전근로자를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했다. 신안군을 세 권역으로 나눠 숙소를 짓는 방식이다. 1권역 도초면 오류리에 30억원, 2권역 하의면 대리에 30억원, 3권역 압해읍 장감리에 40억원이 배분됐다.

 

1권역과 2권역은 신안군이 시설비 예산을 편성해 직접 발주했다. 두 곳 모두 준공됐다. 3권역만 민간위탁으로 갔다. 수탁사업자는 주식회사 스타비아눔이다.

 

집행 내역을 보면 2025년 1월 9일 10억원, 6월 27일 9억원 등 네 차례에 걸쳐 27억3000만원이 나갔다. 총사업비의 70%에 가까운 돈이다. 그 시점까지 실시설계 용역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취재진이 장감리 현장 두 곳의 번지를 모두 둘러봤다. 논과 밭, 산이었다. 끝자락에 있는 건물은 예전부터 있던 창고였다. 공사 장비 한 대가 서 있었을 뿐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

 

돈은 통장에도 없었다. 신안군이 확인한 보조금 통장의 잔고는 0이다.

 

"호텔 부지를 샀다" 업체의 시인

 

6·3 지방선거로 군정이 바뀐 뒤 신안군은 스타비아눔에 잔고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다. 업체가 낸 답변서에 답이 적혀 있었다.

 

"24년도 염전근로자 안심숙소 사업비 27억3000만원을 지급받아 안심숙소 및 관광호텔과 단독주택 단지와 진입도로 부지의 토지를 매입하는 비용으로 사용하였음."

 

업체는 근거까지 댔다. "신안군으로부터 관광호텔 단지 인접 토지를 매입해도 좋다는 사용 승인을 받아 토지 매입비 및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였음"이라고 적었다.

 

신안군의 판단은 정반대다.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회신에서 신안군은 해당 행위가 신안군 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 조례와 위탁계약 조항 위반이라고 밝혔다. 사용 승인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방적 허위 주장"이라고 못 박았다. 신안군은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업체는 응하지 않고 있다. 반환 절차는 진행 중이다.

 

국도 77호선 발표 뒤 몰린 22필지

 

스타비아눔 대표는 장원씨다. 장씨는 원건축 대표이기도 하다. 두 회사의 사업장 소재지는 압해읍의 같은 주소다. 이 주소에는 회사가 더 있다. 박 전 군수 동생 박우득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 엔젤브릿지, 그리고 박우득씨 딸이 이사로 등재된 YJ농업회사법인이다. 엔젤브릿지 대표이사로 올라 있는 김씨는 앞선 취재에서 이름을 빌려줬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땅의 이동 경로는 국도 77호선과 겹친다. 신안 압해에서 해남 화원을 잇는 이 노선은 2019년부터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2020년 본격 추진이 발표됐다. 박우득씨 회사인 삼연개발이 장감리 일대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이 2020년이다.

 

땅은 2025년 들어 손을 바꿨다. 1월 6일 YJ농업회사법인으로, 1월 14일 스타비아눔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신안군이 안심숙소 사업비 10억원을 집행한 시점이 그 사이다. 취재진이 등기부로 확인한 이 일대 토지는 22필지, 2만여평이다. YJ농업회사법인이 3필지 9660평, 장씨 개인 명의가 11필지다.

 

신안군은 장씨 소유 2필지를 안심숙소 부지 명목으로 1억8000만원가량에 사줬다. 이 돈도 담당 부서 예산이 아니었다. 친환경농업과 예산으로 집행됐다.

 

'관리·운영 위탁'으로 받아낸 군의회 동의

 

지방자치법 제117조 제3항에 민간위탁이 가능한 사무가 정해져 있다. 조사, 검사, 검정, 관리 업무 등이다. 시설을 새로 짓는 일은 여기 들어가지 않는다. 안심숙소는 소유권이 신안군에 있어야 하는 시설이다. 애초에 민간에 맡길 수 없는 사업이었다.

 

군의회 동의는 다른 이름으로 받았다. 신축 사업이 아니라 숙소를 관리·운영하는 위탁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해명했다. "공사하고 보조사업하고는 달라요." 보조금은 기성률과 무관하게 통장에 예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 통장에다 예치를 해 놓는 거"라고도 했다. 하지만 예치돼 있어야 할 27억원은 없다. 신안군은 잔고증명서 제출과 반납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당시 이 사업을 맡았던 과장은 자청해서 섬으로 전보를 갔다. 집행을 요구하는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지역에 남아 있다.

 

한 신안군민은 취재진에게 이행보증 문제를 짚었다. 위탁 계약을 맺었다면 사업비 범위 안에서 이행보증보험을 걸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성률이 0%인데 전체 사업비의 50%에 상당한 위탁금이 지급됐다는 것은 그건 횡령을 하라고 준 거하고 똑같은 거"라고 말했다.

 

현재 담당자는 환수 절차를 밟고 있다. 업체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저희가 알고 있는 연락처로 연결이 안 됩니다"라고 했다. 불이행 시 재산 압류까지 검토 중이다.

취재진은 압해읍 원건축 사무실을 세 차례 찾았다. 우편물이 쌓여 있었고 집기만 남아 있었다. 얼마 전 큰 트럭 두 대 분량의 짐이 빠져나갔다는 인근 상인의 말이 있었다. 7월 말자로 폐업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서울에 있는 지사 사무실도 비어 있었다.

 

정청래가 박우량을 특보로 세우고 경쟁자는 징계

 

박 전 군수는 신안군수를 16년 했다. 2025년 3월 대법원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신안군 부정 채용 사건이었다. 5개월 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곧이어 정청래 당시 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특보로 임명됐다.

 

지난해 12월 취재진이 신안 현장에서 찍은 현수막에는 "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특보 박우량"이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대법원 확정판결과 사면, 그리고 특보 임명이 한 해 안에 이어졌다.

 

공천 과정도 평탄했다. 전남도당 공천 기준상 별도 감산 없이 경선에 참여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경쟁 후보는 불법 당원 모집 의혹으로 징계를 받았다가 중앙당 윤리심판원 재심에서 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그 소식이 나오자 정청래 당시 대표가 당대표 직권으로 비상징계를 결정했다. 당사자 소명 절차는 없었다.

 

신안군민 대책위원회는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공천 적격 판정에 항의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공천은 그대로 갔다.

 

결과는 6월 3일 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신안에서 민주당 후보가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졌다.

 

신안군은 7월 8일 공유재산 교환, 염전근로자 안심숙소 건립, 기증 수목 사업 등 3개 사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모두 민선 7·8기에 추진된 사업이다.

 

취재진은 장원 대표에게 사업비 사용 근거를, 박우득씨에게는 토지 매입 경위와 매도 배경을, 박 전 군수에게는 민간위탁 결정과 사업자 선정 관여 여부를 각각 문자로 물었다. 세 사람 모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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