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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분노를 저항으로, 저항을 전복으로

노동자민중의 비명 vs 자본의 환호성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15년에 거쳐 빼앗기고 짓밟힌 노동자민중이여 총궐기하자. 세 명의 대통령이 지나간 자본주의사회는 20 대 80의 사회에서 10 대 90의 사회로, 1 대 99의 극단의 양극화된 사회로 성장했다. 자본의 곳간은 차서 넘치지만 노동자민중의 삶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15년간 이 사회에는 정리해고가 만연했고, 비정규직은 차고 넘쳤으며, 실질실업은 20%에 육박하는 백수의 사회가 되었다. 대학생은 천만 원에 달하는 등록금에 학업을 포기한 채 죽음을 떠올려야 하며, 노동자민중은 전세 값 폭등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수입이 줄어들면 물가라도 안정되어야 하는데 고물가로 고통은 배가 됐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삶이 난국에 빠질 때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동희오토,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등 생산직 100%가 비정규직인 절망 공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며, 정리해고의 고용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장통제를 수용해 노동 강도를 강화시킨 결과이다. 물론 사상 최대치의 사내유보금은 자본주의의 고질병인 장기적인 이윤율 저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사들의 이윤도 노동자민중의 절망을 먹고 자라났다. 부동산 하락, 전월세 값 폭등, 등록금의 폭등으로 가계부채가 폭등했고, 금리마저 오르면서 노동자민중은 비명을 지르지만 금융사들은 이윤대박에 환호성 친다. 자본주의 자체가 노동자민중의 비명소리가 높아질수록 자본의 부가 축적되는 사회체제이기에 그들의 비명소리가 분노로, 분노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자본의 곡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지금 노동자민중의 삶이 절벽으로 내몰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노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분노를 넘어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삶의 파괴로 분노에 찬 전 세계 노동자민중은 자본주의와 계급전쟁 중이다. 그리스 총파업, 월가점령시위 등 모든 파업과 시위에서 “자본주의는 악”이며 “자본주의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넘쳐난다. 월가점령으로 상징되는 금융자본에 대한 문제제기가 오클랜드항 봉쇄등으로 자본주의 전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라크 참전 병사들이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있다”며 월가점령운동에 대거 동참해 분노를 터뜨렸다. 이라크보다 더 큰 적이 미국자본주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황한 자본가계급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경제위기를 낳았고, 자본주의의 문제가 아니라고 변명하기 급급하다. 포브스지 최고경영자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세상을 구하는가?>책을 출판해 자본주의에 무지한 사람들 때문에 세상을 구한 자본주의가 ‘악의 꽃’이 됐다고 항변한다. 성공한 경영자인 버핏과 빌 게이츠는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자며 제안했고, 영국의 억만장자들은 재산의 10%를 자진 납부하는 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그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으로 세계자본주의 위기극복을 하자며 좋은 자본가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노동자민중의 반자본주의 투쟁을 샛길로 새게 만들려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거리’다.
한국에서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고용불안, 비정규직,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는 것이 개인의 무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임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은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 대학생들의 등록금투쟁, 한미 FTA 반대투쟁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거대한 자본과 정권, 사회에 맞서 싸울 수 없어 자포자기했던 자들이 연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자본주의 세상을 바꾸기엔 미약하다. 분노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반자본 정서가 곧바로 반자본주의 투쟁, 체제에 대한 전복으로 연결되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수정 보완으로 가능하다는 논리는 대중을 포위하고 있고, 현실에서 분노는 반MB 선거 심판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노동자민중은 그리스 총파업과 월가 시위로부터 환기할 것이 있다. 첫째, 선거를 기다리지 말고 과감한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정리해고, 불안정한 노동과 일자리 부족, 물가인상 및 등록금에 항의하는 파업과 시위에 나서자! 둘째, 신자유주의 정부만이 아니라 친노동 세력을 자처하는 수정자본주의 정부가 대중의 필요보다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임금삭감, 일자리감소, 복지축소 등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공격한다면 즉각 반격에 나서야 한다. 셋째, 자본주의 폐해를 보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투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스의 ‘노동자통제 하의 은행 몰수 국유화’, 월가점령운동의 ‘모든 공장에서의 노동자파업과 민주적 조직에 의한 노동자통제’ 등 투쟁요구가 그것이다. 대중들의 자발적인 투쟁요구를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이끌고 대안 사회,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이행을 위한 투쟁요구>를 분명히 해야 한다.

 

거점을 확보하자
 

쟁점에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메뚜기가 아니라 분명한 점거의 거점을 확보하여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투쟁체계를 갖추자. 점거의 공간은 지나 몇 년간의 투쟁의 경험으로 상징화된 서울광장일 수 있다. 당장 투쟁의 핵심으로 한미FTA 반대 사람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버스의 탑승자들, 장기투쟁노동자, 차별에 저항하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사회소수자, 철거민, 노점상 빈민 등, 정치사상에 대한 탄압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는 사람들, 모든 개인과 대중투쟁단위 그리고 정치조직, 노동사회단체 등 가릴 것 없이 앞장서서 점거운동에 돌입하자. 우리는 2008년 촛불투쟁으로부터 최근의 희망버스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 보다 점거와 직접행동을 체현하고 진전시켜 왔다. 자신들의 투쟁요구를 모두 내걸어야 하기 때문이니 투쟁요구가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점거의 자리에서의 투쟁과 민주적 토론은 자본주의로부터 고통 받는 노동자민중의 중심요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직접행동과 직접민주주의는 대리주의를 한계를 넘는 저항의 무기이며, 전복의 씨앗이다.

