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메모 24.

- 칸트의 선험성 -

인식론의 수준에서 칸트의 선험성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이는 경험의 의미가 이중적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는 ‘선험적 종합판단’이라는 칸트의 개념에서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순수직관인 ‘시간과 공간’에 대해 칸트는 ‘형이상학적 해석’과 ‘초월적 해석’이라는 이중적 해석을 내놓는다(리쩌허우, <<비판철학의 비판-칸트와 마르크스의 교차적 읽기>>, 피경훈 옮김, 문학동네, 2017, 106쪽.).

형이상학적 해석은 근대합리론에 기초한 것으로 시간과 공간 그 자체를 경험적인 것이 아니라 선험적인(a priori) 것으로 본다. 칸트에 의하면, 이 선험적인 것은 뉴턴의 시공간과 같이 실체로서 ‘실재’하는 것이다(이는 데카르트의 자아개념(코기토)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코기토 역시 실체로서 실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선험적인 것으로서의 시간과 공간은 하나의 ‘개념’으로서 보편 필연적인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선험적인 것으로서의 시간과 공간은 순수하게 주관적인 것으로서 개념화시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초월적(transzendental) 해석은 시간과 공간이 경험에 적용되면서도 보편 필연적인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시간과 공간은 직관으로서 경험과 관계하는 ‘개념’이지만, 동시에 이 개념을 넘어서는 비개념적인 것으로서의 ‘이념’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경험적인 것으로서의 개념과 비경험적인 것으로서의 이념의 종합·통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하는 작업은 <<윤리형이상학 정초>>에서 그 기초가 정립된다고 할 수 있다. <<윤리형이상학 정초>>에서 당위, 실천을 통해 위의 작업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 당위, 실천은 역사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칸트는 이러한 역사성을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 맹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