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두리반 칼국수 음악회에 다녀왔다. 다녀와야지 생각한 게 한참인데 참 늦게도 발을 뗐다.
'작은 용산'이라는 말을 처음 봤을 때 조금 안타까웠다. 큰 용산, 작은 용산이 따로 있을까, 개발로 쫓겨나는 삶이 있는 어느 곳이든 고통의 무게는 비교할 수 없다. 크게 하늘로 치솟은 화염과 어마어마한 규모의 경찰력이 동원되었고 여섯 명의 사람이 죽어나갔다는 사실은 너무나 무겁게 다가오지만, 지금 이 순간 쫓겨날 위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결국 두 개의 죽음 사이에 있을 뿐, 다르지 않다. 죽도록 싸우거나, 죽지 못해 사는 삶을 받아들이거나. 그래서 두리반도, 신동도, 또 어느 곳도 결코 작을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용산'을 '사뿐히 즈려밟고' 넘어설 수 있기 전까지 모든 철거싸움은 '작은 용산'일 수밖에 없기도 하다. 지금처럼 사람이 아닌 이윤을 위한 개발, 자본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팔아넘기는 개발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전에는 누구도 용산을 사뿐히 즈려밟고 갈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냥 우회해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늦지 않게 용산 싸움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싸움이 벌어지는 모든 곳은 '작은 용산'일 것.
레아가 헐렸다는 소식을 들으니 더욱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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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스 2010/04/12 17:5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사뿐 즈려 절대 밟고 갈 수 없지요.....
미류 2010/04/16 09:35 고유주소 고치기
그래서 열심히 싸워야겠죠? 조금 막막한 건 어쩔 수 없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