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선 토론은 정책 검증 시간인가?
대답은 '아니오'일시다. 대선 토론은 서로의 정책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없다.
정책이 궁금하면 그들의 정책 공약집을 보면 된다. 또는 각종 언론에서 비교해 주는 데이터를 봐도 무방하다. 어차피 공약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약속일 뿐이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SF 블록버스터급 구라가 아니면 그럴싸해 보일 수 밖에 없다.
대선 토론 나와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약속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 내가 내일부터 한 시간 일찍 일어나겠다는데 그걸 가지고 논증할 수는 없지 않은가?
2. 그럼 대선 토론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의 미래, 비전만을 보고 관계를 맺지 않는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보고 미래를 짐작하여 관계를 맺는다. 대선 토론도 마찬가지이다. 공약은 미래의 일이다. 공약 검증은 임기 후에나 가능하다. 따라서 대선 토론은 대선주자의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는 시간일 수밖에 없다. 과거와 현재의 행적에 의해 공약의 현실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이다. '넌 내일 일찍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어제까지는 늦잠 잤잖아.'라는 얘기만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런 맥락에서 어제의 토론을 총평하자면 박근혜는 멍청했고, 문재인은 순진했으며, 이정희는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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