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이렇게 살기로 했다.

연초 신정 때, 간만에 집에 가서 뒹굴 뒹굴 하고 있었더니 오만 잡생각이 다 나더라...

 

그러고보니 개인적으로 지고 있던 빚이 올 상반기면 정리된다. 얏호~! 그 징글징글했던 짐을 털어버리는구낭... 옷호호호호홍^^

 

이렇게 즐거운 생각을 하다가 문득, 그 다음은 어떻게 되나를 생각하니 암담해지더라...

 

진짜진짜진짜진짜, 몸땡이 하나밖에 없잖은가 말이다. 암 것도 없고나... 이런 생각을 하니 이번에는 침울해진다. ㅠㅠ

 

이런 생각을 하니 그동안 난 도대체 뭘 하고 살았는가를 뒤벼보기 시작했다. 뭐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는데, 그러다가 한 순간 깨달은 것! 행인은 돈이 어떻게 돌아다니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자본주의 반대니 신자유주의 투쟁이니 재벌해체니 노동해방이니 뭐니뭐니 하면서 별 짓을 다했는데, 정작 싸우고 투쟁했던 일들의 원천이 되었던 돈의 정체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기껏 경제관련서적 몇 권을 읽은 정도로 해결할 수 없는 그 무엇. 즉, 실제 생활에서 돈이 어떻게 지 몸덩이를 불려가고 또는 정 반대로 한 순간에 사람들의 정신상태를 공황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지를 모르겠더란 것이다.

 

해서 이 고민이 줄곧 머리속을 떠나지 않다가, "그래, 돈을 한 번 벌어보자"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겠다. 근데, 뭘로? 이러다가 선물거래, 주식투자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사람을 떠올렸고, 이 사람에게 한 번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다가, 4월에 결혼하는 이 사람, 결혼 전에 한 번 보자는 취지로 모임이 있었는데, 그 때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어떻게 돈을 벌었냐? 질문은 아주 간단했다.

 

원래 고시촌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이 인간, 어느날 신문을 보다가 삘 받아서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때부터 방구석에 처박혀 모니터랑 씨름하면서 돈을 굴려봤단다. 근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공부를 무진장 많이 했다고 한다. 한 달에 경제관련서적, 증권 및 선물관련 서적을 50권에서 100권을 읽어냈고, 그걸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모니터 앞에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고 하며, 기타등등...

 

아, 돈이라는 걸 걍 쉽게 버는 것이 아니구나, 저거 할려면 나도 지금 하는 일 때려 치워야 가능하겠구나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숫자나 그래프만 보면 일단 동공이 굳어버리는 입장에서 경제관련서적, 증권 및 선물관련 서적을 몇 백권이나 읽어제낀다는 것은 뇌 단백질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 뻔한 상황이고, 그렇잖아도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는 입장에서 밤새 모니터 들여다보며 마우스질을 한다는 것은 생노가다도 이만저만한 생노가다가 아닐 것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걍 이렇게 살자!

지금도 나름 행복하다. 까이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ㅠ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3/15 10:19 2007/03/15 10:19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i/trackback/757
  1. 행인님의 프린트뷁 글도 좋지만(저는 프린트는 안 하고 읽지만 ㅋ)
    이런 글은 더욱 좋아요~ 하하.
    행복해지는 걸 주저하지 마삼. 나름~빼고 행복하시랍

  2. ㅋㅋ.. 공감입니다^^ 그냥 사는 거지요, 뭐^^...ㅎㅎ...

  3. 걍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보아욤, 홍홍

  4. 그래도 난 돈벌거임~ ;D

  5. 동병상련의 정을 느낍니다. ㅠㅠ

  6. 샤하트/ '나름~'이란 말이 빠질 때까지 투쟁!! (헉...)

    곰탱이/ 글쵸? ㅎㅎ

    정양/ ^^ 걍 행복하게 살아볼까욤?

    지각생/ 홧튕~!

    새벽길/ 헉... 그러셨군요... ㅠㅠ

  7. 재테크라 함은.. 그냥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되는거 아니오??? ㅡㅡa
    뇌에 주름펴지다 치매걸리면 모아둔 돈은 대략 낭패.
    그냥 삽시다!!!!

  8. 저도 이런 글 좋음.
    그나저나 퇴사하고 나서 프린터를 못 써서 더 이상 프린트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아주 슬픈 얘기.......

  9. 삼순/ 그럴려고... ㅎㅎ

    당고/ 그러게 프린트 뷁이라니깝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