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반 안종녀 위원장의 법정 투쟁

꼬뮨 현장에서 2011/04/28 03:42

오늘 두리반 안종녀 위원장의 여섯번째 공판이자 선고전 마지막 재판이 열렸다.

미루고 미루다 끝까지 몰린 GS건설의 하수인은 결국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안종녀 위원장과 유채림 선생을 재물손괴,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구린 구석이 많은 그는 증인출석을 한사코 거부하다 결국 판사로부터 200만원의 과태료를 선고받았고, 결국 마지막 공판일에 법정에 설 수밖에 없었다.

두리반 안종녀 위원장은 당당하게 증인 신문을 했다. 변호인도 없이 혼자서 법정에 앉아 단호하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두리반 농성투쟁의 정당성을 물었고, 그 하수인은 버벅댈 수밖에 없었다.

안종녀 위원장이 사실관계를 꼬치꼬치 따져 묻자 하수인이 할 수 있는 변명이라고는 '자신은 그렇게 보고받았다'밖에 없었을 것이다. 안종녀 위원장은 속으론 떨면서도 겉으론 의연했고,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강단 있는 그의 결기에 하수인은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변호인 없이 그렇게 당당히 법정에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철거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변호사 없이 법정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솔직히 변호사 선임비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진 것 다 잃고 쫓겨난 철거민에게 백십만원은 큰 돈 아닌가. 그렇다고 국선변호인이 두리반 농성의 정당성에 관심이 있을리 없었다. 우리끼리 가보자고 했다. 안종녀 위원장에겐 큰 스트레스였으리라. 난 사실 시나리오를 짜주면서도 그를 다그치기만 했으니 말이다. 세게 나가야 한다, 따져 물어야 한다, 증거를 들이밀어야 한다, 난 안종녀 위원장이 느낄 심리적 부담감을 잘 이해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것은 그가 져야만 하는 짐이었다.


안종녀 위원장은 너무 억울해했다.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 없었으니 말이다. 세상은 높은 담이었고, 그 앞엔 단절과 고립밖에 없었다. 이미 한번 당한 바 있는 법이라는 제도는 더욱 그러했을터. 그 분통과 원한을 이겨낸 그가 자랑스럽다. 활동가로서 나는 법정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면서 그와 만반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위원장은 그 힘든 시간을 잘도 버텨냈다. 역시 빼앗긴 사람들이겐 연대만이 힘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두리반과 연대해온 수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안종녀 위원장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자신감으로 안종녀 위원장은 6개월 넘게 이어진 법정 투쟁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법정에서 안종녀 위원장이 또박또박 사실관계를 지적하며 두리반 농성투쟁의 정당성을 지적할 땐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그는 멋진 사람이다. 활동가로서 그가 잘 해주어서 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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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8 03:42 2011/04/2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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