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본방사수를 위해 어제 저녁까지 빈집에서 먹고도 TV가 있는 증산동 집에 와서는
재밌게 드라마를 본 것 까진 좋았다.
빈집으로 들어가 산 불과 이틀 사이에 내 방 옆에 있는 보일러에 물이 새어 창고에 있는 것들을 비어있는 내 방으로 다 옮겨 논 통에 마루에서 잠을 자게 됐는데
아침에 일어나 안경을 찾으니 한쪽 다리가 휙~ 하고 위로 꺾여 있다. 으앜!
마루쪽 창문을 열기 위해 누워 있는 나를 피하며 발을 내딛고 오직 마음을 손끝에 담아 창문을 향해 뻗으신 울 엄니께서 내 안경을 사뿐히 밟아 주신것.
오래된 무테 안경은 이제 조금만 충격을 입어도 부스러질 것처럼 불안해서 직접 손보지 않고 안경점에 가서 바로잡으니 겉으로 보기엔 괜찮은데 초점이 잘 안맞는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겠지 하고 있지만, 두 시간 가까이 지나도 여전히 술 먹고 헤롱거리는 것 마냥 눈이 가물가물 ㅠㅠ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 보기가 힘드니 오늘 일은 다 한 듯. 안경 새로 맞추자니 만만치 않고 워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