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을 타봐
나의 화분 2005/09/02 09:23내가 처음 와보는 곳이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나를 보고 평화캠프에서 누군가 '돕은 날아다닐 것 같다'고 했었어.
사실 나도 자전거를 내 '날개'라고 생각했었단다.
시, 공간적 제약을 한방에 가볍게 날려버린 날개말야.
가고 싶은 곳을,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은 참 근사한 일이거든.
그런데 말야, 여기 목포에 와서 주위를 둘러보니까 모든 것이 참 새롭게 느껴져.
자전거 첫날은 115km를 달려서 아산에서 자고, 둘째날은 무리를 해서 180km를 달려서 부안에서 자고, 세째날은 135km를 달려서 마침내 목포에 오면서 참 많은 것들을 보았어.
보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냄새를 맡고, 많은 것들을 만져보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순간 아주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단다.
'내가 이곳에 왜 내려와있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것이야.
내가 평생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다니면서 나는 '자전거가 날개가 아니라 새로운 우주를 만나는 우주선이구나' 생각한단다.
어딜가나 새로운 우주를 접하는 것 같아.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나는 것보다 더 근사한 느낌이야.
우주선을 타고 먼 곳을 비행한다는 것은.
날씨가 더워서 팔과 다리가 다시 새빨게지도록 타버렸어.
자전거를 타니 피부도 타네.
이제 조금 후면 배를 타고 제주도로 들어가.
그곳은 또 어떤 우주일까 기대되.
서울에 남겨놓고 온 시간과 공간들이 아득하게 느껴져.
두고온 너희들도 그렇고.
이렇게 비현실적일 수가 있다니.
정말 다른 우주에 온 것 같다니까.
고민이 있거들랑 우주선을 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