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7주기가 내일
이재영 7주기가 내일이다. 용미리행 버스가 있으니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 빙빙 돌아가다보니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게 문제이긴 한데, 그거야 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재영이 살아 있었으면 지금 뭐라고 할까? 난 그게 언제나 궁금하다. 주변에 뭔가 문제가 있을 때면 반드시 그런 궁금증이 생긴다. 이재영이 이 꼴을 보고 있음 뭐라고 하려나?
아마 그 특유의 새된 목소리로 "행인, 해봐, 뭐가 되도 안 되겠어?"하겠지. 천의무봉이었던 사람이다. 막힘이 없었더랬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감당하겠다는 결기가 있었고, 그에 걸맞은 지혜와 실천력이 있었다. 이론에도 능했고, 그걸 작품으로 만들 줄 알았으며, 조직을 만들어내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민주노동당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사람들 중 거의 대부분은 그의 능력을 기억한다.
난 그가 그립지만, 그가 될 수는 없다. 장규형은 가끔 내게 너도 이재영처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그릇이 다르다. 이제영 같은 그릇은 쉽게 찾기 어렵지. 내가 그걸 감당한다는 건 언감생심이고.
아무튼 내일 이재영 선배 보러 가려면 일단 오늘 일을 끝내야 하는데, 이게 참 안 끝나네... 초보적인 실수를 하는 바람에 파일 하나 날려먹고 나니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린다. 그래도 오늘 저녁까진 넘겨야 하는데. 해봐야지 뭐. "해봐, 뭐가 되도 안 되겠어". 아마 이재영은 또 빙글빙글 웃으면서 이렇게 이야기하겠지.
1967년 서울 출생
1886-89 서울, 성남, 안산 등지에서 공장장노동자 조직활동
1989-90 '사회주의자 그룹' 대외협력활동
1991 한국사회주의노동자당 창준위 포항지부 교육선전담당
1992 민중당 경기도당 정책국장, 백기완 선본 경기남부 집행위원장
1995-96 진보정당 추진위, 진보정치연합 정책국장
1997-99 국민승리21 정책국장
2000-04 민주노동당 정책국장
2004-06 민주노동당 정책실장
2006-10 레디앙 미디어 기획위원
2010-11 진보신당 정책위의장
2012년 12월 12일 암투병 중 유명을 달리함
재영형은 지금 파주 용미리 제1묘지 수목장 6구역 C-06-270 묘역에 안장되어 있다. 창졸간에 사라져갔지만 그 짧은 순간에 별처럼 빛나던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했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영영 떠난 게 벌써 7년이라니. 세월은 무상하고 찬바람만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