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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약직 노동자의 삶 #1 하루 12시간 노동이 억울한 지도 모른 채 토요대기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묵묵히 일만 해온 나는 계약직 노동자였습니다. 뼈빠지게 일하고 받은 한달 월급 45만원 손에 들고 몇 년만 참자 몇 년만 참자 참을 인자 세 번 새기며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살아온 나는 계약직 노동자였습니다. 연말연시 모두들 행복을 나누고 있을 때 재개약이 안되면 어쩌나 가슴졸이던 제대로 된 퇴직금 한 번 받아본 적 없이 재개약되기만을 바라며 굽신거리기만 한 불평한 번 해보지 못한 나는 계약직 노동자였습니다. #2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사측에서 들이민 재개약 해지 통보 구조조정이라며 길거리로 쫓겨난 우리 8000명 계약직 노동자 하루 12시간 노동이 억울해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틴 세월이 억울하고 억울해서 이대로 조용히 시키는대로 물러날 수 없어 선택한 것이 파업입니다.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 우리는 투쟁을 알았습니다. 민주노조를 만들고 노동자가 단결하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우리는 알았습니다. 뼈빠지게 뛰어다닌 우리 노동의 대가가 누구의 입으로 들어갔는지 우리는 알았습니다. 생존의 벼랑으로 몰린 우리들의 처절한 싸움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60년만의 추위라는 혹한에도 한국통신 본사 앞에서 농성투쟁을 하는 우리의 이야기는 맨날 보던 텔레비젼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생명줄을 끊지 말라는 우리의 고함을 한국통신도 김대중 정권도 모른채 하기만 했습니다. 한겨울 혹한의 바람으로 동지는 머리 속의 피가 말라붙었습니다.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 한국통신과 김대중 정권의 만행을 말할 수 밖에 없던 우리는 한강철교위로 올라갔습니다. 목동 전화국을 점거했습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인처럼 굽신거리는 계약직 노동자가 아니라 단결된 힘으로 투쟁으로 거듭나는 우리는 노동자 계급입니다. 채 3시간이 지나지 않아 쳐들어 온 공권력의 폭력에 머리가 터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면서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투쟁하는 노동자! 단결하는 노동자! 끝내는 승리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3 전화기로만 들려오는 딸애의 '아빠'하는 소리에 눈물부터 나오는 나는 한 사람의 남편이요 한 사람의 아빠입니다. 아내는 '제발 그만해. 이제 먹고 살아야지'하며 문을 여는 나를 붙잡습니다. 점거 농성 이후 부모님에게 머리채 끌려 간 나는 두 사람의 딸입니다. 생활비가 없어 카드빚 300만원 지고 나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투쟁의 대열로 들어갑니다. 몇 달동안 투쟁하며 생활비조차 없어 카드를 효자 삼아 쓰면서도 이 싸움이 승리하리라 이 세상이 바뀌리라 생각하며 오늘도 투쟁의 거리로 나서는 나는 노/동/자 입니다. 생존를 위협하는 이놈의 자본주의 사회 가정을 파탄내는 이놈의 자본주의 사회를 끝내는 엎어버릴 나는 노/동/자 입니다. #4 따뜻한 밥한끼 못 먹고 두다리 뻗고 깊은 잠 못자며 투쟁하는 우리는 계약직 노동자 우리는 '동지'입니다. 우리도 인간이라 고달프고 힘들고 배고프지만.. 지금 죽더라도 내 자식들에게 물려 줄 수 없는 이름은 바로 계약직 노동자입니다. 몇일 몇날을 못먹고 못 입는다 하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절대로 물려줄 수 없는 이름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김대중 정권을 박살내고 자본가 놈들을 몰아낼 우리의 이름은 노/동/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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