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혼잣말을 해보는거 라고 보심 되겠슴다 ^^ 달군님의 글도 보고 씁니다.
왜 이번 프랑스 150만명 시위를 두고 프랑스 보수 언론들이 이렇게 말한다죠.
"68은 세상을 바꾸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것"
우스개로, "지금의 우파는 혁명적이고, 좌파는 보수적이다." 라는 말도 있고요.
정보운동의 위기가 있다면,
일상에 침투해야 살아남는 자본은 또 하나의 일상 공간으로서 인터넷-가상 공간을 중요시 여기고 집중적으로 공략한반면,
운동진영은 선점효과를 지켜내는 데에 만족하고, 머물러 있었다.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웹 2.0이 기술적으로 새로운 것이 아님은 평가절하나 왜곡이 아닌 사실입니다.
단지 기존의 기술이 갖고 있던 잠재력이 점점 밝혀지면서 새로운 가능성들이 발견되고, 폭발적으로 사고되고 있는데, 이것에 자본이 재빠르게 반응한 것입니다. 현재 기술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자본이고, 기술은 필요에 의해 방향이 크게 결정되며, 필요에 대해 민감한 것은 자본이죠. 그래서 현재 자본에 의해 "웹 2.0"이 이름 지워지고, 생각이 확장되고 있고, 당장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것이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웹 2.0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대개 자본이다 하여 그것 자체를 자본의 음모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또 한번의 기회(어쨌든 웹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죠)를 놓치는 것입니다.
그럼 "이름", "선언"일 뿐인 웹 2.0이 기술이 아니면 뭐냐? "문화"라고 저는 단언합니다. "개인"과 "소통"을 재발견한 것입니다.
집단, 전체, 조직에 개인이 묻히는 사회구조(운동 포함!), 그리고 그것이 반영되어 버린 가상 공간, 그 속에서 사람들은(활동가 포함해서) 소외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집단속에서의 개인, 언제든 밀려날 위험 속에서 "동질감"과 "안정"을 추구하는 심리, 그것을 자본과 권력이 잠깐이나마, 부분적이나마 해소시키고 있지요.
"자본의 포털"이 운동진영의 네트워크를 "차단"했을까요?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집단으로서의 추상적 자본 말고, 개개의 자본이, 만약 운동진영의 네트워크가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연결고리를 갖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국 문제는 사회운동의 방식이 뭔가 지속적으로 대중의 흐름을 놓치고 자기 폐쇄성을 갖는 것일 겁니다.
욕구(감성)와 의식(이성-언어-문자), 그것이 "장"을 만났을때 속칭 "대박"이 터집니다.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에 10만이 모인 것은, 월드컵을 통해 확인한 집단 동질성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욕구와, 다양한 깊이와 넓이의 의식, 그것이 "촛불"이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던져졌기에 가능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욕구는 사그러들지만 의식은 그 자리를 메꾸는게 더딘데, "촛불"은 참여할 수록 개인이 묻히고 각자 할 게 없는 재미없는 것으로 변해갔죠.
축제가 없다는 것, 그리고 운동진영은 대체로 축제를 만들지 않거나 자신들만의 축제(언어-문자의 향연)를 즐기는데 비해, 자본과 권력은 그것이 가짜임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지만 어쨌든 그런 것을 제공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결국, 활동가-조직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은 "일상"에 침투해 있는 자본의 문화를 거부하려 해도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됩니다.
웹 2.0에서 자본은 "장치"를 발견했습니다.
운동진영은 "욕구"를 발견해야 합니다. 왜 이런게 나왔지? 지금까지의 방식이 뭐가 문제였지? 그리고 자본을 따라잡아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같이 제공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에 대해 말을 하고 싶어합니다. 어떤 표현 방식을 통해서든.
바로 그래서 블로그를 쓰는 것 아니겠습니까?
웹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싶어합니다.
포털.. 그 푸짐한 밥상에서 젓가락은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자본은 입맛에 맞는 것을 알아내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려 합니다.
앞으로 자본의 포털은 좀 더 간명한 구조로 바뀔 것입니다. 지금처럼 요란하지 않게.
운동진영(정보운동만 떼 놓고 사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은 지금껏 웹을 선전과 홍보의 도구, 하향식 전달을 통한 조직화의 수단으로만 주로 사고해 왔습니다.
지금 집회가 그러하듯, 일상적인 운동의 방식이 많이 해오던대로, 짜여진 각본에 의해, 한곳에 눈과 귀가 모이도록 설비와 대오를 꾸리고, 언어를 좀 구사한다는 사람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제는 누구던 할 수 있는 운동, 개인이 묻히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그러다 가끔씩 동질감 확인하는, 쉽고 재밌는 운동이 돼야 합니다. 지금의 토론회, 집회가 1.0이면 문화제는 2.0이라고 거칠게 말하겠습니다.
정보운동 2.0(사회운동 2.0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은 인터넷 공간을 되찾자는 결의의 수준으로 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일단 운동 진영 내부부터 수평적 느슨한 네트워크 형태로의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동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는 활동방식을 고민해, 찾아내고 만드는 것입니다. 자본이 그랫듯, 그러나 진정으로 대중과 함께하는, 그래서 모든 대중이 저마다의 운동을 하는 공간으로서 웹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모든 활동가 블로그 갖기 운동부터 하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저 마다 하나 이상의 웹 활용 기술을 익혀보는 건 어떨까요?
아... 넘 길어졌군요. 이게 제 문젭니다. ㅡㅜ 저도 역시 1.0의 활동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