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로, 2년 반정도의 상근활동을 95% 정리했다. 내가 맡고 있던 "코디" 역할을 넘기고, 외근과 재택근무를 하는 반상근형태로 변환. 일주일에 한번만 나가기로 했다. 왜 이렇게 했냐면 돈이 없으니..-_- 반상근비라도 받으려고. 목표대로 다음주 목요일에 대표자회의를 하게 되면 완죠니 프리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간만에 늘어지게 늦잠을 잤더니 몸이 개운한게 아니라 오히려 상태가 안 좋아졌다. 역시나.. 사생활 없고, 휴식 없고, 혼자 고요히 있는 시간 없이 지낸 후유증일테다. 며칠동안 푸욱 쉬어 보고 싶지만 바로 다음날이 토요일. 요즘 내겐 주말이 더 빡세다.
어제 밤. 집회 끝나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가까운 데 잘데가 없어 자전거 타고 집에 돌아와 보니 5시 -_- . 기침으로 잠 못 들걸 생각하니 암울했는데 어케 금방 잠들었고, 아침엔 별 어려움 없이 일어나졌다. 기침을 며칠째 심하게 하니 엄니가 도라지를 갈아 꿀에 재여 주시는데 맛이 정녕 좋지 않았지만 기침 하는게 지겨워 깨끗이 다 먹었다. 어떻게든 집에 왔을때 좋은 점은 이런거다.
그렇게 오늘(이제 어제로군) 드디어 처음 맞은 자유의 날! 뭘할까 슬슬 생각해보려는데 전화가 왔다. 사무실이다. 윽, 첫날부터 뭐야. 받아보니 회원단체 방문일정이 잡혔다고 한다. 올해는 혼자 하지말고 네트워킹을 좀 활발히 하자고 해서 하게된 회원단체 방문. 일정이 잡히면 가겠다고 한 곳들이라 좀 허탈하긴 하지만 자유는 약간 미루고 외근 업무 시작. 영업도 뛰고, 전화요청도 받고.. 개발자라며.. -_- 역시 그런거다.
세군데를 돌고, 밥도 먹고, 같이 돌아다닌 사람들과 헤어지고 나니, 이제 비로소 다시 자유. 뭐할까? 늘 가고 싶었지만 내가 바쁘거나 그 사람들이 무지 바뻐 못간 곳에 놀러갔다. 가끔 그곳 사람들과 마주치긴 했으나 놀러간건 오랫만이다. 사무실이 한참 싫을때, 이곳에 계속 정이 가 뻔질나게 들락날락거렸지. 내 집마냥 술처먹고 불쑥 들어가 자빠져 자고 -_- 폐인의 면모를 부족함 없이 보여줬겠다. 영업 뛰고 난 후의 피곤함과 찜찜함으로 약간 쳐져 있었는데, 그곳에 가니 역시,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내일은 10시 국회앞에서 "통신비밀보호법 반대 인권단체 기자회견"이 있다. 몇 사람에게 말은 했는데, 글쎄.. 얼마나 올 수 있을지. 어쨌든, 무슨 일이 있던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할때 개의치 않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자유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