 

정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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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묻지마 연대를 넘어 묻지마 통합으로 서울시장 선거 이후 다시 시작된 통합진보정당 운동

2012년 총대선의 전초전이라 불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야권연대 후보인 박원순의 당선으로 끝났다. 박원순 후보는 당선 확정 이후 “시민이 권력을 이겼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박원순 선거운동에 적극 결합한 진보양당, 민주노총은 모두 서울시민의 승리, 야권 및 시민연대의 승리, 쾌거라고 환영했다.

 

패배한 것은 한나라당 뿐인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과 이명박정권에 대한 대중의 광범한 분노와 반대로 드러났다. 게다가 진보정당과 민주노총까지 박원순 선거운동에 적극 결합함으로써, 박원순의 당선은 노동자민중의 승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패배한 것은 MB와 한나라당만이 아니다. 선거과정에서 노동자계급정치가 완전 실종되면서 노동자정치도 패배했다. 박원순은 결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거나 계급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아닌,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자유주의세력이다. 김대중정권 시절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재벌개혁의 보조역할을 한 소액주주운동이나 재벌기부를 통한 나눔활동이라는 박원순의 행보가 이를 잘 보여준다. 또 박원순은 선거운동 내내 핫이슈가 된 한미 FTA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였다. 
그런데도 반MB라는 이름 아래, 박원순은 졸지에 노동자민중의 후보가 되어버렸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온 민주노동당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했다. 민주노총과 연맹은 구걸에 가까운 정책협약활동과 선거운동으로 미국식 압력활동단체로 스스로 전락해 버렸다. 

 

묻지마 연대를 넘어 묻지마 통합 압박 강화
 

박원순의 당선으로 민주대연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정착할 것이다. 나아가 연대에 머무르지 말고, MB에 반대하는 세력이 모여 하나의 야권통합정당으로 모이자는 흐름이 급부상하고 있다. 당선 직후 박원순은 야권통합을 주창해온 ‘혁신과 통합’ 측 인사를 만나 ‘혁신과 통합’이 추진하는 야권 통합의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야권통합에 대한 경쟁구도에 뒤질세라 민주당 지도부도 ‘민주진보진영 통합정당’ 건설을 12월 내에 완료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한국노총 위원장도 선거 이후 야권통합의 일부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이제는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교체 및 공동정부 수립을 넘어, 자유주의세력을 중심으로 한 야권대통합당 건설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자민중운동을 압박하는 형국이 형성되고 있다. 야권통합정당? 그 실체는 분명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가져온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무마하고 총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노동운동·진보정당·시민운동의 수혈을 받아 자유주의세력의 정치적 주도권과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다시 시작된 통합진보정당 운동 그 실체를 드러내 
 

진보신당 당 대회와 민주노동당 당 대회 부결로 진보대통합정당 건설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이후 통합진보정당 건설 흐름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를 중심으로 한 진보신당 탈당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통합연대는 그동안 국민참여당 참가 반대 입장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 함께 12월 10일 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로써 통합진보정당 건설의 최대걸림돌이었던 국민참여당 참가문제는 해소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노동당 지도부(다수파)가 그토록 염원한 ‘민노주노동당-통합연대-국민참여당’ 합당 방식과 절차가 될 것이다.
진보정당은 강화되는 야권통합 압박 속에서, 생존과 몸집 부풀리기를 위해, 허울 좋은 진보라는 이름 아래, 국민참여당같은 자유주의 자본가정당과 합당까지 감행하는 행태로까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정치를 실종시킨 진보정치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통합진보정당이 결코 노동자정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대혼란에 휩싸인 노동자정치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민주대연합 구도에 휩쓸리면서 자유주의세력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등, 지금 노동자정치는 완전히 길을 잃었다. 이제 노동운동, 노동자정치는 무엇인지 그 출발선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수많은 열사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일궈온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자정치운동은 자본가정치에 의해 압살당할 것이다.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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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새로운 대안 사회주의당 건설로

세계자본주의 위기가 잠재워지지 않으면서, 전 세계는 자본과 정권에 맞선 계급투쟁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노동자민중투쟁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긴축에 맞선 그리스 총파업, 미국 발 OCCUPY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전 세계적 투쟁의 특징 중 하나는 노동자정당을 포함해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지면서 기존 정치구도와 정치세력을 넘어서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노골적인 자본권력이자 집권세력인 MB에 대한 분노, 안철수·박원순 현상으로 드러난 대중의 변화 욕구가 그것이다. 즉 한나라당, 민주당, 진보정당은 대중의 고통과 분노를 해소할 대안으로 선택되지 못하였고, 기존 정치권 밖에 있던 새로운 인물이 대중의 변화 욕구를 반영하는 표상이 되었다. 안철수·박원순이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이거나 계급적이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반MB 정서와 변화욕구와 결합해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진보정당을 포함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과 이를 뛰어넘은 새로운 정치적 전망과 변화를 대중이 갈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대중의 욕구와 갈망을 변혁의 방향으로, 자본의 지배를 끝장내는 길로 이끌 정치세력의 부재로 인해, 이러한 변화의 열망을 자유주의 시민운동과 참신한듯 보이는 인물들이 선점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운동의 활동가들 역시 박원순, 진보정당, 민주대연합에 대한 불신과 회의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민주대연합 구도’를 넘어설 정치적 대안이 없음으로 인해, 이에 휩쓸려가거나 침묵하고 있다.
 

