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복판에서 테러가 발생한다면...
'파병철회 노무현 퇴진'이라는 티셔츠를 입고 다닐 때 "그거 한 물 지난 이야기 아냐?"라고 했던 사람들...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안이한 생각이었는지 느껴야만 한다.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테러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알 카에다 유럽비밀조직(Secret Organazation al-Qaida in Europe)'이라는 단체의 소행이라고 알려진 이번 사태로 현재시간까지 CNN추정 45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비무장한 시민들("soft" civilian targets)을 대상으로 한 이번 사태는 G8 정상회담을 무산시키기 위한 동기였다고 추정된다. 블레어는 회담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했단다.
블레어는 성명에서 테러의 위협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삶의 방식은 바뀌지 않는다"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폭탄의 파편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후송되던 무고한 시민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게다.
지하철 역사에서 탈출중인 영국인들. 출처 : BBC(촬영 : Alexander Chadwick)
폭발에 의해 뚜껑이 완전히 날아간 2층버스. 출처 BBC(촬영 : Matt Taylor)
부시가 각본 감독 제작 등 총 지휘를 맡은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는 조연으로 등장한 영국은 자신들의 수도 한 복판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그리고 미국과 대등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고자 했던 영국의 야망은 이렇게 공포 속에서 허둥댄다.
런던이 도처에서 터지는 폭탄으로 말미암아 난리가 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라크 침략전쟁 제3위의 파병국인 대한민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29개 언론사 보도 편집국장들과 토론을 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이툰의 역할변경을 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이야 이라크침략의 주범이고 그러다보니 노상 테러의 위협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업보가 있다. 이제 영국은 침략 2위 국가로서 대규모 테러를 당하고 말았다. 다음은? 순서상 대한민국이 아닐까? 이 상황을 노무현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가?
게다가 오늘 노무현, 결정적 발언을 했다. 런던테러를 위로한답시고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간적, 반문명적 범죄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전문을 보냈다. 비인간적? 반문명적? 지금 그 소리가 나오나?
자원약탈과 군수산업부흥을 위해 근거도 없이 남의 나라를 침략해 수없는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는 미국의 행위는 인간적이란 말인가? 문명적인가? 이 야만적 침략행위에 동참하고 있는 영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여 침략전쟁의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는 우리의 행위는 인간적인가? 문명적인가?
이라크 침략전쟁에 3번째로 많은 침략군을 파병한 나라.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하는 나라. 자신들의 비인간적이고 반문명적인 침략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 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걸 자랑스럽게 공포하고 테러를 유발시키는 자가 이 잘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니...
조만간 우리는 서울 도심 한 복판 어느 지하철 노선 위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는 뉴스를 들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지난번처럼 지하철 역사의 쓰레기통 입구나 막고 테러가 일어났을 때는 이렇게 하라는 요령을 적은 벽보나 붙이는 것으로 사태를 예방하려는가? 같잖은 소리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답은 하나다. 철군이다. 그것도 지금 즉시 철군해야 한다. 그것만이 더 이상 이 땅 민중들을 비인간저이고 반문명적인 사람들로 몰아가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중단하는 길이다.
Tariq Ali의 말대로 런던의 연쇄폭발 테러가 점령의 대가라면 행인님의 예상은 적중할 것이다. 서울이 다음 표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파병을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