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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 포스터 <망각과 기억1>의 대표사진이었던 단원고등학교 운동장 계단의 노란리본은 이제 지워지고 없습니다. | |
ⓒ 시네마달 |
2017년 3월 22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가슴 졸이며 세월호의 무사인양을 기원하던 그 밤은, 참사 직후 생존자들이 구조되기를 바랬던 3년 전 그 밤과 참 많이 닮아 보였습니다. 그렇게 세월호는 1073일 만에 물 위로 올라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천 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에 참여했고 전국에 뿌려진 노란 리본도 천 만개를 넘어섰습니다. 그렇게 작은 움직임들이 큰 기적을 이뤄냈고 부패한 권력을 멈춰 세웠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강제종료 되었고 가족을 잃은 이들은 아직도 거리에 있습니다.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이하 미디어위)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416프로젝트를 제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1편 텀블벅 모금 화면 <망각과 기억1> 제작비 마련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짧은 기간인데도 많은 분들이 후원해주셔서 목표액을 초과달성했습니다. | |
ⓒ 416연대 |
저는 세월호 3주기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을 함께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드리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1년 만의 글입니다. 작년 이맘때 시작한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미디어위 감독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제작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분들이 후원과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또한 완성과 동시에 전국 각지에서 이웃들과 함께 자리를 만들고 유가족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며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퍼뜨려주시는 분들을 보며 미디어위 감독들은 더 큰 힘을 얻어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은 그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세월호에서 살아난 사람, 형제자매를 잃은 이들, 희생자 수습에 참여하고 누명을 썼던 민간 잠수사, 거짓과 은폐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사람, 망각과 싸우며 3년째 촛불을 드는 연극인들, 추모와 교육의 기억공간을 만드는 유가족. <망각과 기억2-돌아 봄>은 이렇게 여섯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승선 | |
ⓒ 안창규 |
▲ 오늘은 여기까지 | |
ⓒ 박수현 |
▲ 잠수사 | |
ⓒ 박종필 |
▲ 세월오적 | |
ⓒ 김환태 |
▲ 걸음을 멈추고 | |
ⓒ 김태일 주로미 |
▲ 기억의 손길 | |
ⓒ 문성준 |
3년 전, 304명의 죽음, 304개 우주의 소멸을 함께 경험하며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함께 슬퍼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세월호입니다'. 이 외침은 안전과 존엄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금을 고발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제게는 우리 모두가 평생 동안 세월호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고백으로 다가옵니다.
3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제 아들이 이제 변성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라앉는 배 안에서 "엄마, 엄마"를 부르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도 세월호의 기억은 모습과 계기를 달리하며 평생동안 저의 삶에 스며있을 것만 같습니다.
세월호 3주기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이렇게 두 번째 걸음을 내디디면 세 번째 걸음, 네 번째 걸음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내딛는 걸음에는 더 넓게 더 깊게 퍼져있는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길 것입니다. 언젠가는 이런 평범한 저의 이야기도 <망각과 기억> 연작에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두 번째 걸음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지금 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디어위 활동은 쉬고 있습니다. 멀리서 응원하기 위해 글을 쓰겠다고 했고 그래서 가편집본을 먼저 볼 수 있었습니다. 소중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년 이맘때 <인양>을 만들었던 박종필 감독은 부모님들이 감시활동을 벌이는 동거차도와 세월호가 가라앉은 곳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거리인데 그 장면을 한 화면에 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인양> 작업 팀이 동거차도에 가는 날은 늘 안개가 끼어있었거든요. 2편에서 박종필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져 있더군요.
어느 화창한 날 동거차도에서 바라본 바다에서는 손만 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방송에서 지겹도록 내보내던 침몰장면만 보면 세월호가 망망대해에서 침몰한 것같지만 바로 200미터 앞에 섬이 있었습니다. 해경이 안왔어도 구조헬기가 없었어도 그냥 바다에 뛰어만 들었어도 다 살 수 있었던 겁니다. 동거차도에 처음 온 부모님들이 바다를 보고 통곡하는 이유를, 그 안타까움을 관객들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100일이 훌쩍 넘는 동안 연인원 1600만 명이 촛불을 들었던 그 광장 맨 앞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7시간'은 여전히 밝혀야할 진실로 남아있습니다. '아직까지 세월호냐'는 타박을 견디며 고립된 채로 상처받으면서 유가족들은 긴 시간을 견뎠습니다. 그리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 덕분에 이만큼 왔고 또 세월호의 진실 때문에 지금 우리는 멈출 수 없습니다. 늘 세월호 유가족들의 곁을 지키며 1년 동안 기억의 최전선에서 전국을 누벼온 미디어위 감독들의 두 번째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주시고 함께 퍼뜨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7년 4월 5일 자정까지 최소 4160만 원이 모여야만 성사되는 세월호 3주기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 2 :돌아 봄> 텀블벅 모금은 현재 44% 정도가 모였습니다.
☞텀블벅 바로가기 : https://tumblbug.com/416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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