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한자로 古典......영어로는 classic.
사전적 의미는
'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서, 후세사람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
어렸을 적에는 고리타분한 고전을 왜 읽나 싶었다.
철 지난 이야기, 그것도 몇 세기 씩이나 지나버린 옛이야기를
왜 20세기 현대에 끼워맞추려고 그렇게들 애를 쓰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면서 생긴 엄청난 내적변화 중 하나로
고전이 '순간' 좋아진 적이 있었다.
(그 엄청난 변화란 어렸을 적 하기 싫던 일들이 좋아진 것.
예를 들어 신문보기, 정치 이야기하기, 한자공부하기 등등)
학부 시절 고전문학을 공부하면서 고전 시가들이 현대시보다
더 음악적이고 감상적이며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이다.
또 컨텐츠 공부를 하면서 'one source multi use'라는 측면에서
고전이 매우 '쓸모있음'을 알았을 때이다.
이때에는 고전이 좋았다. (아니 아직까지 이런 측면에서는 고전이 현대문학보다 좋다.)
그런데 요즘처럼 삼국지나 사마천의 사기를 읽을 때에는
다시 고전에 대한 회의(?)가 든다.
뭐..삼국지야 고우영 화백이 그린 만화로만 봐서
그 필체나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 논하기는 무리이니 제껴두고......
요즘 읽고 있는 史記만 두고 좋고 싫음을 말하자면.......
앞의 글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사기에 대한 현재까지의 느낌은
"史記 = 詐欺" 이다...
& 거기 나오는 일처리 방식, 인간관계 맺기 등은 철저히 약육강식이요 마초이즘적이다.
뭐 혹자는 당대의 전반적인 분위기 혹은 사고방식에 입각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즉, "당시에는 약육강식이 진리였고, 모든 일의 중심은 남자였으니
당연히 그런 식으로 기술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왜 그때 상황을 이해하면서까지 굳이 읽어야 하지??
그것도 그 고전 안에서 꼭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지!!
그 당시를 그리워하는 것인가??
그때 그 시절의 통념(약육강식, 마초이즘)이 지금의 상식이 되길 바라는 것인가?
(정답 아시는 분은 관제엽서에 적어서 스캔을 뜬 다음 여기에 올려주시라....)
요런 질문하면서 고전을 읽으려니 참으로 재미없다. 아니..작품에 정이 안간다.
그래도 나중을 위해 읽어야 하는 이 슬픔이란.....
(나중에 고사성어에 대한 교육을 할 때 사기가 많이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와신상담이니 토사구팽이니 관포지교하는 것들이 다 여기서 나왔으니 말이다.)
그냥 책 읽기 싫어서 넋두리 해 봤다.
간만에 운동까지 하고 와서 정신도 없다. 그래서 글도 엉망.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고전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후세에 모범이 될 만한 가치라는 것도 절대적이고 고정불면의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은 그대로 따라야 할 가치일 수도 있고,
또 어떤 것은 그와 반대로 타파해야할 구습인 것도 있다.
따라서 고전을 읽으면서 그것을 신성시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써놓고 보니 누구나 다 알만한 내용이군........ㅡㅡ;;)
특히 마지막 문단, 좋았어요
현현님 칭찬을 빌미로 이것저것 다 알만한 내용들 적어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