답은 무엇일까. 대중의 분노와 변화 열망을 자본의 지배를 끝장내는 방향으로 이끌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노동자민중운동 안에서 노동자정치의 실종에 의문을 품고 회의하는 활동가들에게 민주대연합-진보정당(통합진보정당)이 아닌 새로운 정치적 대안을 함께 만들어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에 함께 함으로써, 민주대연합·통합진보정당에 반대하는 대안적 운동흐름을 형성하면서, 대중에게 정치적 전망을 열어가야 한다. 진보정치의 파탄과 노동자정치의 실종에 대한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무기력과 혼란을 넘어, ‘노동자계급정치 실현 - 사회주의당 건설’의 깃발 아래 결집해 나가면서, 엄중한 정세를 헤쳐 나갈 때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보여준 진정한 교훈은 민주대연합이나 통합진보정당 건설이 아니라, 사회주의당건설 지향 아래 노동자정치를 새롭게 일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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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자본주의 이제는 폐기처분해야 한다! 점거운동, 의회주의 정치를 넘어서 반자본 사회주의 운동으로

지난 9월 17일,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을 시작했을 때, 이 투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은 미국전역으로 번져 나갔다. 그리고 점거(occupy)운동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10월 15일이 1차 국제 행동의 날로 제안되면서 서울에서 occupy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진행했고 22일, 2차 행동까지 이어졌다. 이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구성된 occupy 준비회의에는 민주노총, 진보연대, 민중의 힘, 보건의료단체, FTA범국본, 사노위,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사회당,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진행된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와 개혁, 한미FTA 국회비준저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혼재되어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은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occupy 서울에서 밝힌 ‘1%에 맞선 99%, 광장을 점거하라’는 구호는 체제의 모순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그 수명을 다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이 운동을 대의주의, 의회주의 정치로 가두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집회에서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 심판론이 발언자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주장되었고 집회 연사로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여 환호성과 박수를 받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정당들은 자신들의 권력 창출을 위해 대중들을 이용하는 정치만을 일삼고 있으며 소위 진보정당들조차 민주당의 2중대 내지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시키는 반동적 시도의 공모자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위 조직된 단위에 의한 동원된 투쟁이 아니라 작지만 자발적으로 직접행동에 나서는 대중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점거운동은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이 운동은 선거심판론에 종속되거나 대의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에 기름을 끼얹어야 한다. 대중의 자발성으로 출발한 운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투쟁으로 조직해야 한다. 이 속에서 사노위 뿐 아니라 모든 정치 세력은 선도적인 투쟁을 벌여내야 하며 노동자민중의 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사회주의임을 선전선동하는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전 세계를 휩쓴 점거(occupy)운동 시위대 중에는 “반자본주의와 혁명이 필요하다”는 구호까지 등장하였다. 그렇다. 지금은 분명 자본주의의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보완하려는 여러 가지 이론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이 그것이다. 애써 이를 ‘따뜻한 자본주의’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장 난 자본주의를 기계를 수리하듯이 닦고, 조이고, 기름 친다고 해서 노동자민중의 고통이 해소되는 것일까? 진화한다는 자본주의의 끝은 어디일까? 자본주의는 영원한 불멸의 체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2008년 이후 세계대공황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자본주의는 결코 노동자민중이 누려야 할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점거운동은 자본주의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반자본․사회주의 운동으로 발전해가야 한다. 고장난 자본주의는 폐기처분해야 하며 또 다른 세상가능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점거하라 광장을! 공장을! 학교를!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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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미국경제, 그 무덤의 깊이는?

미국경제의 현주소
 

지난 8월 유럽의 ‘검은 금요일’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전 세계 증시는 급락했고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을 의미)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됐다. 8월 9일 미연방준비이사회는 주택시장, 실업, 소비, 투자 모든 면에서 다시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2011년 초반에 예상했던 경제성장 전망치를 모두 하향조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사실상 더블딥 상태에 놓은 미국경제를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아직은 ‘재침체’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미국은 2009년 2분기에 들어오면서 은행 파산 규모가 줄어들고, 투자와 소비가 약간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이 점쳐지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들은 이른바 ‘출구 전략’을 언제 사용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미연방준비이사회는 스스로 경기침체를 인정하면서 2013년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발표했고, 오바마정부의 소위 ‘개혁’정책은 실종되어 복지분야는 급격하게 후퇴할 상황에 놓여 있다. 실업 상태 개선은 요원하고 2008년 공황에 직접적인 뇌관이었던 주택 경기는 바닥을 알지 못할 정도로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부채를 넘어 지방정부의 부채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아리조나, 뉴저지 등에서 교육재정 삭감과 등록금 인상,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지원금 삭감, 공공부문 정리해고 등 노동자민중들에 대한 생존의 위협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월가투쟁! 그것은 어찌 보면 미국 자본주의가 처한 일면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미 곳곳에서는 지방정부의 파산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들리고 있고, 그토록 어마어마하게 공적자금을 처박은 금융자본은 여전히 그 탐욕을 버리지 못하고 증시 거품을 마약으로 삼아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미정부는 다시 3차 양적완화를 조심스럽게 꺼내들고 있다. 예상보다 더 낮은 경제성장률,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업, 소비와 투자의 제자리걸음, 여기에 조금씩 불타오르고 있는 자본에 맞서는 대중들의 투쟁이 격렬한 계급투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하면서 자본의 두려움은 더욱 높아졌다.

 

2008년 위기의 직접적 뇌관. 주택 경기
 

2006년부터 급격하게 하락했던 집값은 2008년 경제공황 이후 바닥을 알 수 없게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 전체 주택 가격은 33% 하락했다고 보고되고 있다. 주요 지역의 집값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이른바 ‘깡통주택(주택가치가 향후 갚아야 할 대출금액보다 낮아진 것)’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그 규모가 2011년 전체 모기지 대출 주택의 48%에 이른다는 전망도 제출되고 있다.
집값을 갚지 못해 쫓겨나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전체 주택거래 중 압류주택이 1/4를 넘어서고 있다. 제로 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가격은 10~15%이상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성장률과 실업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초 예상치보다 더 낮아질 전망이다. 미연방준비이사회는 지난 11월 2일 2011년 성장률을 1.6% 전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 미연방준비이사회가 전망했던 목표치의 절반 규모다. 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경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가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 경제는 더욱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환율 문제를 다시 건드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일자리 역시 해결될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2008년 공황 발발이후 미국에서는 87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09년에 잠시 신규 일자리들이 늘어났지만 그 규모는 190만개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새로 노동시장에 편입된 경제활동인구가 430만 명이고, 2010년 이후 다시 경기침체에 들어섰으니 실업은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실업문제 규모문제를 넘어 이제는 구조적 측면에서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전체 실업 중 6개월 이상의 장기실업 50%에 육박하고, 900만 명이 시간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고실업구조가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생겨도 시간제 등 비정규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재정 감축과 본격화 되는 구조조정
 

