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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5호> 구멍숭숭 뚫린 그물 같은 맞춤형 고용·복지

구멍숭숭 뚫린 그물 같은 맞춤형 고용·복지

 

 

 

허술한 그물망, 박근혜정부 복지정책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라고 언급했던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은 국정5대 목표의 하나로 ‘맞춤형 고용·복지’를 제시하며 밑그림이 드러났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제공△자립을 지원하는 복지체계 구축 △서민생활 및 고용안정 지원 △저출산 극복과 여성 경제활동 확대 등이다.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하여 ‘한국형 복지국가’건설을 표방하였지만 국정전략과 국정과제의 내용을 살펴 보건데 국가가 국민(주로 노동자)에 대한 높은 수준의 소득보장을 제공하는 주체로 나서 사회통합을 구현하고 시민사회를 통제하고자 하는 통상적인 보수주의 복지국가 구상과도 무관하다. 선거 시기 ‘경제민주화’와 양대축으로 내걸었던 ‘보편적 복지’와도 거리가 멀고, ‘맞춤형’이라기보다는 구멍숭숭 뚫린 허술한 그물망에 비견될만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미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노령연금 20만원 모든 노인에게 지급’이란 공약은 ‘국민행복연금’이란 이름으로 치장했지만 실내용은 애초의 공약에서 후퇴하였다.
기초연금 대상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이지만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소득하위 70% 노인들에게는 20만원을 지급하고,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소득하위 70% 노인들은 14만원~20만원의 연금을 차등 지급한다. 소득상위 30% 노인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4만원을 받고, 국민연금을 받고 있으면 4만원~10만원을 받는다.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는 경우는 기초연금액에서 각각 20%를 감액한다. 인수위는 같은 내용의 기초연금을 오는 2014년 하반기부터 지급할 계획이며, 정부 출범 즉시 ‘국민행복연금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문제되었던 재원으로 국고와 지방비를 활용하겠다는 방안은 현재 악화일로에 있는 지방재정상태를 감안할 때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시행 시 나타났던 지방정부의 정책시행거부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4대 중증질환 100% 국가부담’공약도 후퇴된 건 마찬가지이다. 인수위는 “2016년까지 100% 보장할 것”이라며 “다만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등은 본인 부담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간병비 등이 비급여항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여 이것 때문에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이를 제외시킨다는 것은 ‘앙꼬없는 찐빵’이란 비판을 벗어날 수가 없다.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영역별 맞춤형 급여체계구축’도 그럴듯해 보이는 논리지만 핵심부분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고 회피하고 있다. 인수위는 ‘차상위 기준을 중위소득 50% 이하로 상향하고, 부처별 지원 및 긴급복지지원을 확대, 중산층 도약 기반 마련’하겠다고 하고 ‘생계, 주거, 교육, 의료급여별로 선정기준 및 지원내용 차별화’한다고 밝혔지만 생계급여는 중위소득의 30%이하로 기준을 제시하여 현행(중위소득의 32%수준)보다 낮춰 후퇴된 안을 제시했으며 의료급여는 지금과 마찬가지 수준이지만, 주거와 교육급여는 중위소득 4-50%, 50%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생계급여 수급자 대상은 줄어들고 급여액수도 마찬가지로 줄게 된다. 주거와 교육급여 대상자수는 늘어나게 되겠지만 자칫하면 ‘아랫돌 빼서 윗돌괴기’식’이 될 우려가 있다. 사각지대해소의 핵심관건인 ‘부양의무자기준의 철폐’나 ‘소득환산제’에 대해서는 ‘개선’과 ‘합리화’하겠다는 언명 뿐 구체적인 내용은 부재하다.

 

 

희망의 새시대는 1%의 이야기
 

위와 같은 내용의 복지정책으로 ‘맞춤형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하더라도 ‘수요자 관점의 복지전달체계 구축으로 복지체감도 향상’이란 목표가 달성 될 리 만무하다. 인수위에서 내놓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은‘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라는 구호는 1%의 가진 자들에게만 해당될 듯하다.

 

강동진(포럼[사회복지와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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