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으로 살아야 다른 세계가 만들어진다.
다른 것을 만들어 가는 운동 조직체 역시 다른 방식의 의사소통, 일상을 구성해 나가야 한다. 똑같은 방식으로는 안된다.
그 '다르다'라는게 대체 뭐냐.
자율성이다. 그리고 인내심이다.
활동가 조차도 '엄청나게 자율적인 조직이 아니고서는 너무 이상적이다'라는 식의 말을 자주한다. 모두들 쉽게 수긍한다. 나부터도 그렇고..
각각의 주체들의 타율성을 인정하고 맞춰가는건 잘못된건데, 항상 닥친 일 때문에 일상의 문제들은 뒷전이 된다.
자율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그리고 소통을 한다는 것은 인내심을 필요로한다.
이상적인것은 효율적이지 않으니까.
이상을 쫓는 집단 조차 효율과 현실을 우선하게 된다. 아이러니.
해 구분이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
한해가 가기전에 하려고 했던 일들 몇가지를 또 놓쳤다.
상상력에 바닥이 드러나는 요즘.
바닥을 치면 상상력도 튀어오르나?
마초같은 여성. 명예 남성 .
이런 말로 과거의 나를 자조를 섞어 규정하곤 한다.
최근까지 여성주의적 문제를 마주하거나, 누군가 나에게 그러한 것들에 대한 의견 혹은 도움을 요청할때 이런 식의 단서를 붙이곤했다.
"나도 혼란스러워. 왜냐면 나도 얼마전까지 거의 명예남성에 가까웠거든. 마초였지.남성들의 사회에 편입되고 싶어했어. 흔히 남자의 로망이라는 것에 걸맞는 취향에 호응하고 소녀 취향이 아닌 나를 자랑스러워했지. 넌 여자같지 않다. 터프하다. 이런말을 칭찬으로 여겼어."등등등.
이말은, 겸양을 가장했지만, 빠저나갈 구멍을 파는 사전작업에 해당하기도 하고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한 우회의 수단이기도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말을 했던것은 '정말' 혼란 스러웠기 때문이다. 가부장적 편견, 억압, 습속이 내 뼛속까지 배어있다고 생각하니 모든게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이런말은 남성적인가? 이런 태도는 마초적건가? 이런식으로 '성찰'을 넘어선 '자기검열'에 이르는 상태까지 나를 몰아가고 있었으니까.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분법과 그에 대한 가치판단을 무자르듯 하려고 하는 것이 다시 혼란으로 나를 몰아가고 있었다. 생물학적 본질주의가 얼마나 억압적일수 있는지, 성역할 구분이 얼마나 억압적일 수 있는지 잘알고 있으면서 반대로 나는 그 성별 감별법을 작동시키고 본질주의적인 생각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서는 쓰기로했던 '남성페미니스트'에 관한 글에서 더 쓰기로하고..)
결심한다. 명예남성이었다는 과거를 들먹이면서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짓을 하지 않겠다고. 물론 과거를 성찰하는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어두웠던 과거를 들먹이면서 자신의 한계를 긋고 그안에서 편리하게 안주하고 있다.
특히나 일부 남성들과 여성주의적 문제를 논 할때, 내 과거 레파토리로 나는 논쟁의 '완충지역'을 계속 만들고 있다. '아, 나도 니맘 잘 알지, 내가 예전에 그랬었거든. 다 이해해.' 어물쩡어물쩡 논쟁을 피해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런 구실로 언제나 내가 '판단유보'의 구실을 스스로 만든다는 것이다.구실로서 성찰을 이용하는것은 얼마나 후진가..
내자신이 판단할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넘어서서, 누가 모범답안을 배달해주길 기다리지 않고, 두발로 서야겠다. 틀렸다면, 여기저기서 현명한 여성주의자들이 비판해 주겠지!
Vanessa Beecroft VB 08 http://vanessabeecroft.com/
요즘 포스팅을 별로 안하고 있다.왜 그럴까?
아직도 오늘은 이걸 써야지 하고 지하철에 앉아서, 혹은 추운 바람을 맞으면서 걸어가면서 생각하는데. 머리속으로는 문장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는데 말이야.
왜 안쓰게 될까?
솔직히 전에는 사무실에서 포스팅을 많이 했다. -_-; 사무실-집만 왔다갔다 하고 자는시간 외에는 언제나 블로그에 붙어 있으니까. 사적인 시간과 공적인 시간이 구분이 안되고 있었다.
그래서 일도 산만해지는것 같고, 개인적인 시간이 전혀 없다는것은 피폐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분을 해서 시간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사무실에 '있을때'는 일만하고 '집에 오면' 내시간을 가지자고.
하지만.
집에와도 보통 일을 한다. 물론 놀면서. 이것 저것 먹고, 낮동안 하지 못한 블로깅을 한다. 다른 블로그를 읽고, 덧글을 쓰고. 그러다 보면 금방 3~4시다.