미국의 국가채무는 부도직전까지 가는 심각한 상황(2010년 현재 14조 252억 달러로 GDP 10% 규모)이다. 이미 세계 자본주의 위기는 금융위기에서 재정위기로 옮아가면서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이 더 심각한 것은 앞서 제기했던 것처럼 연방정부의 국채만이 아닌 지방정부의 채무규모다. 2011년 현재 지방채무는 3천조에 이르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각 50개 주의 금융실태는 매우 불투명해서 구체적 파악조차 쉽지 않다고 하니 이는 또 다른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위기는 고스란히 노동자민중에게 전가되고 있다. 각 주에서는 주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등록금은 32%인상했고, 뉴져지주에서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해고시켰다. 교육, 공무원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삭감이 단행됐고 연금과 보조금이 축소되고 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실업급여를 주지 않고 있고, 대학들은 교육재정 삭감으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연금이 바닥나 붕괴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천문학적인 달러풀기로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이야기했던 미정부 정책의 결말이 바로 노동자민중의 생존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차 양적완화? 누구를 위한 달러 풀기인가!
 

그렇다면 그 어마마한 돈들은 어디로 갔는가? 미연방준비이사회는 2008년 12월 1차 양적완화 조치로 1조 7천억 달러를 풀었고, 2009년 3월 3천억 달러를 풀어 장기국채 매입했다. 소위 2009년 경기회복은 이러한 막대한 달러풀기의 효과였다. 그러나 두 번째는 통하지 않았다. 2010년 10월 미연방준비이사회 2차 양적안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6천억 달러를 풀었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더욱 본격화됐고 더블딥은 현실이 됐다. 그 많은 돈은 일단 금융으로 들어갔다. 금융자본은 산소마스크를 썼고 그것을 기회로 또 증시 거품을 만들어 자신들의 배를 채웠다. 그 위기의 순간에도!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또 사들이면서 자본가들의 손해를 만회해주는 것, 그것이 경기부양책의 본질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실업은 높고, 빈곤은 악화되고 있으며, 연금은 바닥나고, 각종 복지는 위협당하고 있다.

 

탐욕스러운 자본 혼내주기가 아닌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에 도전해야
 

이제 미국의 노동자민중들은 더 이상 참는 것을 거부하고 나섰다. 부패하고 탐욕스러운 금융자본과 경제불평등에 대한 분노를 시작으로 일어섰다. 투쟁을 통해 그들은 그 원인이 제국주의 전쟁비용이 바로 노동자민중들에게 전가되었음을, 막대한 경기부양책이 바로 자본 살리기였음을, 실업과 해고에 대해 그 어떤 대책도 정부는 마련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이들의 투쟁을 금융자본을 적당히 혼내주는 것으로, 규제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본주의 심장, 미 자본주의 체제와 노동자계급의 분노가 부딪히는 것을 두려워하는 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그 체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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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그리스 위기, 미로 속에 갇힌 세계경제

갈팡질팡 그리스 롤러코스터 세계 증시 
 

EU 등의 구제금융 안에 대한 그리스 총리의 국민 투표제안과 철회, 총리 신임투표 등 그리스 정치권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세계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양 출렁거렸다 그리스 총리는 의회에서 재신임 기준을 간신히 넘겼지만(재신임에 필요한 151표에서 2표를 더 얻었다) 총리가 제안한 연립정부에 대해 야당은 부정적이고, 구제금융안을 둘러 싼 갈등으로 온 나라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구제금융 안에 대한 저항은 즉각 일어났다. 지난 달 19일 공공부문의 파업으로 대중교통은 물론 우체국, 법원, 세관 등도 업무를 하지 않는 등 사회 전 부문이 멈추었다. 시위는 시위자가 1명 사망하는 등 계속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그리스 정국에 안절부절못하며 위기의 불똥이 번지지 않기만 바라고 있으나, 낙관할 수가 없다. 2008년 기준으로 유로존(유로통화권 17개국)에서 그리스의 경제규모(GDP)는 3.1%에 불과함에도 세계경제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그리스가 위치한 발칸반도가 세계대전을 촉발한 세계화약고였다는 점에서 그리스 위기는 자못 비장하다.
 
유로존의 비극

 

