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보다 추운 세상
민중대회는 무척 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되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물대포마저도 이 사람들의 함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불행스러운 것은 오히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따땃한 아랫목에서 군고구마나 까먹고 있으면 딱 좋을 날씨에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 현실이 날씨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광화문 네거리는 여전히 경찰의 호송차량으로 장벽이 쳐져 있었다. 신개념 police line? 전용철씨를 죽음으로 내몬 경찰의 방패만 폭력이 아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을 차량으로 둘러싸고 그들의 모습이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 그 자체가 이미 폭력행위다. 이 나라에서는 헌법이고 나발이고 없다. 경찰의 과학적 신개념 police line은 그렇게 우리의 함성과 요구를 막아버리고 있다.
일찍 넘어가는 겨울해는 차가운 밤바람을 대신 내놓았다. 물대포에 당한 사람들의 옷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집회가 진행되는 내내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악명을 떨치던 경찰 기동중대의 면면은 오늘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들의 방패는 얼음으로 만든 것인양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눈이 얼어붙은 아스팔트바닥도 그에 못지 않게 살벌한 풍경이다. 그 위로 그 앞으로 사람들이 뛰어간다.
노무현은 말이 없다. 사람이 죽던 맞던, 한 겨울에 물대포가 사람들의 심장까지 얼려버리던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다. 그렇게 말 많고, 그 많은 말을 주체 못해 국민을 대상으로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날리고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댓글까지 챙겨 다는 노무현은 정작 쓸 데 있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 새 봄이 오면 또 어떤 일로 국민들을 화들짝 놀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겨울이다. 또 연정얘기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
거리는 한산했다. 날이 추워서일까.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학로에서 광화문 네거리를 가는 동안 길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없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몇 시간을 있으면서도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가고 있었다.
덧말1 :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오른쪽은 故 전용철씨의 생전 모습)
덧말 2 : 오늘 뵌 조세희선생님은 너무나 추워보였다. 전보다 훨씬 더 구부정한 모습이었다. 얼굴이 얼어서인지 연세도 갑자기 더 들어보이고...
덧말 3 : 청와대 진격간 사람들이 전원 연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왜 광화문에서 한 발 더 나가자고 하지 않았을까? 처음 광화문에 진출했을 때, 포위된 것은 집회대오가 아니라 경찰대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로 갑시다"라는 구호는 좀 힘든 구호였을까??
밥먹는 저 입에 물대표를 쏘고 싶군요.. 너무 폭력적인가..-_-;;
덧말3에 저도 동의
밥이 목구녕으로 넘어가냐?!!!!!
counterattack/ 물대"표"는 뭘까요???=3=3=3=3=3=3 사실 저도 그 심정입니다. ㅠㅠ
토리/ 글게 말여요...
컥, 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