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통일 되겠니?
민주노동당 자주파가 당을 아예 무덤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그래, 그럴 수 있다 치자. 분노하는 것은 자주파의 수장이라는 사람들이 한참 새로운 정치신인으로 성장해야할 자신들의 후배들조차 자신들의 무덤에 함께 순장시켰다는 거다. 사람 알기를 이렇게 우습게 아는 인간들에겐 치가 떨린다. 민주노동당은 거대한 봉분이 되어 버렸다. 조직의 보위를 위해 조직의 일원들 모두를 순장시킨 모순의 분묘. 민주노동당이다.
웃기는 것은 이 무덤에 함께 묻히고자 안달이 나서 급 흥분하여 설레발이를 치다가 자신들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흙더미를 보고 만세를 불렀던 다함께였다. 주사돌이들과 함께 영면하겠다는 그 일심이 놀랍기도 하려니와 도대체 저 쉑덜은 왜 트로츠키를 팔아먹고 다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죽을 때가 되어 개과천선한 것인지 당 대회 당일날 호외라고 찍어 돌리던 그 찌라시(맞불)는 무료로 배포하더라. 다단계 신문팔이 청년들은 그 신문팔던 기개로 지 봉분을 팠다.
당 혁신안이 부결되는 순간 갑자기 욱~!하고 북받치는 무엇때문에 숨이 콱 막혔더랬다. 그러나 불과 1초도 되지 않고 뒤쪽 어딘가에서 터져나온 "만세~!"라는 함성을 들으면서 제정신을 차리고야 말았다. 아, 여기까지구나. 결국 그동안 참고 참고 또 참으면서 울지도 못하고 견뎌왔던 고난의 행군이 이제 미련없이 종치는 구나. 그래 오히려 홀가분하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들리는 일설에 의하면 당대회 당일날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자주파와 다함께가 혁신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폈던 이유는 혁신안이 부결되더라도 심과 노가 탈당할 수는 없을 거라는 어떤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게 정확한 정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오늘 김창현이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창현은 총선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 (혁신세력과) 대화로서 모든 것을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는 둥 지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심노는 반드시 탈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사 제 무덤을 제 손으로 팠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자주파. 물론 며칠동안 뺏겼던 정권을 되찾아왔다는 즐거움에 빠져 희희낙락하고 있는 경기동부의 돌탱이들은 여전히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설 연휴동안 자주파들은 동분서주, 총선을 치룰 수 있을 것인지 여부부터 따지고 봐야할 위기에 처했다. 이것들은 도대체 대가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건지...
상황이 이러한데도 어느 정신나간 조류일족은 닥치고 반미, 닥치고 종북으로 "진보"씩이나 하자고 선동질을 한다. 그 조류들의 집합소는 이름도 멀쩡하게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라고 한다. 하여튼 쥐뿔도 없는 것들이 이름은 거창하게 짓는다. 이 새대가리들이 호소문 하나를 내놨다. 제목은 "[상임대표 특별호소문]일부 반북세력의 분열책동을 분쇄하고 민주노동당을 사수, 강화하자"이다.
이 호소문의 내용을 간단블퓡하자면 이렇다.
"이번 대선에서 비록 민주노동당이 아쉬운 결과를 얻기는 하였지만 보수정치권 전체가 불나비처럼 공멸의 소용돌이 속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오히려 그 어느 때 보다 밝다."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패의 애국대오 답게 모든 것을 승리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닭들의 처연한 주관적 정세인식. 지금 민주노동당이 적막한 공동묘지로 변한 판국에 그 미래가 오히려 그 어느 때 보다 밝다고 하는 이 정신나간 넋들은 봉분위에 발광하는 도깨비불이냐...
이들의 뇌가 해파리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성장에 겁을 집어 먹은 미국은 지난 2002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을 와해 말살하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미국은 문국현과 같은 사이비진보세력을 내세워 민주노동당의 성장을 가로막으려 했으며...(중략)... 조승수, 김형탁, 한석호 등 극소수의 분당론자들은 진보의 탈을 쓴 반북, 반통일세력에 지나지 않으며 소위 '새로운 진보신당'은 진보운동을 안으로부터 와해, 말살시키려는 미국의 책동에 교묘하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이쉑들이 명랑좌파당까지 말아먹으려고 하나... 어째 이렇게 말씀 한 마디 한 구절이 코메디란 말인가? 박헌영이를 미제의 스파이라고 몰아부쳐 목을 땄던 수령님의 전통을 이어받아 북조선에 대한 비판만 하면 바로 CIA 첩자로 만들어버리는 이 놀라운 발상. 주체교 신자들에게는 이게 아주 익숙한 자연현상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이적도 이런 이적이 없다.
문국현이 사실은 미국이 앞세운 진보진영 파괴공작단이었단다. 문국현이 유한킴벌리 하면서 밑씻개는 안 만들고 유한킴벌리 직원 성향과 인적사항을 정리해서 CIA에 넘기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래서 애들에게 너무 어릴 적에 음모론 소설 같은 거 익히면 안 되나보다. 나이를 처먹을만큼 처먹어놓고도 아직도 이 수준이라니 기가 막혀서 원...
이런 해파리 지능정도의 정세분석을 하는 이들은 가당찮게 진보진영에 호소씩이나 하고 자빠진다.
"민주노동당의 사수, 강화는 현 시기 진보운동의 선차적, 중핵적 과제이다. 분열세력에 맞서 진보이념, 진보조직의 대표체 민주노동당을 사수, 강화하자!"
자주파의 무덤 민주노동당을 사수, 강화한다는 건 여기에 이메가에게 얻어온 세멘공구리 팍팍 쳐서 단디 굳혀놓자는 건가? 좀비, 강시, 뱀파이어 뭐 이런 거 튀어나오지 않게?