유로존은 1999년 1월 1일에 유로화의 공식적인 도입과 함께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스는 2000년에 국민투표가 통과되어 2001년 1월 1일에 가입했으며 동전과 지폐는 2002년 1월 1일부터 통용되었다. 에스토니아는 2011년 1월 1일에 가입함으로써 현재 17개 국가, 약 3억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로존에 속해 있다.
유로존 출범은 유럽권역을 단일 통화(유로)로 만드는 것으로 달러화에 대당하는 기축통화로까지의 원대한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즈음에는 기축통화 자리까지 넘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위기확산으로 2년도 채 되지 않아 쑥 들어가 버렸다.
그리스는 2001년 유로화를 도입하면서 초기에는 실직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유럽 내 상대적 빈국이었던 그리스는 유로화의 도입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그리스의 통화가치가 절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저축률은 하락하고, 설비투자 및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투자가 급증하였다. 국내저축과 투자 간의 불균형은 부동산 열풍을 만들어 낸다. 이는 결국 거품경제에 일조한다.
산업구조에 있어 서비스업, 특히 관광업의 비중이 높은데, 관광업은 2008년 미국발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위축으로 인해 직접적 타격을 받게 된다. 한편 지하경제의 (소득신고 없이 이뤄지는 비공식 경제활동, 가장 큰 폐해는 탈세임)비중이 GDP 25%로 조세건전성이 좋지 못하다.
그나마 변동 환율제를 통한 조정국면도 가능하지 못했다. 유로존에 가입되어 환율은 고정될 수밖에 없다. 환율이 고정되고 물가는 상승하니 대외경쟁력은 악화된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처럼 달러를 마구 찍어낼 수 도 없다. 달러처럼 유로는 기축통화로 기능할 수도 없어, 과잉된 화폐 발행으로 부담을 다른 국가에 전가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탈퇴시킬 수도 없다. 그리스의 경제규모가 작다고 하여도 이미 하나의 통화권으로 깊숙이 얽힌 각국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장밋빛 유로존이 어느새 잿빛 유로존으로 치닫게 되었다.

 

디폴트인데 디폴트라 할 수도 없고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62%에 달하는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4월에 1100억 유로, 올해 6월 1000억 유로를 유럽연합과 IMF 등에 요청하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6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상태이며, 이미 1000억 유로의 빚을 탕감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국가부채는 아직 2500억 유로정도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빚을 얻어 빚을 갚는 형국이 되었고, 그 끝을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상태(특정 국가가 외국에서 빌려온 돈을 계약된 상환기간 안에 갚지 못해 부도에 이르는 상황)임에도 누구도 디폴트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측면이 아니라 정치적 측면이다.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전체에 퍼질 감당할 수 없는 연쇄효과로 세계경제가 파국에 치달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상황은 이전에 모라토리엄(한 국가가 경제·정치적인 이유로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에 대해 일시적으로 상환을 연기하는 것)을 선언한 러시아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국가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측면에서 더욱 곤혹스럽다. 위 국가 들은 그나마 천연자원을 풍부히 가지고 있으나, 그리스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위기
 

글로벌 경영, 단일통화, 국경없는 경제를 외치며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자본주의 세계화는 자신의 체제를 위협하는 덫이 되었다. 그리스의 위기는 그리스 국민의 나태에서 근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 위기, 달러의 대량 유통, 유로존의 단일 통화 및 고정환율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자본주의 세계체제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단지 유럽의 1번 선수가 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 다른 그리스가 2번, 3번으로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태는 세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구조적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리스 노동자 민중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뼈를 깎는 고통을 통해 빚을 갚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 총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의 말처럼 “그들은 우리를 구원하지 못한다. 그런 방법으로는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될 것이며, 부자는 더 부유하게 될 뿐이다.” “도움은 사양하겠다. 당신들이 나를 ‘구제’하기를 바라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가 노동자 민중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이다.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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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이제 눈을 감아도 자본의 뼛속까지 다 볼 수 있다 유성지회 대량부당징계에 맞선 투쟁 시작!

300여명 싹쓸이 부당징계
 

8월 22일 현장복귀 직후 유성자본은 전 조합원 싹쓸이 징계를 강행했다. 약속불이행, 폭력교사, 비열하고 파렴치한 유성자본이 한 치의 뉘우침도 없이 책임을 지회와 조합원에게 떠 넘겼다. 단체협약에 정한 노사동수 징계위원회는 정해진 징계결과를 포장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또한 자본은 지회의 전 조합원 징계를 강행하는 와중에 어용노조와의 임금인상 교섭을 시작했다. 징계국면에서 지회 조합원의 이탈유도, 어용노조의 사업장 내 위상 제고를 통한 지회 무력화 등 수많은 의도가 깔려진 술책이었다.
이 상징적 대조를 보이는 두 국면, 즉 ‘전 조합원 싹쓸이 징계’와 ‘어용노조와의 임금교섭’이 갖는 궁극적 의미는 자본이 노조의 행동을 심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본은 ‘야간노동철폐’를 위한 노사간 합의이행이라는 투쟁의 동기보다, ‘폭력성’, ‘불복종’, ‘무질서’를 더 크게 부각시키고 확대·왜곡했다. 이렇게 부풀려진 것들로 다시 ‘공포’를 만들었다. 여기서 심약한 어용노조의 창시자들은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자본이 만든 공포를 퍼다 날랐다. 자본은 상과 벌로써 그 대가를 주며, 마치 공정한 모습인양 유세를 한다.

 

법과 권력위에서 우뚝 선 유성자본 그러나 반드시 무너진다!
 

이제 유성기업이라는 사업장에 ‘법’은 없다. 오직 ‘유성자본법’만 존재한다. 지회나 조합원들이 법을 잘 지키더라도 유성자본법에 어긋나면 심판과 벌의 대상이 된다. 법에 정한 정상적 노조활동(교섭, 협의, 절차를 갖춘 쟁의행위 등)으로는 유성자본법을 넘어설 수 없다. 농담이 아니라 우리가 지난 5개월이 넘도록 두 눈으로 확인해 온 사실이다. 가끔이겠지만 자본이 손을 내밀며 교섭에 임하더라도 그건 지회나 조합원의 행동이 유시영법을 착실히 따랐다고 판단할 때뿐이다.
자본에 의한 길들이기다. 대량부당징계 대응투쟁이 중요한 이유다. 해고, 출근정지를 정직이나 견책으로 낮추고 3개월이 지나 현장에 복귀하는 것으로 이 국면은 끝나지 않는다. 대량부당징계의 법적 결과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싸우느냐, 자본의 싹쓸이 징계의 의도를 어떻게 폭로하고 분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대량부당징계 대응투쟁의 방향은 자본이 원하는 것의 반대로 하면 된다. 자본이 만든 ‘공포’에 떨지 않고 더 큰 공포로 되돌려줄 때, 정문을 막는다면 정문을 뚫을 때, 얄팍한 이간질로 접근해 온다면 공개공간에서 대중적으로 폭로할 때 저들은 두려워한다. 길들여지지 않아야 ‘유성자본법’, ‘유시영법’을 없앨 수 있다.

