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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운동, 역전만루홈런의 기쁨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 유하, 「학교에서 배운 것」
서울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의 첫발
우리는 꿈꾸었습니다. 학교에서 삶 살이의 기본을 배울 수 있기를. 친구와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우애를 나누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불의를 보면 적어도 냉소라도 보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사람이 하늘임을 익힐 수 있기를. 저마다의 차이가 환대받고 섞이는 기쁨을 배울 수 있기를.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말에 가슴이 달뜰 수 있기를. 무엇보다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그런데 지금 한국의 학교는 어떻습니까?
학교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학교가 반인권과 반민주의 성역으로 저당 잡혀 있는 한, 한국사회 인권과 민주주의도 뿌리 내릴 수 없기에 학교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오직 성적만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누고,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가치가 지배하는 교육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학교 가는 학생과 교사의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질 수 있도록,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존중하며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온 사회가 저토록 비열하고 폭력적이라 할지라도 '공교육'에서만큼은 다른 문화와 삶의 가치가 움틀 수 있도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이를 학교로 보내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조금은 더 경쾌하고 뿌듯해질 수 있도록 학교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서울시민의 서명운동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교육청이 위에서 내리먹이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시민들과 교육주체들의 마음을 모아 학교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인권, 교육, 청소년, 노동 단체들이 힘을 합쳐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를 꾸린 이유입니다.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주민발의의 방식으로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자 했던 이유입니다.
학생인권조례의 위기는 진보와 민주의 위기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울에서 시작된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은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경기도를 내준 보수진영이 서울까지 내줄 수는 없다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진보교육감들의 당선, 그리고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의회를 통과한 이후, 보수언론들은 학생인권을 진보교육감을 공격하는 핵심 구실로 선택했습니다. “난장판 교실", "교사들 수난시대" 등 온갖 부풀려진 이야기들이 총동원됐습니다. 반면 인권의 가치가 학교에 들어오면서 일어난 긍정적 변화들, 학생인권 정책을 반기는 교사들의 목소리는 깡그리 무시되었습니다. 반면,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덫에 걸려든 이들이 머뭇거리고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과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악안을 날치기 통과시킴으로써 학교장이 학생의 권리를 맘대로 제한할 수 있는 권력을 다시 쥐어주려 합니다. 이렇게 시행령이 개악되면 진보교육감의 대표적 정책인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과부는 교장들이 진보교육감들의 정책에 조직적 반기를 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수의 총공세 속에서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이 좌초할 경우, 흔들리는 것은 단지 학생의 인권만이 아닙니다. 진보교육감 실험은 물론 교육운동,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들 모두가 공격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최근 동아일보는 아예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이 실패할 것이라는 예고 기사까지 1면에 내보내고, 이를 조선일보가 받아서 보도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아예 이 운동의 씨를 말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최근 언론보도
<동아> 전교조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 목표의 5% 그쳐
4월까지 10만명 채우기 어려워...주민발의 실패 가능성
http://news.donga.com/3/all/20110124/34323811/1
<조선> 전교조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 실패할 듯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24/2011012400588.html
<뉴시스> 경기도 120여개교 학생인권조례에 '콧방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3655808
<뉴데일리> 교장들 "나는 학생인권조례에 반댈세"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68835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역전 만루홈런을 꿈꾸다
이런 과정에서 서울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의 전망은 매우 어둡습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서명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는 4월 26일까지, 서울 유권자의 1%, 8만1,885명의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MB정부와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이 먹히면서, 학생인권에 부정적 혹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시민들과 교사들을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운동을 시작했던 이들이 아직까지 충분히 입품, 발품을 팔지 못한 부족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포기하거나 주저앉기에는 이릅니다.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서울시민 1%도 지지하지 않는 학생인권조례"를 들먹이며 진보교육감의 정책 모두를,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 모두를 그들은 공격할 것입니다.
주민 서명을 다 받지 못하면 교육청에서 추진하면 되지 않겠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학생인권 정책이 갖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주민발의 서명운동마저 실패한다면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기 어려운 조건에 처하게 될 것이고,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까지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촛불의 주역 청소년들에 대한 기억과 연대
촛불소녀에서 시작해 촛불노동자, 촛불유모차에 이르기까지 2008년 촛불의 기억은 우리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영감을 아로새겼습니다. 그 '촛불'을 일구어낸 주역은 다름 아닌 청소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청소년들이 학교에서는 여전히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아니,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학생들의 인권 수준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제고사 부활, 고교등급제, 전교조 탄압, '학교자율화', '학교선진화' 등을 내세운 각종 방어막 해체,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MB식 법치'를 내세운 학교 장악 시나리오가 속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시나리오에서 최대 걸림돌은 바로 진보교육감들의 존재, 그리고 생각하고 비판할 줄 아는 청소년들의 출현일 것입니다.
촛불의 주역이었던 청소년들을 기억한다면, 이제는 우리가 학생인권으로 보답해야 합니다. 그들이 '바로 지금'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호흡할 수 있도록 학교를 바꾸는 일에 함께 마음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을 해야 하나?
교육청이 이렇게 했으면 좋았겠다, 주민발의운동이 이렇게 전개되었더라면 좋았겠다, 관전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채 3개월도 되지 않습니다.
오는 4월 26일까지, 총 8만2천명의 서명을 어떻게든 받아내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새로운 교육을 꿈꾸는 이들의 열망을 지켜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학생인권의 온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온도를 보여줍니다. 엄동설한 추위에 떨고 있는 학생인권에 따뜻한 볕을 만들어주십시오.
서울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을 주위에 널리 알려주시고 서명을 조직해 주십시오.
사람들이 모이는 곳곳에서 서명지를 돌려주시고 모아서 조례제정운동본부로 보내주십시오.
학생인권조례, 아니 위기에 처한 인권과 민주주의의 멋진 역전만루홈런을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 첨부된 파일에는 서울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서명지 양식도 들어가 있습니다.
꼭 살펴봐주세요!!
혀가 타들어가는 듯한 초조함 속에서도
역전의 기회가 꼭 오고야 말 거란 기대가 사그라들지 않는 밤입니다.
당신을 불러봅니다.
- 경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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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http://www.sturightnow.net/page.php?id=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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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재단이 선정한 올해의 인권책
12선 중에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 가 선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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