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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흔적
-리플레이 American Folk, 2017
깡통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민간항공기 4대가 납치되어 2대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남측과 북측에 각각 충돌했다. 다른 1대는 미국 수도 워싱턴DC 외곽에 있는 국방부(펜타곤)의 서쪽 면에 충돌했고, 또 다른 1대는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건물을 공격하려했으나 승객들의 반격으로 펜실베이니아 들판에 추락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진 이 혼란은 미국 밖으로 송출되었으며, 최근 TVN에서 방영되었던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여자주인공)와 백이진(남자주인공)이 갈라지는 배경이 될 만큼 충격이 큰 사건이었다.
영화는 9.11 상황이 벌어진 직후 혼란스러운 미국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엘리엇과 조니는 LA에서 뉴욕으로 가고 싶었으나, 모든 비행기가 비행금지가 되는 바람에 낡은 캠핑카를 타고 LA부터 뉴욕까지 14개 주 5,600km를 이동한다.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약함을 돕는다.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엘리엇과 조니에게 호의를 베풀고, 엘리엇과 조니의 노래는 혼란과 두려움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위로한다.
영화는 사람들의 상처를 직접 들어내지는 않지만, 스쳐지나가듯이 사람들의 상처를 보여준다. 월남전, 젠더, 인종, 가족 간 갈등 등 다양한 문제들이 짧게 등장을 하고 풀어진다. 처음 겪은 공포와 두려움에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작게 만들고 엘리엇과 조니의 노래는 그 상처를 어루만진다.
사실 영화는 9.11 직 후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정부가 내 걸었던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측면보다는 개인들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들에 집중한다. 회항한 비행기에서 내린 조니와 엘리엇을 태운 택시 기사는 현금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요금 걱정을 말라며 스카티 아줌마(조니 엄마 친구)의 집으로 향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엇은 상처의 시작점이었던 곳으로 가서 기타를 든다.
조니 엄마 친구 스카티의 캠핑카에 남겨진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들. 내 삶의 캠핑카에는 어떤 흔적들을 남기고 있을까?
#리플레이 #글감 #리뷰
열린사회구로시민회 글쓰기 모임에서 2022년 6월 2일에 함께 봤던 리플레이(American Folk, 2017)를 글감 삼아 6월 21일 적은 글. 다음 글쓰기 모임은 7월 5일(화) 8시 함께 볼 영화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 하면 환영.
글을 쓰고 난 뒤 추가하고 싶은 내용. 더 길게 쓰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짧은 글이 좋다. ㅎㅎㅎ
1. 엘리엇과 조니가 캠핑카로 이동 중 조니가 운전을 하지 않고 잠이 든 문제로 갈등이 생긴다. 주유소에서 조니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 엘리엇이 캠핑카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이 해소된다.
2. 함께 동행한 레즈비언 비앙카와 에밀리. 비앙카의 집에 도착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 비앙카가 커밍아웃을 하자 보수적인 아버지는 화를 내고, 엘리엇이 둘이 있어 비앙카가 행복하지 않냐고 말을 하자, 그들이 겪어야할 문제들을 아느냐는 아버지의 말에 엘리엇은 둘이 맞서 싸울 것이라 말을 한다. 흑인 아버지는 백인 어머니와 살아가면서 당했던 혐오와 차별을 말하고, 집을 나가기 위해 일어서던 엘리엇은 많은 사람이 죽었고, 가족을 잃은 사람도 많지만, 여긴 가족들이 모두 있다는 말을 한다.
3. 엘리엇이 돈을 벌기 위해 뉴욕에 가는 장면이 영화의 시작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뉴욕에 도착한 그가 공연을 위해 밴드를 찾아가지 않고 무너진 쌍둥이 빌딩 인근.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기타를 드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