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좌표 코메디와 짝퉁진보 코메디
행인님의 [본좌는 우찌 될 거신가??] 에 관련된 글.
지난 번 포스팅을 보고 많은 분들이 본좌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셨다. 행인은 개인적으로 본좌의 코메디를 볼 수 없다는 면에서 쬐끔, 아주 쬐금 안타깝긴 하나 본좌를 못보는 것에 대해선 별로 안타깝지 않다. 어차피 4차원 개그, 3차원의 생물체로서 그 개그에 재미를 느낄지라도 그 개그로 인해 더해지는 허무함과 좌절감은 별로 반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좌의 코메디에는 코메디로 대응해주는 센스. 물론 아이큐 430이 구사하는 코메디와 기껏해봐야 아이큐 100근처에서 노닥거리는 행인의 코메디가 그 급이 같을 수는 없겠으나 우짜되었던동 코메디엔 코메디로, 개그엔 개그로 맞서야 한다. 코메디를 보면서 근엄하게 대응하면 결국 코메디한 넘이 이기는 거다. 내가 미쳤냐? 남 좋은 일 시켜주게.
허경영이 4차원 안드로메다급 개그를 우리에게 선보였다면, 민주노동당 내에 있는 주사교 신도들은 여전히 18세기형 만담으로 사람들을 웃긴다. 허본좌와 주사돌이들이 보여주는 코메디의 공통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이가 없게 만든다는 거다. 거의 허무개그 수준이다. 물론 그 결과는 다르다. 허본좌는 본인의 개그를 통해 스스로 은팔찌를 찼고, 주사돌이들은 그들의 개코메디로 인해 숙주를 말려 죽이고 있다. 허본좌의 개그는 보는 이들에게 그닥 현실적인 피해를 안겨주진 않았으나 주사돌이들의 개그는 당 내에 있는 상식적인 평당원들은 물론 이 꼬라지를 보고 있는 외부인들에게까지 정신적 상흔을 남기고 있다. 웃긴다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니다.
2월 3일 임시 당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평가혁신안이 마련되고 있는데, 어차피 비대위가 준비하고 있는 평가혁신안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시기상으로도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이 비대위의 성격이 당을 완전히 쪼개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든 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비대위가 준비하고 있는 안이 당 내에서 주사돌이들을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선 겨우 봉합하려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반대로 겨우 그정도의 안을 가지고도 당 내 주사돌이는 마치 갑자기 햇볕을 쬐게된 바퀴벌레들처럼 우왕좌왕 하면서 난리 굿을 친다.
예를 들어 당내 종북행위에 대한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위 '일심회' 건인데, 당내 주사돌이들은 이 사건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에 대해 결사항전의 태세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특히 전 사무부총장 최기영에 대해선 법정에서 그가 사실인정을 한 바 없으니 그는 무죄고 공안당국이 모든 것을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뉀장...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공판기록을 확 공개해버릴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거 공개되면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북의 지령을 받고 중앙당과 서울시당을 장악하려던 주사돌이들의 행적이 이 공판기록에 상세히 나와 있다. 게다가 그 공판기록에 나오는 사실관계들은 이미 당사자들도 시인한 상태다. 다만 최기영은 자신에게 해당되는 혐의사실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묵비로 일관했다. 물론 지가 그런 정보를 넘겨줬다는 것은 애들이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최기영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하는가에 대하여 비대위에서 몇 시간동안 갑론을박이 있었다. 생각같아서는 다 까고 가고 싶지만 상황상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해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에서 같이 논의하던 정태인 본부장이 "이게 정상적인 조직같으면 1분도 안 되서 결정날 일이 도대체 여기서 이정도면 당대회에선 어떻게 되겠나?"라고 탄식한다. 그 말이 맞다. 이들은 조선노동당을 자신들의 당이라 여겼고 북한을 자신들의 조국이라 규정했다. 그런 자들이 민주노동당 안에서 프락션을 했고 당 강령을 수시로 어기고 당헌당규를 위반했다. 그렇다면 마땅히 출당 제명조치를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데 이걸 가지고 갑론을박을 해야한다는 것은 이 조직이 지금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숙주가 말라죽어가고 있는데도 이 암세포들은 여전히 몸불리기를 하고 있다. 당원 수십명이 집단 탈당한 경기 구리지역에 경기동부 세력들이 떼거지로 거주지 이전을 하고 있단다. 환장할 노릇이다. 지금 얘네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이 암울한 개코메디의 끝이 어떻게 될까? 2.3 당대회가 무산되고 비댕위 해산하고 탈당 러시가 이루어진 후, 주사돌이들만으로 이루어진 민주노동당이 드디어 민족자주당으로 개명하면서 찬란한 코메디의 절정을 보여줄 것인가?
허본좌의 몰락은 그 개인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주사돌이들 덕분에 민주노동당이 몰락하는 것은 허본좌의 몰락과 급을 달리한다. 이건 이 땅 진보진영 전체에 파급되는 부정적 요인이 너무 크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진보진영이 한번쯤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더라도 부서질 것은 부서져야 한다. 언제나 휴전선 앞에서 멈추어버리는 이 땅의 진보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도, 한나라당 2중대인 손학규 당이 언감생심 '진보'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진보세력은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다만 바램이 있다면, 그 새로운 탄생을 민주노동당이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면서 보여주길 바라는 거다. 지금 상태로는 매우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야만 내부에서 벌어졌던 그 온갖 추태들이 혹여나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이 웃기지도 않은 현실을 타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민주노동당은 짝퉁진보로부터 자신을 지키지 못한 정당으로 기록될 것이다.
행인님의 [본좌표 코메디와 짝퉁진보 코메디] 에 관련된 글. 지난 포스팅에 본인을 '허본좌'라고 밝혀주신 한 덧글러께서 주옥같은 명작 패러디 한 편을 덧글로 달아주셨다. 이토록 '훈늉한' 글이 저 구석탱이 덧글판 한 구석에 짱박혀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고전문학의 연구와 국문학 발전을 위해 심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판단하였다. 해서 덧글러 '허본좌'님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 글 전문을 따로 포스팅한다. 다만, 그 출전이 덧글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