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45호> 여성(?)대통령 시대, 여성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여성(?)대통령 시대,
여성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여성대통령,‘여성’은 없다
 

지난 25일 박근혜 새정부가 출범했다. 대선 막바지에 이름도 거창한 ‘준비된 여성대통령’, ‘여성혁명시대’를 내걸고 기세를 몰아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화려한 날개를 달았다.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보수를 대표해왔던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여성대통령 당선과 함께 ‘어머니 대통령론’을 내세우며 계급관계를 가리고 있다. 여성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를 대변하는 여성‘대통령’인가? 대선기간 강조했던 여성 인재 발탁 및 여성정책은 내용은 둘째 치고 가시화되고 있지도 못해 벌써부터 ‘여성’구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준비된? 여성대통령,
준비 없어 벌써 후퇴

 

후보시절 6대 여성정책은 예산 논리에 갇혀져 있는 보육 정책과 미래여성인력 10만명 양성 두가지로 드러났다. 즉 보육과 여성노동력 활용이었다. 역시나 발표된 140대 국정과제 가운데 여성과제는 ‘저출산 극복과 여성 경제활동 확대’를 목표로 각종 수식어구를 달고 제출되었다. 그러나 화려해 보이는 박근혜 여성정책 과제는 역대 정부에서 제출되었던 정책의 연장이거나 후보시절 발표했던 공약의 재탕에 불과하며, 벌써부터 구체적인 실현계획이 없거나 축소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성노동자 문제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며, 이미 학교비정규직 예산삭감에서 보여지 듯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 전무, 정규직 전환시점 삭제, 사회보장 후퇴 등으로 여성노동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또한 모든 노동자들의 일·생활 양립을 위한 정책은 없고, 여성에게 여전히 일·가정 양립을 전가하는 환경을 바꾸지 않은 채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지금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해서는 임신 중인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전환과 유연근무제 확대가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하는 실노동시간 단축과 야간노동 폐지, 국공립 어린이집 대폭 확대와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개선을 통한 보육 공공성 확보, 아버지 육아휴직제도 의무화 및 실질화 등의 조치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박근혜식 여성의 시대?
2013년 여성의 현실

 

여성시간제 노동자 급증, 세계 1위 성별임금격차, 임신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그로인한 저임금 고용불안, 정규직도 제대로 쓰기 힘든 모성보호 조치, 세계 최장시간 노동, 노동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각종 돌봄노동, 성희롱·성폭력 등. 날로 심화되는 대량빈곤시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여성비율은 계속 증가해 60%에 달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여성의 지위는 빈곤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우리는 여성의 성역할을 강요하고 성상품화하는 각종 복장 규제 등의 현장통제, 낙태한 여성을 단속·처벌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2013년, 여성대통령 시대, 여성의 현실이다.  

 


여성(?)대통령에게 맡길 것인가? 
 

여성의 인권과 삶의 현실을 외면한 여성정책의 목표는 저출산 극복과 여성의 경제활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1970년 박정희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 시설, 사단법인 구국여성봉사단 총재로 여공과 학생들에게 새마을운동 등의 활동을 하며 여성들을 국가발전을 위해 애 낳고, 일하도록 동원하는 역할을 해왔던 것의 재탕에 다름 아니다. 1% 가진자들을 대변해왔던 박근혜와 새누리당 정부가 갑자기 여성노동자의 권리와 성평등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았을리 없다. 박근혜식 여성정책은 역시나 여성노동력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자본의 전략과 국가의 경제성장 논리에 종속될 뿐이다. 그렇다면 여성 박근혜에게 기대해 볼 것인가? 박근혜 또한 지난 15년간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대표적 여성정책 하나 없으며, 여성인권과 성평등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기울인 바도 없다.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단결로 새롭게 투쟁을 시작하자.
 

더 이상 여성을 권리의 주체로 사고하지 않는 자본과 보수정권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여성의 몸과 성의 권리 및 임신출산양육의 권리와 노동권이 온전히 보장되지 않고서는 여성은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여성의 인권이 존중될 수도 없다.
준비된(?) 여성대통령 시대에 거리로 여성노동자들이 나오고 있다. 재능자본에 맞선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들, 해고의 칼바람에 시달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관리자들과 고객으로부터의 성희롱, 고용불안에 맞서 투쟁하는 다산콜센타 여성노동자들, 여성노동의 가치를 찾고 노동권 보장을 위해 투쟁하는 보육, 간병, 청소 등 돌봄노동자들. 105주년 3.8 여성의날이 다가오고 있다. 곳곳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저임금 고용불안, 빈곤과 폭력으로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여성대통령이 아닌 투쟁하는 여성들의 힘으로,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으로만 쟁취할 수 있다. 2013년 새롭게 투쟁을 시작하자.

 

유현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