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 캠페인을 많이 다닌다.
거의 매일 새만금 방조제 건설하지 마세요, 전쟁을 이만 끝내주세요,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멈춰주세요, 미국의 군대는 이만 이땅을 떠나주세요... 하면서 길거리에 나가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다.
캠페인을 하다보면 가끔 내가 전도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사실 전도사들도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선교를 하고, 나도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고 하니까 어떤 측면에서는 비슷한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전도사와 다른 것이 있다.
전도사는 보통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남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원할 뿐 남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나는 이와는 반대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오늘은 대학로 거리에서 도롱뇽의 친구들과 함께 새만금 갯벌을 살려달라고 캠페인을 했다.
방조제 공사를 멈춰달라고, 이미 막힌 4공구를 터달라고, 바다와 갯벌이 숨을 쉬고 싶다며 절규를 하고 있다고 노래를 했다.
사실 이렇게 캠페인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냥 노래를 듣고 가는 사람들보다는 다가와서 뭐라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더 반가운 법이다.
물론 그렇게 다가온 사람들은 삿대질을 하며 정신을 차리라고, 6.25를 잊었냐고, 미국에 반대해서 좋은 것 하나 없다며 가시 돋힌 말을 쏟아내기 일쑤지만.
갯벌 살리기 캠페인이 끝나고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한 켠에 방치된 건물을 720시간 동안 점거하고 있는 오아시스 프로젝트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그냥 찾아갔는데, 마침 대여섯 명이 앉아있었다.
추운 바깥에서 2시간 서있었더니 따뜻한 곳에 기어들어가 몸을 좀 녹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술점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강, 김윤환 씨도 있고, 그밖에 다양한 사람들이 앉아있다.
나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만든 노래들.
언니들이 넘는 산을 부른다.
자연스럽게 모인 사람들과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을 하다 이마트에서 해고된 언니들 이야기를 하게 된다.
평화가 무엇이냐를 부른다.
강강술래를 부른다.
재활센터를 부른다.
나이키? 아나키!를 부른다.
분노의 씨앗을 부른다.
평택 싸움에 대해서, 도롱뇽에 대해서, 장애인이동권에 대해서, 새만금 갯벌에 대해서, 해고노동자들에 대해서, KTX의 폭력성에 대해서,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
노래가 없었으면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하고, 또 모인 사람들은 각자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깨달을 것이다.
그래서 노래는 소통의 수단이고, 나의 매개체이다.
사람들이 나의 노래에, 박수를 친다.
참 사람들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팔뚝질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서서 내 얼굴을 쳐다본다.
박수를 치는 것도 좋고, 팔뚝질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제일 좋은 것은 사람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노래를 더 많이 부르기로 했다.
오아시스 동숭동 프로젝트 720 은 지난 10월 3일 대학로 문화예술위원회 부속건물(구. 김밥집)을 점거하였습니다. 점거와 함께 전시가 개최됩니다. 이 전시는 확정된 작가와 작품이 전시되는 형태가 아닌, 전시 자체도 살아있는 유기체, 생명체처럼 부단히 확장되는 기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 전체가 시각예술가들의 작품 전시장이 될 예정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예술가분들은 언제든지 전시하실수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간단한 오프닝이 있습니다.
● 전시_ 오아시스 동숭동 프로젝트 720 ○ 책임기획_김윤환_김강 ○ 제 1전시_2005_1011_화요일 ▶ 2005_1019_수요일 ○ 제 2전시_2005_1020_목요일 ▶ 2005_1026_수요일 ○ 제 3전시_2005_1027_목요일 ▶ 2005_1102_수요일 ○ 제 4전시_2005_1103_목요일 ▶ 2005_1109_수요일 ○ 장 소_오아시스프로젝트 동숭동 720 프로젝트 룸과 쉼터마당 * 2005_1008 현재 주요참여예술가 :정정엽_안현숙_이중재_용해숙_이호석_주재환_박불똥_김윤환_김 강_노순택_양아치_이효원_ 라이언 시에걸 스미스_이케다 쿄우코_오쿠쭈 아야카_정해남_고현주_윤희수 등 (작가들은 계속 합류하고 있습니다) * 현장작업 가능함 ● 문의_오아시스 프로젝트 www.squartist.org 김윤환_011_301_4119_paintkyh@hanmail.net 김강_010_7126_4118_parasolhs@hanmail.net
● 후원금 내주신 분들 _ 박신의_이명복_최강문_윤석남(10월14일 현재) 후원금은 참여예술가들의 창작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후원금을 내주신 님께는 본 프로젝트가 끝난 후 참여예술가들의 작은 창작품이 증정될 예정입니다_ 조흥은행 553-04-346061 예금주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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