 

이길 수 있는 태세는 갖춰졌다!
 

6개월의 투쟁,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투쟁의 시간이 즐거운 사람은 없다. 모두가 힘들다. ‘그래도 유성지회’니까 이만큼 왔으며, 어려운 시기에 지도부를 자임한 동지들도 있다. 조합원들은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아차릴 정도로 끈끈하다.
투쟁의 명분은 ‘법’이나 ‘순응’, ‘적당한 투쟁과 타협’에서 찾아지지 않는다. 저들이 치는 만큼 제대로 치고 나가는 투쟁을 전개할 때 명분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자본이 비타협적인 만큼 비타협적일 때 투쟁은 승리의 한 점을 찍을 수 있다. 소나기를 피한다고 해서 질퍽거리는 진흙탕 길까지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6개월을 싸워 버텨낸 현장의 조합원들 가슴속열망은 이 싸움에서 유성자본을 제대로 이기는 것이다. 그 시작은 대량부당징계를 백지화시키는 것이다.

 

장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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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스티브 잡스와 안철수, 노동착취를 하지 않는 자본가? 그런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 56세로 죽은 스티브 잡스는 천재라 칭송받았고,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난 뒤에 다시 애플로 복귀해서 대단한 성공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입지전적 인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세계적인 추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것은 그냥 보고있기 힘들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아이폰을 만들던 수많은 노동자들의 자살 때문이고, 하나는 잡스와 묘하게 교차되고 있는 안철수에 대한 한국 대중의 환호 때문이다.

 
폭스콘 자살 노동자들의 원혼이 스티브 잡스를 노려보고 있다.

 

작년 폭스콘 공장에서는 12명의 노동자가 자살을 시도했다. 폭스콘 공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기본급 16만원(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렸고, 20평방미터 정도의 기숙사에 10명의 노동자가 공동생활을 했다.
세계의 관심이 폭스콘 공장으로 쏠리자, 잡스는 노동자들의 자살에 대해서 어의없는 변명을 하였다. 그 변명은 “폭스콘의 자살률은 중국 평균 자살률보다 낮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병률이 일반인의 발병율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그러나 자살한 노동자들 중 특히 한 명은 애플 아이폰의 신제품 샘플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었다. 애플의 마케팅은 철저한 비밀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 발표회까지 신제품에 대한 비밀이 지켜져야 하고, 그래야만 스티브 잡스의 발표회가 더욱 인기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곧 스티브 잡스의 그 유명한 발표회는 비밀유지를 위한 가혹한 노무관리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이 가혹한 노동착취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것은 반드시 폭로되어야 한다.

 

노동착취 하지 않는 자본가? 안철수
 

얼마 전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스티브 잡스와 안철수가 꼽혔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환상은 많은 부분에서 안철수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나를 착취하지 않고 고용해줄 창의력 있는 자본가, 안철수’가 그러한 기대이다. 혹은 ‘나도 그리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안철수처럼 폼나게 희망을 이야기하며 자본가로서 살 수 있는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 스티브 잡스도 폭스콘 노동자들이 자살로서 저항하지 않았다면, 평균 자살률을 운운하며 발뺌하는 지경에까지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 폼나게 신제품 발표회를 하며 청춘콘서트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잡스와 마찬가지로 안철수연구소의 무수히 많은 엔지니어들이 야근을 거부한다거나 안철수가 쓴 책의 독후감을 써오라는 명령을 거부할 때 안철수는 스티브 잡스처럼 코너에 몰리게 될 것이다.

 

자본의 마술
 

마술적 사고(Magical thinking)란 말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마술적 사고에 빠져서 치료를 거부했다는 것 때문에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쉽게 말해 마술적 사고란 다이어트하고 있는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에 “오늘은 착한 일을 했으니 살이 안찔거야”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것처럼 나중에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비논리적 사고를 말한다.
바로 스티브 잡스, 안철수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노동자민중에게 마술적 사고를 부른다. 당장은 좀 더 깨끗한 것처럼 보이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를 통해 뭔가 나아질 것 같지만, 이는 환상에 불과하다. 노동을 착취하지 않는 자본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안철수에 대한 지지가 스스로 만들어야 할 투쟁과 삶을 대신해주지 못한다.

 

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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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1년 정규직화 투쟁은 계속된다

<편집자 주>1년 전, 2011년 11월 15일은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동지들의 25일간의 총파업투쟁을 시작한 날이다. 총파업투쟁 후 대법원 승소자인 최병승은 수배됐고, 고법 승소자 김준규는 구속되었다. 100여명의 해고되었고, 1000여명의 조합원 징계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투쟁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 투쟁 1년을 맞아 투쟁의 시발점이 된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인 최병승 동지의 서면 인터뷰를 싣는다.

 

1. 수배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몸과 맘도 많이 지쳐 힘들 텐데 건강은 어떠한지? 무엇보다 함께 투쟁한 조합원들을 만나 소주한잔 기울이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논의하고 싶을 텐데, 아쉽지만 지면으로라도 인사 바란다.

