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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자전거 정책, 우려스럽다.

녹색성장을 이야기하며, 4대강 살리기라는 삽질을 주장하시던 대통령님께서 이제는 자전거 시대를 개막하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전거를 자주 타고 다니는 저로서는 땡기는 발언이 아닐 수 없었는데, 살짝 의심이 갑니다.
일단 자전거 도로가 4대강을 따라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정부가 '녹색뉴딜' 정책 가운데 하나로 발표한 전국일주 자전거도로망 계획도. 총 길이가 3114km다. 남해안이 1652km로 가장 길며 동해안(634km), 서해안(345km), 접경지역(280km). 수도권(203km) 순이다. 4대강살리기 프로젝트(자전거길)는 1297km다. ⓒ 행정안전부 출처 : 1조 2000억 자전거길... 그건 아니죠 - 오마이뉴스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출퇴근 하기 위해, 레저, 운동을 하기 위해 등등 이유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출퇴근 즉 이동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레저, 운동의 이유도 충족되어야 하지만, 진정 환경을 위해서 자동차를 줄이고 자전거를 늘리려고 한다면 출퇴근 용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자전거 정책의 사업비가 무려 1조 200억이랍니다. 헉...돈도 많다. 물론 자전거 정책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그 방법이 잘못되어있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하천이나 해변중심으로 만들기 때문이죠. 출퇴근을 위해서라면 도로 한가운데에 차로를 줄이고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현재 존재하는 자동차의 양을 줄이지 않고 자전거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환경에도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자동차 매연을 먹으면서 자전거타는 것은 엄청 힘들거든요. 요즘 각 지역별로 하천을 따라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다지 달갑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하천을 따라서 내가 가야할 곳이 존재하지 않기때문이지요. 하천 주변의 자전거 도로는 이동의 수단이라기보다는 레저의 수단이 크고, 보행자가 다니는 길과 공용으로 쓰여서 위험하거든요. 어찌보면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것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사업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차로에 선만 다시 그으면 되는 문제거든요. 물론 좀더 디테일한 문제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1조가 넘는 돈을 들일만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바퀴만 남아있는 자전거...ㅎㄷㄷ하지 않습니까? ;;;


그리고 보관문제가 있습니다. 얼마전 "우리가 자전거 출근을 포기하는 진짜 이유!"라는 다큐를 보았어요. 자전거 도난 문제 엄청 심각합니다. 일단 훔쳐가는 사람이 나쁘다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보관소가 있으나 마나 하다는 것이지요. 얼마전에 자전거를 중고로 한대 샀는데, 누가 훔쳐갈까봐 불안불안합니다. 집에 도착하면 베란다에 보관하는 것은 기본이지요. 문제는 다른 곳에 갈 때, 자전거를 보관할 만한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일본과 같은 자전거 전용 보관소를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야지요. 그게 바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좋은 거 아닙니까?

이명박 가카께서 자전거 이야기를 할 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왠지 불안한거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으로서 원래 좋아해야 하는데, 왜 이리 우려스러운 걸까요?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그랬듯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자기들만의 생각으로 자전거 정책을 만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거지요.
제~발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보관소, 딱 2개만 잘 만들어진다면 정말 자전거 타고 다닐 맛날 겁니다. 더불어 자동차 좀 줄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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