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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15
1
더위를 신경 쓰지 말고 묵묵히 할 일 하면서 여름을 보내보자고 마음을 먹어보지만
한 달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조금씩 지쳐가는 요즘입니다.
당분간 이런 날씨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일기예보에는 숨이 막히는 느낌입니다.
이럴 때는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온갖 호들갑으로 지쳐가는 마음을 더 지치게 만드는 언론보도를 가능하면 멀리하고
숨 막히게 하는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달래볼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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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동이 트기 시작하면
사랑이와의 산책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더운 열기가 덜한 시간
오름 위로 하얀 달이 떠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뜨겁게 달궈졌던 한낮의 열기를 밤새도록 식혀보려고 노력하다가
다시 떠오르는 강렬한 태양을 뒤로하고 사라질 처지지만
이른 아침에 바라보는 환한 달은 시원한 얼음 한 조각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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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한쪽 귀퉁이에 심어놓은 호박들이 왕성하게 자랐습니다.
날씨는 뜨겁고 비도 오지 않는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왕성한 생명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태양이 뜨거운 한낮에는 꽃도 잎도 수그러들어 낮은 자세를 취하다가
선선한 아침에는 이렇게 기운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일하러 하우스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경쾌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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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오일장에 갔습니다.
오이 모종을 몇 개 사고 오는 길에
어시장을 들렀더니 한치와 꽁치가 싸고 싱싱해서 조금 샀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평소보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넘쳐흐르는 생기가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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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 무더기의 구름이 펼쳐져 있더군요.
폭염의 열기 속에서도 시원하게 내달리는 경쾌함이 느껴졌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가뭄과 폭염에 주눅 들지 말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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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있는 팽나무 아래 정자에는 저녁만 되면 몇몇 분들이 나와 얘기를 나눕니다.
가볍게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며
술을 마시지도 않고, 놀음을 하지도 않고, 스마트폰을 보지도 않은 채
그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보낼 뿐입니다.
그 자리에 누군가 부채를 걸어놓았더군요.
그 배려의 마음이 부채를 타고 제 마음 속에 산들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2
제가 스포츠는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유일하게 프로야구는 좋아합니다.
매일 저녁이 되면 야구 중계를 보는 재미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요즘 들어 아주 처참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연패를 하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채 연일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이러면 중계를 볼 맛이 안 납니다.
그래서 요즘은 저녁에 프로야구 중계 대신 다른 것들을 찾아봅니다.
중간 중간 인터넷으로 경기 진행상황을 살피다가
그 팀이 공격에서 찬스를 잡는다 싶으면 얼른 tv를 켜서 중계를 봅니다.
그리고 수비에 들어가면 tv를 끄고 다시 보던 것을 찾아보기를 반복하죠.
그렇게 즐거운 순간만 찾아서 보다가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면 잠을 잡니다.
제가 잠을 자는 시간이 이른 편이라서 그때까지 경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이기고 있으면 다행이고, 지고 있더라고 아침에 일어나면 역전승을 거뒀기를 바라며 잠을 잡니다.
새벽에 일어나 경기 결과를 살피면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밀려오지만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기에 곧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 팀은 아직도 침체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저는 매일 야구 상황을 체크하면서 즐거운 부분만 골라 보길 반복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팀이 그렇게 못하는 것 같아보이지도 않습니다.
결과야 매번 실망스럽지만 저는 매번 잘하는 모습만 보니까요.
누구보다 그 팀의 선수들이 제일 힘들 텐데
“나는 당신들이 잘하는 모습만 기억하고 있으니 힘내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3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소금은 짜듯이, 설탕은 달듯이, 물은 젖듯이, 나름대로 성품이 다 있거든요. 사람의 성품이 있어요, 사람의 성품. 그 사람의 성품이 아주 크다면 한없이 크고, 작다면 한없이 작고, 밝다면 한없이 밝고, 어둡다면 한없이 어둡고, 냉정하다면 한없이 냉정하고, 따뜻하다면 한없이 따뜻하고 그런 건데... 그것이 그냥 마음이라, 마음. 마음이 그렇다, 이거야. 우주 법계는 그냥 마음이라.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쓰느냐 차이인 거라. 누구든지 밝고, 넓고, 따뜻하게 쓰느냐, 아주 냉정하게, 차갑게, 좁게, 어둡게 쓰느냐, 그런 차이거든요.
성품 자체가 그러니까는... 나는 어떤 성품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가? 아주 밝고, 크고, 따뜻하게, 그런 마음으로 사는 게 나도 좋고, 남도 좋고 그런 겁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법으로 살라고 노력하는 거. 그것이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에요.
‘스님의 하루 일과는? 그 하루하루가 모여 빚어진 인생의 진리’라는 TBC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는데 성종스님이 해준 얘기입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제 품성은 어떤 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제 품성은 작고 좁습니다.
제 품성은 밝았다가 어두웠다가를 반복합니다.
제 품성은 따뜻해지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이 워낙 냉정해서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제 품성은 특별할 것 없이 허접하더군요.
하지만 그런 제 자신에게 별다른 욕심이 없으니
허접한 제 품성 안에서 저는 편안하기만 합니다.
스님은 “밝고, 크고, 따뜻하게 살려고 노력하면 나도 좋고 남도 좋다”고 하는데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왔더니 마음에 상처들만 남고 말더군요.
그냥 이 좁고 허접한 품성 안에서
제 자신을 토닥이며 살아가는 것이
더없이 편안하고 행복한데
그런 저게 스님은 무슨 얘기를 해주실까요?
(권나무의 ‘그렇게, 나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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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운날씨에 돌담을 타고 누렇게 잘 익어가는 호박을 보니 흐뭇합니다. 곧 가을이 오겠지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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