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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는 일기를 꽉꽉 채우는 버릇이 있다.
원래 이런 버릇이 있었던 건 아니고 학교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
100% 채워야하는 건 아니지만 5칸 이상이 남으면 안되는 것같은 분위기.
그래서 어느 날, 선배 입장에서 짧은 문장 길게 늘려쓰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예를 들어서 '오늘 할머니집에서 밥을 먹었다'를 쓸 때에는
"오늘 일산에 있는 외할머니집에 갔다. 엄마, 아빠, 나, 하돌이, 앵두가 같이 갔다.
할머니가 밥을 차려주셨는데 밥상에는 밥, 김치, 김, 양파볶음, 된장국이 있었다.
나는 밥하고 김치를 많이 먹었다. "
대략 이런 식으로 하라고.
이렇게 알려준 게 몇달 전인데 최근에 일기를 보니 약간 놀라웠다.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셔서 먹었다, 라는 내용을 이렇게 썼다.
아빠가 나에게 "너 아이스크림 먹고 싶니?" 하고 물었다.
나는 "어" 하고 대답했다.
그래서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나는 아빠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맛이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
나열을 통한 문장 늘리기를 알려주었는데 저렇게 대화를 인용하다니.
곧 달인 반열에 오를 것같다는....
댓글 목록
뎡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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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합; 방학 끝나기 이틀 전 하루 종일 일기를 써야만 했던 초딩 몇 년이 떠오르네요. 휴우..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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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언니 옛날 일기 베껴쓰던 기억이... ㅋ부가 정보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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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달인의 반열에 오르셨군여. ^^b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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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꼭 전하겠습니다. 너 달인이야... 하고요. ^^부가 정보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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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루님의 조언을 국민학교때 들었다면 편지라고 항상 5~6줄 이상을 못 썼던 인간이 되지는 안았을텐데.전 방학끝나기 하루 이틀 전 밀린 일기를...조금 쓰고는 포기하고 빼째던 기억이...
그나저나 '뎡야'가 방금달린 덧글에서는 야덩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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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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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학년때 뭔 바람이 불었는지(무슨 소설을 읽었나 그랬던 것같은데) 그동안 썼던 일기를 몽땅 태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잠깐 미쳤었나봐요. 지금 옛날 일기 두 권남아있는데...읽어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그 때의 나랑 지금의 나는 참 다른 것같기도 하고요.. ^^부가 정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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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네요.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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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좀 그렇죠? *^^*부가 정보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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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이 모자라겠어요.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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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은 항상 남아요...칸이 너무 많아서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