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경계를 넘어 2005/09/21 21:36특히 뒤에서 날 보는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보인다.
매닉과 마붑의 집에서 파티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 자전거 바퀴는 바람이 빠져서 헐렁했다.
바람을 넣을 펌프가 없었던 나는 그 늦은 시간에 자전거포가 열려 있을리도 만무해서 그냥 슬슬 느린 속도로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누군가 뒤에 쫓아오는 것 같더니, 곧 이어,
하는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난다.
라고 응수했다.
그랬더니,
나는 그 운동선수에게 쏘아붙이듯 한 마디 했다.
나는 그 사람이 내가 남자라는 것을 안 이상 계속 따라올까 궁금했다.
그래서
라고 친절히 대답했다.
보통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를 시속 17km 정도로 달린다고 한다.
굉장히 빠른 속도다.
아마 마라톤을 오래도록 연습한 동호인 정도의 수준이라면 시속 15km 정도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들어올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보라돌이를 약 시속 15km 정도로 몰았다.
그 남자가 쫓아올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쉽지 않은 속도일 것이다.
라고 했다.
그러면 그렇지.
"남자야, 여자야?"
"웬 남자가 여자처럼 머리를 기르고 다녀...(재수없게시리)..."
이런 것일테다.
"여자야, 남자야?"
"삼촌, 삼촌은 여자야, 남자야? 왜 남자가 여자처럼 머리가 길어?"
하고 상당히 심각한 듯 물어본다.
"응, 왜냐하면 이제는 세상이 변했거든. 더이상 여자냐 남자냐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단다..."
라고 했다.
그래, 나는 정말 여자냐 남자냐의 구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남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큰 차이를 말해보자면, 아니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가장 큰 것을 말해보자면 그것은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월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http://nakedsun.net 이다.
나는 그 글을 보며 나도 그 30문항을 이렇게 조목조목 답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자매연대 활동을 2년 가까이 해오면서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의 월경에 대해 들었다.
주기가 짧은 사람, 주기가 긴 사람, 주기가 불규칙한 사람, 양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 생리통이 없는 사람,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아픈 사람...
그러면서 나는 내 몸에 대한 호기심으로 내가 월경을 하게 되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안될 것도 없잖은가!
- 보통은 28일 정도. 하지만 몸의 상태에 따라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한다.
- 대안월경용품(주로 면생리대와 해면)
- 하루는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심한 정도였는데 채식을 시작하고, 면생리대를 사용하면서부터 신기하게도 생리통이 싹 사라졌다. 일회용 생리대를 버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특별한 감정의 변화는 없다. 다만 면생리대를 미리 챙겨놓아야 하기 때문에 약간 긴장을 하게 된다.
- 지금으로부터 한 20년 전쯤?
- 일회용 생리대는 당장 버려야 한다. 일회용 생리대는 사용하고 나면 쓰레기처럼 느껴진다. 마치 내 자신이 쓰레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기분이 안좋다. 대안달거리대를 적극 추천!
- 나는 리듬 감각이 있어서 템포를 잘 맞춘다. 아, 삽입식 생리대 템포를 말하는 것이라면,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생각과 다르지 않다. 환경에도 안좋고, 내 몸엔 더욱 좋지 않다.
- 평소엔 하지 않던 오락을 한다든가 만화책을 보게 된다.
- 수영이나 공중목욕탕 가는 것.
- 있다.
- 5일 정도
- 계산을 해보면 알 수 있지만 보통은 잘 모른다.
- 말하지 않았다. 그냥 친구들에게만 말했다.
- 남자친구도 알게 된다. 왜냐하면 내가 사용한 면생리대를 남자친구가 빨아주기 때문이다.
- '쏟아진다'는 내가 아는 몇몇 친구들에 비하면 적은 편인 것 같다.
- 내가 한평생 쓰고 버리는 일회용 생리대를 모두 모으면 얼마나 끔찍한 오염이 될까.
- 이제부터 일회용 생리대를 매달 사려면 돈이 장난이 아니겠구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 나에게 '그날'은 보통 '혁명의 날'을 뜻한다. 노래 '그날이 오면'을 생각해보면 쉽다. 아, 생리할 때를 말하는 것이라면 딱히 싫은 것은 없는 것 같다.
- 예전에는 아파서 약도 먹고 그랬는데, 딱히 생리통 때문에 울어본 기억은 없다.
- 생리대는 보통 내가 만들어서 쓰기 때문에 사러가지 않지만, 일회용 생리대를 사러 갔다고 가정하면, 난 일부터 검은비닐봉지를 받지 않는다. 검은봉지에 넣어주면 난 봉지 필요 없다고 하고 그냥 들고 나온다.
- 일회용 생리대의 단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고, 대안달거리대의 장점 역시 일일이 쓰기가 힘들 정도다
- 보통 끝날 때는 양이 거의 없어서 특별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피의 색깔이 검은색 비슷하면 내 몸을 혹사시켰다는 것이 되므로 다음 달에는 좀더 몸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 일회용 생리대를 선물한다면 당장 환불해오라고 보낸다.
- 거의 매일 나눈다.
- 놀리지는 않았다.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뭐 놀릴 것 까지야.
- 면생리대 겉감만 가져온 날 안감이 없어서 샐까봐 걱정한 적이 있다. 그리고 엠티 같은 것을 갔었는데, 마침 가져온 달거리대가 없었다. 예상보다 일찍 달거리를 시작될까봐 약간 겁났던 적이 있다.
- 무슨 당치도 않는 질문이람. 생리에티켓이 따로 있나?
- 아뇨.
- 채식을 하고 면생리대를 사용하면 생리통이 상당히 줄어든다.
- 니가 한번 해봐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