얘네들의 주관적 정세판단이 해파리 수준이라는 것은 다음 구절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머지 않아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남과 북이 통일시대로 들어서고 이에 따라 한국의 진보세력, 민주노동당이 급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 지배체제를 유지, 존속시키기 위해 민주노동당을 와해, 말살하는데 신지배전략의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뭐 평론을 할 것도 없다. 걍 웃어주면 되겠다. 얘네들은 왜 통일운동한다고 설레발이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환타지 소설을 쓰지... 사실 얘네들도 환타지만 쓰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쬐끔은 안다. 지들 발등에 불떨어진 것이 슬슬 실감이 나는 거다. 악다구니를 쓰고 총동원령을 내려 혁신안을 부결시키고 승리감에 도취된지 불과 몇 시간만에 상황이 환타지 소설 쓰듯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안 이 돌대가리들은 급한 나머지 이렇게 방분을 하고 만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이 키워낸 대표적인 정치인들이다. 민주노동당이 없었다면 오늘의 심상정, 노회찬도 없었다. 진정한 진보정치인이라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을 위해 헌신하고 당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보수정치인들의 너절한 행동은 우리 국민들은 가장 저주하며 증오하는 대표적인 구태정치이다. (중략) 지금이라도 두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단결과 혁신을 위해 사심 없이 앞장서야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래서 니들이 혁신안을 부결시켰구나. 니들 입에 쓰면 뱉고 김주의 만세를 외치면 삼키고. 너절한 행동? 니들이 지침 돌리고 쪽지 돌리고 난장질을 치면서 국가보안법 뒤에 숨어 해당행위자를 영웅으로 만들었던 그 행위는 우아한 행동이었나보지? 국민들이 가장 저주하며 증오하는 구태? 우리 "국민"들은 니들처럼 발은 21세기 남한에 두고 있으면서도 사고는 1970년대 평양에 두고 있는 애들이 자고 일어나면 헛발질 하는 모습을 보며 저주하고 증오하거덩. 어제 혁신안 부결되자마자 당 홈페이지 서버 다운되어버렸다. 왠만해선 끄떡없던 당 서버, 갑작스런 부하로 견디지 못하고 질식해버린 거다. 이거 뭘 의미하겠나? 민주노동당이 넘 좋아서 침이라도 발라볼려고 서버 폭주사태가 벌어졌겠냐? 하여튼 이 새대가리들 생각하는 거 하고는...
이 판에 심상정, 노회찬도 아이큐가 100은 넘어가는데 해파리 지능 가진 니덜하고 뭘 더 같이 하고 싶겠냐? 민주노동당이 없었으면 오늘날 자신들의 위치가 없었을 거라는 거 그 사람들도 알겠지만 니덜만 없었으면 오늘날 민주노동당이 요모양 요꼴이 안 되었을 거라는 거는 세상이 다 알게 되었다. 그런데 뭔 미련이 남아서 남아 있겠냐? 건질 거 있을 때 얼른 자리 털고 일어나는 것이 아이큐 100 넘는 값을 하는 거지.
재미있는 것은 이 말도 안 되는 호소문을 인내심 하나로 버티면서 끝까지 읽다 보면 맨 마지막에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대표라는 자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김승교변호사. 어제 당대회에서 심상정 혁신안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특히 최기영, 이정훈을 국가보안법 피해자이기 때문에 당이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장장 20분 가까이 펼쳤던 바로 그자다.
김승교에 대해선 할 이야기가 더 있지만 생략한다. 다만, 지가 지 입으로 당대회를 파행으로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심상정과 노회찬에게 민주노동당에서 분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파렴치한 짓이다. 당의 중요한 정보와 당원의 개인정보를 체계적으로 외부유출한 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국가보안법에 기대는 행위라고 왜곡한 것도 모자라 이젠 무덤 안에서 시체들과 함께 놀자고 산 사람을 부르나?
이런 정신나간 자들이 통일운동을 하다보니 이 땅의 통일이 요원하다. 사실 통일운동은 진작에 평화운동으로 전환되었어야 한다. 평화운동이라는 큰 틀 안에서 남북의 공존을 이야기하지 못한채 물리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만 지고지선의 가치로 상정하고 있다보니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 통일운동이 벌어지게 되는 거다. 이 땅의 진보가 휴전선 앞에서 멈추는 이 한계를 이제는 극복해봐야 하지 않겠나?
그나저나 조만간 국방위원장을 만나서 이 새대가리들에 대해 본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훈장이라도 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영웅칭호도 좀 붙여주고. 조선노동당 서열도 좀 올려주고. 기왕 인심쓰는 김에 다함께 애들에게도 뭐 좀 던져 주고 말이지.
덧 : 얘네들(실천연대)의 돌대가리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또하나의 역작은 이런 글이다.
다른 건 다 그동안 "본사"의 지령에 따라 움직였던 것들이라 그렇다 치고, 네번째 항목인 "실력을 키워야 한다"라는 장을 보면, 이것들이 지금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과거에 지들 반대편에서 이야기하던 것을 녹음해놨다가 고대로 옮기는 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이거 완전히 또라이들 아닌가? ㅎㅎ
쉬운 일은 비판이라기 보다는 신경질, 투정, 비난이다. (말의 본래적인 의미에서) '제대로 된' 비판은 비록 어떤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기존 의미관계, 권력관계에 창조적인 균열을 가져오기 때문에 생산적이다.0. 비판만 있고 대안이 없잖나?? 라고 볼멘 소리하는 일이 오히려 굉장히 쉽다. 그건 기존의 권력관계와 의미관계에 조력하는 일이 되기 쉽고, 좀더 부정적인 측면을 (우려의 차원에서) 말하자면, 기득권과 기존 권위에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