 

벌써 수배생활을 시작한지 11개월이 되었다. 많은 동지들의 보살핌으로 잘 지내고 있다. 25일 파업 이후 지회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지면을 빌어 조합원 동지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해고된 동지들은 더 힘들고, 사측 탄압의 강도가 심해지는 현장조합원은 답답하고, 어려울 것이다.
사측은 힘든 조건과 상황을 조성해서 투쟁의 대오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이탈시키려 한다. 지금 포기하는 것은 사측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동지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 동지들은 해고 동지들이 힘을 낼 수 있게 해고자 생계를 함께 책임지는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 그리고 해고자 동지들은 현장 동지들이 투쟁의 의지를 높일 수 있게 사측과의 투쟁을 강화해 갔으면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갔으면 한다.
 
2. 대법원 판결 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 하라는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투쟁의 과정과 의의를 평가한다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3지회의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는 한 공장의 요구가 아니였다. 금속노조의 요구였고, 따라서 15만 사업장의 요구였다. 즉, 대법원이 정한 근속 2년 이상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현대자동차라는 한 사업장을 넘어서는 요구였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이 현대자동차 3지회의 투쟁으로 제한되었다.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은 대법원 판결 후 급하게 조직된 것이 아니다. 2010년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3지회가 처음으로 공동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판결이 났고, 이를 계기로 투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즉,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은 무려 6개월의 준비기간을 가졌던 것이다. 따라서 준비 없이 급하게 진행된 투쟁했다는 일련의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떠한 투쟁이든 투쟁이 시작되면 많은 변수들이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와 입장을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다. 25일간의 투쟁 방향을 몇몇의 지도부가 아닌 조합원들이 만들어 갔다고 생각한다. 주요한 시기 조합원의 집단적인 토론을 통해 함께 결정해 나갔다. 이렇게 조합원들의 판단이 25일을 만들었다. 아쉬운 것은 지회 스스로가 점거파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1공장을 넘어 타 공장의 생산을 멈추지 못한 것이다. 또한 2차 파업을 빠르게 조직하지 못한 결과 부당징계를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회의 조합비 횡령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도력이 위기가 발생했고 현장이 무너졌다. 따라서 투쟁을 선언해야할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간부들의 활동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회는 아직 1,280명의 조합원이 있다. 조합원이 함께 논의하고, 지회 비리 문제를 원칙에 맞게 처리하고, 통일된 투쟁 방향을 마련한다면 작년과 같은 투쟁을 다시 조직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라는 요구를 지키는 이상 현대차비정규직의 투쟁은 전국적 요구로, 전국적 투쟁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동지들의 노력이 함께 진행되길 바란다.
   
3. 총파업 후 모진 탄압 속에서도 비지회의 투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출근투쟁과 퇴근 동영상 선전전 등 총회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조합원동지들과 연대 대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사측은 집회참여, 항의방문, 선전전 등에 참여하면 다시 징계 운운하며, 조합원을 협박하고 있다. 이러한 사측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조금씩 투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각 공장의 투쟁을 확인하고, 모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발생된 두 번의 조합비 횡령 문제에 대한 명확한 보고와 후속처리 방안을 보고해서,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조합원이 많이 모여야 한다. 그리고 함께 고민해서 작은 실천이라도 결의해야 한다.
25일 파업 이후 많은 조합원이 투쟁 조끼를 착용했다. 사측의 탄압이 시작되면서 조끼를 벗었지만 언젠가 다시 입겠다며 사물함에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고이 간직했던 조끼를 이제 다시 입어보는 것부터 지회의 투쟁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도 어려우면 현실에서 가능한 결정을 통해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이 함께 할 수 있는 투쟁 방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지도부도 새롭게 뽑고, 투쟁 방향도 제출해서 한발 더 나아가는 투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및 25일을 함께 한 연대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금 상황이 많이 아쉽고, 실망스럽고, 걱정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조합원이 불법파견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다시 투쟁을 결의하려 한다. 많은 동지들이 오셔서 지지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매주 진행되는 수요 집회에 한 달에 한번 이라도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동지들의 연대가 조합원 동지들에게 많은 힘이 될 것이다. 항상 부탁만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

 

4.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선동하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자본의 핵심은 이윤창출이다. 그리고 자본의 이윤은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통해 나온다. 이런 자본의 속성상 ‘비정규직’ 이라는 고용형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 한다. 따라서 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업장, 사회 전체의 문제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경우 순이익의 2~3%만 투자하면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자본은 그것도 아까워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도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지만 자본이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 한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 자본가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투쟁, 이를 바탕으로 공동으로 착취 받고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의 투쟁을 통해 한 사업장에서, 지역으로 다시 전국으로 투쟁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만일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 동지들이 다시 투쟁을 한다면 금속노조의 모든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공동의 파업을 제대로 조직해서 금속노조의 모든 사업장에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부터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의 시작일 것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경험, 96~97년 노동법개악분쇄 총파업의 경험을 가진 남한 노동운동의 저력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모든 동지들이 함께 노력하자.

 

5. 총회 후 비정규직지회 정상화는 당면한 일이다. 비정규직지회 정상화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회 조합원이 언제나 자랑스럽다. 2005년 파업 이후 그 힘든 시기에도 조합원 동지들은 2006년 파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또 찾아온 힘든 시간을 참고 인내했다. 그리고 2010년 또다시 떨쳐 일어났다. 지금 많이 힘들지만 지난 역사를 보면 지금은 좀 더 좋은 조건에 있다. 그래서 또 다시 투쟁을 결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8대 요구(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원청 정규직화)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조금씩 조직력을 만드는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하나하나 축적된다면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쟁취할 것이다. 부족한 힘이나마 어떤 방식으로든지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 먼 곳에서 항상 함께하지 못해 항상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동지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투쟁!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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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2011년 전국노동자대회 반자본투쟁의 기운을 모아내야 한다!

