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쩜셋을 기다리며...

삶이 지루하고 지칠 때, 그 때 행인은 대한민국 수구 ㄲㅌ 여러분들의 사이트를 방문한다. 그리곤 언제나 그렇듯이 모니터에 침 뿜어가며 데굴거리다보면 세상은 참 재미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재충전의 기회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분들 덕분에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 않을까.

오늘 행인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신 분은, 도대체 근본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뭔가를 하고 있는 "올인코리아"라는 단체의 조영환 대표. 지난주 금요일에 민주노총 앞에서 몇몇 듣보잡 단체들이 민노총 규탄 집회를 열었다는데, 그 자리에서 조영환이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 이거다.

"민노총 건물이 왜 빨간색인지 오늘 집에 가서 명상을 해봐야 겠다"

이 멘트를 보는 순간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거의 탈혼의 상태에 돌입하여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민노총 건물이 왜 빨간색일까나?

나도 잠깐 명상을 해봤다. 아니 명상이라기 보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떠올렸더랬다. 왜 민노총 건물은 빨간 색일까? 왜 해병대 명찰은 빨간색일까? 왜 LG의 CI는 죄다 빨간 색일까? 왜 "빨간 머리 앤"의 머리카락은 빨간 색일까? 왜 단풍잎은 빨간색 일까? 왜 사람의 피는 빨간 색일까? 왜 '아래 아 한글'의 로고는 빨간 바탕일까? 왜 홍준표는 빨간 넥타이를 맸을까? 왜 임하룡은 빨간 양말을 신었더랬나? 왜 홍당무는 빨간 색일까? 왜? 왜? 왜? 왜?왜? 왜?왜? 왜?왜? 왜?왜? 왜?왜? 왜?

왜긴 뭘 왜냐? 민노총 건물을 빨간 벽돌로 지었으니까 그렇지. 이게 뭐 명상씩이나 해야 될 일이었을까나?

적어도 한 단체의 대표씩이나 하신 분이 이런 맥락도 없고 질서도 없는 말을 진지하게 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냥 농담을 했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씨잘데기 없는 농담을 하려고 규탄대회까지 열고 자빠졌다는 것은 또한 미스테리다. 그냥 지들끼리 대폿집에서 막걸리나 까먹으면서 해도 되는 농담을 왜 신종플루가 만연한 지금 목숨을 걸고 모여들어 이짓거리를 했을까나?

해당 기사를 보면 사진이 몇 장 올라와 있는데, 규탄대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중 맨 가운데 있는 건장한 어떤 분은 빨간색 티를 입고 왔더군. 저분은 왜 빨간색 티를 입고 왔을까?

뭐 딴 건 모르겠는데, 조영환이라는 분, 집에 가서 명상한 결과가 어떤 건지 자기 단체 홈페이지에다가 좀 올려놔주길 바란다. 아직 글이 올라오지 않았던데, 심히 그 명상의 결과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아 씨바 진짜 궁금해 미치겠네. 도대체 민주노총 건물이 왜 빨간색인 거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