결정적으로 사무실 키보드를 무지하게 부드러운 것으로 바꾸고 나서 부터는 집에서 키보드를 치고 싶지가 않다. 너무 뻑뻑해서 한자한자 칠때마다 짜증이 나기 때문.
게다가 겨울이다.
손발이 시려서 집중할 수가 없다. 도무지.
요즘 쓰고 싶은 글은 며칠전에 다 읽은 '강철 군화'에 대한 이야기와 요즘 읽고 있는 '남성 페미니스트'와 관련된 생각인데, 그간 쓰던것 보다는 조금 무거워서. 이 무거운 키보드와 추위속에서 도무지 쓸 수가 없다.
내복을 입고 그위에 추리닝잠바를 걸치고ㅡ, 무릎담요를 하고도 선뜻선뜻해서
오늘도 쓰려고 했던 글쓰기는 포기.
집에서 늦게 자니 사무실에는 맨날 지각하고,
지각에 대한 부채감으로 밤늦게 까지 사무실에 있고 악순환이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_-;
덧. 아냐. 아무래도 안되겠다.
어안이 벙벙하다. 방금 시사 투나잇을 봤는데,
소위 귀족 노동자들이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반성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어떤 귀족이 해고의 위협을 당하고, 해고의 위협 앞에서 전향서 까지 강요 받을까.
그리고 어떤 귀족이 그 굴욕을 감내하면서, 잘못했습니다. 회사를 위해서 다시 일하겠습니다 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아침마다 회사 정문에서 절을 할까.
듣도 보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귀족은.
'불법'파업을 했으니 응당 죄의 댓가를 치루는 것일까?
아 그런데, 길가는 개야.
혹시 합법 파업이라는 것을 만나 본일이 있니? 없다구? 어머나 세상에
우리 나라에 노동자들은 다 썩어 빠져서 '불법'적인 파업만 하는가 보지?
모두 다 하나같이.쯔쯔..
어떤 귀족이 이런 굴욕과 참담함을 각오하고 온 언론과 '국민'들이 욕하는 '불법' 파업을 한단 말이냐!! 당신들이 귀족 노조 운운하던 LG칼텍스노동자들은 컨테이너에서 '나의 각오'를 쓰고 민주 노동당 탈퇴를 종용 받는다고 한다.
공무원은 철밥통인데 괜히 파업해서, 중징계에 파면 당하고 말이야.
당신들은 대체 뭘 보고 있는거야? 응? 누가 귀족이라고?
아. 내가 지금 어디다 신경질을 부리고 있는건지...
목이 매워.
전에 쓴 관련글 : [돈이면 다 돼?] [파업에 대한 당신들의 지겨운 레파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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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참 신비한 동물이죠. 뿔이 하나 밖에 없다니...
아, 위의 그림... 샤갈의 그림을 보는 느낌이네요. :p
아! 이 글과는 관계가 적은 말을 할것인데......
'블로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이미 말씀은 드렸는데요,,
이를 어쩌죠???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정적으로 참여를 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ㅠ_ㅠ;a
앞서 일 구한거는 3일 전일 근무를 요구해서 이미 안하기로 한 것이라 그것 때문은 아니구요-_-;;; ;;
네...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도 할겸,
언니들과 교우도 할겸,
겸사겸사하고 싶었는데,
요즘 이래저래 일들이 겹쳐,
신중하게 생각못하고 말을 번복하게 되었네요-
(그럼, 저는 나중에 초기참여의 영광없이-_-;;; 참여를 할 수 있게 되면 하도록 하겠습니다-)
말 번복해서 지송지송-_-;;;
hurd/ 샤갈 -_-; 놀리시는 겁니까? 라고 하려는데 :p 메롱이라 화답하시는군요.ㅎㅎ
할머니 안경/ 네, 편한대로 하세요 죄송할게 뭐 있나요.
한영애가 부르는 코뿔소, 생각나요. 그렇게 콧김을 뿜어내는 코뿔소라면 더 좋겠어요. ^^ 코뿔손 넘어지지 않아~ !!!
난 이 그림 보자말자 고대벽화가 떠올랐는데..그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보니 평면적이면서도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휘갈긴 이미지형상때문이었던 듯...이런 것도 잼나다.
참! 최근에 인상적이었던 글인데 "그림은 완성이 없다" 그림의 완성도에 대해 평가하기도 하지만 언제 붓을 뗄지는 작가가 선택하기 나름~ 왜 그걸 알면서도 그동안 까먹고 있었는지^^
미류/ 아! 한영애..
리버미/ 완성이없다. 뭔가 자기만족적으로 그리는 그림이라서 저는 요즘 별 부담이 없어요. -_- 외려 디자인이라는 걸 할때 짜증과 울분이 복받쳐올뿐. 정말 능력이 딸리는데, 테크닉적으로 훈련할 시간은 없고..앗. 또 징징대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