<편집자 주> 2011년 노동자대회가 11월 13일에 예정되어 있다. 이번 노동자대회는 장소를 서울로 할 것인가, 정리해고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으로 할 것인가의 논란도 있었으며, 노동자대회가 야권연대에 종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이러한 갑론을박 속에서 2011년 노동자대회의 의미와 과제, 그리고 노동자대회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노동해방선봉대를 제안하여 준비하고 있는 노동전선의 김태연 집행위원장 동지의 인터뷰를 싣는다.

 

1. 2011년 전국노동자대회를 맞아 노동전선에서 제안한 노동해방선봉대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전국노동자대회의 의미와 노동해방선봉대의 목표와 과제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2008년에 자본주의 금융위기가 터지자 각국 정부는 기업에 구제금융을 쏟아 부었지 않았나? 그리고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와 수탈을 강요했고. 그 결과가 무엇인가?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급기야 국가재정 부도라는 사태에 직면한 게 2011년의 세계자본주의 상황 아니겠는가? “월가를 점령하라”, “1%에 맞서 99%여 저항하라”는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
금년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런 상황에 적극 조응하는 투쟁이어야 한다. 노동자 대중의 요구는 더욱 급진화하고, 적극적인 대중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대중적 인식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이제 그만”을 과감히 외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되어야 한다.
“2011 노동해방선봉대”는 반자본투쟁을 각 지역과 현장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적 투쟁전선의 확대강화에 복무할 것이다.

 

2. 노동자대회가 의례적 행사가 되어버렸단 비판도 많고, 이번은 특히 야권연대를 위한 판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며칠 전 ‘민중의힘’ 집행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 계획을 보고했다. 산별조직별 사전대회를 하고 시청광장에 모여 “1시간 정도 집회를 굵고 짧게 한다”는 보고였다. 보통 집회를 굵고 짧게 하다는 의미는 집회 후 가두시위를 한다는 것 아닌가? 그러냐고 물어 봤더니 아니라는 거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전국노동자대회열리는 11월 13일은 어떤 상황인가? 지금최대의 쟁점이 되고 있는 한미FTA 비준이 11월 10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될 상황이다. 넘어가든 강행 처리되든 싸워야 할 때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저지투쟁을 위해 전국노동자대회를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한 결과 13일은 서울에서 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싸워야 한다. 최근 수년간 전국노동자대회에 수만 명의 노동자들을 모아놓고 형식적인 집회 후 해산해 버리는데 대한 원성이 높았다. 이 점은 민주노총 집행부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금년 전국노동자대회가 이렇게 기획된 데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2012년 총대선 승리결의”를 핵심슬로건으로 결정했고, 전국노동자대회는 투쟁대회가 아닌 총대선 승리결의대회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전국노동자대회는 야권연대의 부속물쯤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런 비판이 제기되자 11월 8일 민주노총 중집에서 노동자대회 투쟁기조를 재논의하겠다고 했다는데 결과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다. 그날 중집에서 또 다른 야권연대가 논의될 판이니 말이다. 노심조 등 이른바 통합연대가 국참당과 함께하는 진보정당통합을 결정하자 민주노총이 그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력과 선을 긋고 반자본 투쟁으로 나가야 할 판에 신자유주의정당과 통합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2011 노동해방선봉대는 진보정당운동의 우경화와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야권연대에 대한 분명한 반대와 새로운 방향정립을 염원한다. 변혁적 노동운동진영의 정치적 연대를 현장과 지역으로 호소하고 노동자계급정치 확대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3. 많은 노동자대회가 있었는데 노동자투쟁의 힘을 모아내고, 투쟁의 장을 열어냈던 역사가 있다면?

 

1988년 제1차 전국노동자대회를 빼 놓을 수가 없다.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떨쳐 일어선 노동자들이 혈서로 쓴 ‘노동해방’을 앞세우고 5만대오의 가두행진을 벌였다. 노동해방이라는 운동방향, 노동악법개정이라는 당면투쟁과제, 전국적 조직건설이라는 당면조직과제를 분명히 한 대회였다. 89년 전국노동자대회는 ‘전노협건설’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걸고,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 탄압을 뚫고 사수한 대회다. 전국의 대중교통 출발장소가 봉쇄되었지만 1만 여 명이 서울모여 약 5천명이 전투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관악산을 넘어 대회장에 모였다. 서울대 정문에서 화염병까지 날아가는 격렬한 투쟁이 전개된 대회다. 2003년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른바 열사정국에서 개최되었다. 바로 지금 현재 투쟁하고 한진중공업에서 김주익, 곽재규 동지가 자본과 정권의 노조탄압에 항거해 목숨을 끊었고,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이용석 동지가 분신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노동자들은 분노로 부글부글했다. 2003년 11월 12일 전국노동자대회는 종로대로에서 노동자들의 화염병투쟁으로 발전하고 “열사를 살려내라”, “신자유주의 분쇄하고, 손배가압류 철폐하자”는 당면투쟁과제를 위한 실질적 대중투쟁으로 전개되었다.

 

4. 2011년 전국노동자대회를 비롯해서 앞으로 노동자 투쟁이 나아가야할 당면 과제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앞에서 얘기한 것 같은 선상이다. 2011년에 반자본 투쟁은 노동운동의 일반적 지향이 아니라 당면투쟁과제다. 자본주의 경제위기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처방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자본주의 착취방식에 대한 근본적 저항을 대중적으로 전개해야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저지투쟁도 중요하다. 다만, 5야당중심의 국회투쟁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촛불시민들이 모이고 있지 않나?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투쟁, 1%에 맞서는 99%의 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저지투쟁의 승패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리해고 정책에 파열구를 내느냐 마느냐의 투쟁이 되고 있지 않나?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철폐와 민주노조탄압분쇄, 대학등록금폐지와 교육공공성강화를 묶어내어 대중투쟁의 새로운 기운을 만들어 내야 한다.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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