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죽음"은 현재진행형
정태춘씨가 부른 "우리들의 죽음"이라는 노래는 언제나 사람을 울린다. 그거 처음 들었던 때가 92년인가 그랬는데, 친구녀석 살던 쪽방에서 4명이 둘러 앉아 술을 처먹고 있을 때였다. 한꼭지 돌아서 모두 기분이 좋아 있던 시간이었는데, 테이프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4놈 모두 방성대곡을 하고 말았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으니까... 거기 모인 4놈 모두 어쩌면 재수가 좋아 그렇게 모여있을 수 있었던 거니까... 부모님 일나간 빈 방에서 타죽지 않고 살아남았던 거는 그저 순전히 재수였으니까...
오늘 뉴스 검색하다가 결국 또 힘들어지고 말았다. 감기에 걸린 5살배기 애를 위해 전기난로를 켜둔채 부부가 일나간 사이 불이 나 결국 아이가 유독가스에 질식돼 죽고 말았다. 몸이 아픈 아이를 두고 돈을 벌러 나가야 하는 안타까움, 그리고 그 알량한 몇 푼 벌려다가 애지중지 키우던 애를 죽였다는 죄책감... 평생 이 부부를 따라다닐 이 처절한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방이 조금만 더 따뜻했다면, 우풍들지 않는 포근한 방이었다면, 아니 병원치료받는 비용이 조금만 더 쌌더라면, 부담없이 아이를 입원시킬 수만 있었더라면... 다섯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가 어처구니 없이 죽어가진 않았을텐데... 먹고 살기 위해 부부는 밤 늦게까지 야근을 했단다. 조금만 더 일찍 퇴근했더라면... 일 조금만 덜 했더라면... 이런 생각 하고 있을 부부가 애처롭다.
그렇게 아이들이 죽어간다. 돈이 없어서, 오직 그 이유 하나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간다. 돈이 없어서...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학부 4학년 때에도 이런 일 때문에 학보사에 글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 정태춘씨의 노래가 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던 건데... 에구 욕밖에 안 나온다. XX!!!
매일 매일 일어납니다. 저도 그래서 매일 매일 욕을 달고 살게 되는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