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비둘기

잡기장
비둘기 머리에 칩을 이식해 원격으로 조종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날게 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떴다. 쥐에 이어 비둘기. 뇌에 특정 부위를 정확히 자극을 주어 그렇게 한단다.

대체 그걸로 뭘 하려는 것일까?
표면적으로야 다른 이유를 대거나 아예 안 대겠지만, 딱 그걸 보는 순간 떠오르는 건
"생체무기"다.

쥐를 조종할 수 있고, 새를 조종할 수 있으니, 이제 더이상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ㅤㄷㅡㅈ는다"는 말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담게 되겠구나... 밖의 말은 비둘기가 듣고, 안의 말은 쥐가 듣는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그런 "감청"이고, 다음으로는 "폭탄테러",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오르는건, "인간 조종"이다.
끔찍하군. 해제 기술이 연구되어야 할텐데.

군사 기술이 상용/보편화된 것보다 수십년을 앞서간다고 보면,
그리고 언론에 드러나는게 대개 "선택된 시점에, 의도된 목적으로" 된다고 보면
어쩌면 이미 지금도 상당히 현실화된 수준으로 개발되어 있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1. "쥐를 잡자"는 시대착오적 구호를 외칠 수 없고, 비둘기들에게 먹을 거 주지 말자고 할 수도 없고, "동물권"을 보장하자는 목소리를 외쳐야겠다. 지금까지 저 실험하면서 또 얼마나 많은 비둘기와 쥐를 학대했을까?

2. "기술접근권", 민중이 기술발전 흐름에 접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폭넓게 자리잡아야될 필요성이 점점 커진다. 국가 주도의 기술 연구는 일반 대중이 감시할 수 있는 위원회?등 뭔가가 더 늦기전에 만들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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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17:47 2007/03/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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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 2007/03/02 23:04 URL EDIT REPLY
-_- 내용도 은근히 섬뜩하고...
기사를 클릭해보니, 온통 영어라서 섬뜩하고 ㅋㅋ
지각생 2007/03/03 00:06 URL EDIT REPLY
ㅎㅎ 전 짧은 요약본을 봤지요. 3줄짜리..
ScanPlease 2007/03/03 01:24 URL EDIT REPLY
하지만 저는 지각생님이 이 글에서 한 줄로 요약하셨다는 것에 만족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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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에 사로잡힌

잡기장
엄청 부끄러운 짓을 하나 했다. 생각하면 할 수록 많이 잘못했다.

그 전날엔 기분이 좋았다. 하려고 했던 것들을 했고, 원하는대로 방향이 잡혀갔다.
그래서 맘이 푸근해진 탓일까? 그만 잘못된 선택을 하고,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먹혀버렸다.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 하늘은 온통 흐리다.

이게 뭐야. 이건 아냐. 나를 다그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아 어떡하지. 뭐라 말하지, 어떻게 만회하지. 이 참에 이걸 확! 죄의식에 사로잡혀 가며 그게 날 삼키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아마 다시금 나를 강하게 움켜지고 지금껏 그랬듯 당분간 날 괴롭게 하며 마구 어떤 행동들을 하게끔 몰아갈거다. 일을 더 하게 되거나, 상기되어 외치게 하거나, 쫓기는 심정으로 마구 달리거나, 혼자 있을 곳으로 도망가게 하거나 그럴 것이다. 합리화는 하지 마라. 이 참에 바로잡아라...

뚝.

젠장.

욕 먹을 짓 했으면 먹어야지. 뭘 만회해. 그리고 이미 지난게 만회가 돼? 괜히 죄의식이 날 갉아먹게 하며 지금껏 그랬듯 더 외롭게, 힘들게 하겠지. 그만. 이것이 이후 내 어떤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겠어. 이것으로 인한 생각과 행동은 하지 않겠어. 그냥 이걸로 끝내. 비난 받을만 하니, 받으면 되겠지 감추려거나 비난을 돌리고, 줄이려 하지 말자.

그동안 계속 느꼈던 찜찜함, 불안함의 원인이 이거야. 늘 죄의식에 나를 내던져 움직였기에, 늘 쫓기고, 내 반쪽 모습을 늘 두려워하고, 내 그림자를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숨기느라 힘들었던거야. 그러면서 나조차 그런걸 보지 못하고, 속아왔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도덕적인 삶을 살았다고.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는 "속죄"의 긴 과정으로.

무슨 일을 하던 그래서 결과, "보이는 것"에 신경을 써야 했지. 하고 싶은 마음과 열정을 갉아먹고, 덮어버린 더 큰 힘이 있었어. 매 순간, 모든 말, 생각, 행동을 검열하고, 어떻게 보이는지만 신경쓰고 정작 내 의지는 그런것들을 통과해 실제로 "내 밖"으로 나오지 못했지.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지. 사람들과 터 놓고 자연스럽게 대화한 적이 거의 없지. 누군가와 진정으로, 편하게 사랑을 해본적이 없지.

쫓기는 느낌, 답답한 느낌. 그러나 어쩌면 29년의 삶동안 난 이미 그것들, 그런 느낌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돼. 벗어던지고 싶다고,  자유롭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미 그 어두운 보호막에 익숙해져버린 거야. 따뜻해지고 싶다면 벗어던져야 하는 그 추운 옷을 벗지 못하고 있는거야.

자, 이제 좀 더 분명히 알게 됐어. 이제 어떻게 바꿔나갈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이미 알고 있는, 혹은 너무 당연하거나, 아주 단순한 것들일 거야. 밖으로 나가는거야. 뻗어나가는 거야. 뒤섞인걸 정리하고, 가지를 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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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17:25 2007/03/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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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잡기장
먼저 죽은 사람에게 애도를.

각 신문, 포털, 만평들에 가득한 애도의 분위기.. 그러나 순간 떠오른 생각은,
과연 파병 철회에 반대하는, "미국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우리가"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그렇게 드러내는 건 아닐까 하는 것.

알려지지 않은 내부 사고사가 있거나 (소문으로는 들리나..)
그곳과 다른 여러 곳에서, 그리고 여기 한국 땅에서
"한국사람"이 "죽인", "죽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분명 있을텐데, 있는데, 적지 않을텐데
과연 그렇게 죽은 "한국사람"과 "한국인이 죽인 사람"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다루고 애도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모르겠다.

심지어 이 계기로 파병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생각엔 100% 동의하지만)
과연 그동안 알게 모르게 있었을 수많은 죽음들에 대해 똑같이 느끼고,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그 반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말하고 싶지도 않고..

직접 죽이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죽음으로 몰고간 경우가 분명 있을 건데, 그런 이야기들은 당최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파병을 통해 미국을 돕고 있는 것 자체가 그 살육에 동참한거고.

더 이상 이런 죽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 말만 하지 말고 그렇게 되게 하자.
괜히 안 슬프면서 슬픈척하고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활용하려는 세력들은 솔직해지지?
내 솔직한 심정? 짜증난다. 다들 오바하고 난리치는게. 그런게 정말 죽은 사람들을 욕보이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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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2 17:02 2007/03/0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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