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무엇이냐평화가 무엇이냐 2006/03/14 03:20포르투 알레그레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팽성 농민들의 투쟁에 깊은 관심과 지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평택이나 팽성이라는 곳은 너무나 생소한 곳이긴 합니다.
한국이나 서울도 이름으로만 들어보았을 뿐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잘 알지 못하죠.
이번에 포르투 알레그에에 모인 사람들, 그들 가운데 몇몇이 위 사진에 나오는 사람들인데요, 이 농민들, 어민들, 원주민들, 유목민들, 활동가들은 전 세계에서 개발과 파괴와 전쟁과 자본의 공세에 밀려 자신이 오랫동안 터전을 잡고 살아왔던 곳에서 쫓겨났거나 쫓겨날 위기에 놓인 사람들입니다.
이들과 일주일을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상황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도 이들의 투쟁과 절박한 상황에 대해 많이 배웠고, 이들도 평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 제게 묻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떤가요?"
이런 질문은 특히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는 서양인들이 어떤 나라의 상황을 잘 모를 때 또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고 싶을 때 흔히 던지는 질문입니다.
머나먼 동양의 생소한 땅에서 온 조그만 활동가에게 관심이 생겼나보죠?
저는 주저함없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건 누구의 입장을 갖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요.
팽성의 농민들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인 인권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 무슨 민주주의가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저는 한국에 민주주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팽성의 주민들에게, 거기에 인권과 평화와 민주주의와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에게 국가는 용역깡패를 대동하고 나타난 조직폭력배들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중들이 살아온 땅을 어느날 갑자기 접수하겠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이 조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행정대집행이라고요?
공권력이라고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마시지요.
팽성 주민들은 이미 국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땅의 평화를 위해 썩 꺼져야 하는 것이 바로 저들이 이야기하는 법이고 공권력입니다.
참된 민주주의가 있다면 팽성에서 560일째 매일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겠지요.
그곳에서야말로 저는 참된 민중의 민주주의를 봅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다시 그 참된 민중의 민주주의의 터전이 다시 공권력을 빙자한 폭력배들에 의해 침탈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는 소식을 받습니다.
지금 곧 대추리로 달려가려고 합니다.
민주주의가 있는 곳으로 말입니다. ta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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