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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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5월 2일자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실린 수잔 손택의 '우리가 코소보에 와있는 이유'를 읽었다. 타인의 고통을 다 읽고 부록으로 딸린 4개의 글은 다음에 읽으려고 했지만, 최근에 유고슬라비아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코소보 얘기를 읽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사람들을 대학살했다. 밀로셰비친지 뭔지 쳐죽일 악당 독재자더러 절대적인 악이라고 규정해도 당연하다. 그런데 손택은 그 절대적인 악을 쳐죽이자며 나토의 군사개입을 독려하고(이미 무차별 폭격이 시작된 이후인데도) 전쟁에의 개입에 반대하는 유럽의 평화주의자들을 호되게 꾸짖고 있다. 학살을 전쟁으로 막지 않으면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느냐고, 정당한 전쟁이란 존재한다고. 92년에 뉴욕타임스지에 발표된 미국의 나토를 통한 유럽질서에의 개입의 필요성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따위는 전연 염두에도 없이 악을 자행하는 나라에는 인도주의적 응징이 가능하다라는 해괴한 논리. 도저히 학살을 목도할 수 없어서 나토군의 개입을 최후의 대안으로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미친 정권이 너무나 미친듯이 몇 만 명을 학살하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을 인도주의적으로 정당한 전쟁이라고 부르다니 그렇다면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전쟁도 온당한 것이고 김정일도 전쟁으로 죽여 버려야 하고 미디어다음에 팔레스타인기사 씨리즈 나갔을 때 대다수 선량한 시민들의 반응처럼 유태인을 몰살시켜야 하는 것도 평화를 위해 당연한 일이 되는 거 아닌가. 정도의 차이에서 손택 당신은 거대한 정당성의 차이를 뽑아내기라도 한단 말인가. 나는 당신에게 분노한다. 유럽인의 마인드를 가진 미국인이나 할 수 있는 휴머니즘으로 가득찬 전쟁예찬.  당신은 평화를 사랑하는 자신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세르비아인의 살인을 부추겼다.

초특급으로 실망했을 뿐 아니라 팔이 저릴 정도로 분노를 느끼는 내가 잘못된 건가. 차선의 대안으로 자본주의의 정상화를 꾀하는 좌파들의 절박함을 우파라고 매도할 때의 그런 오독을 저지르고 있는 건가. 내가 대다수의 무기력한 평화주의자 흉내를 내고 있는 건가. 화를 주체할 수가 없다. 모두 다 내 오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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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소설 독학자. 작년에 치우리한테 선물받은 책을 오늘 그냥 펴봤다가 단숨에.. 아직 다 못읽었다 ㅋ

독학자를 읽는데 왜 나도 생각이 폭주하고 뭔가 너무 떠들고 싶고 혼자 머리속으로 계속 떠들다가 참지 못하고 여기에 적으러왔지만 이미 다 생각해서 별로 쓸 말이 없는데도 뭔가 쓰고 싶은 마음만 그득하다. 터질 것 같아..=_=

아름다움이란 것은 허상, 이란 걸 아는 것이 중요, 하다면 그 다음은 뭐얌?

자주자주 신승원과 싸우는데 최근에 심하게 싸운 이유는

1.  내가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를 의심없이 믿는다

2.  내가 신승원에게 우스꽝스러운 짓을 시킴으로써 권력관계에 우위에 있음을 즐긴다

3.  내가 불확실한 것을 확실한 것인 양 말한다.

나도 신승원에게 많은 비판을 가하지만 대체로 토론하다가 얘기가 끝나는데에 반해 나한테 뭐라고 하면 싸우고 끝난다. 결국에 몇 가지 받아들이면서도 억울한 마음 못내 지울 수가 없다-_-

1번 : 미디어 나쁘삼;ㅁ;

2번 : 그것도 그렇지만 나는 너처럼 고매한 인간들이 절대적 폭력에 굴하거나 우스꽝스러워지는 추접한 모습을 보고 싶단 말이야. 단지 가학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런 일그러짐이 보고 싶어선데. 그렇지만 너에게 절대적 폭력을 가할 수는 없잖아...=_=

하지만 역시 외부에서 보기에 내가 성격이 좀 드세서 어떤 식으로든 신승원과의 관계에서 우세할 거라고 여겨지는데, 실제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권력관계의 우월적인 고지를 점할 생각은 없으나 상대가 우월적이려고 굴면 내가 먼저 선수를 친다든지 하는 비열한 작태를 연출할 때가 많아서 오해를 살 만도 하지만 대체로는 평화롭게 굴고, 신승원과의 관계라면 더더욱 그런 게 없는데 그것도 기본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무의식까지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암튼 니 말이 맞는 점도 있다. 그 점 시정하겠음

3번 : 몹시 기분 나빴으나 맞다. 나에 관해서라면 뭐가 뭔지 불분명한데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해 버릇해서, 확신에 가득차서 말할 때가 아니라도 뭔가 단죄하는 인상을 풍기곤 한다. 나는 말줄임표를 쓰거나 ~~같다고 말하는 둥 방어적 말하기를 대단히 싫어해서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물론 방어적 수단으로 쓰일 때 말줄임표같은 게 싫다는 거지 그냥 싫다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그건 좀...같은 건 얼마나 멋있는지>_<) 어떨 때는 멋있게 보이고 어떨 때는 재수없게 보이고 어떨 때는 무식해 보이고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단정적인 말투가 나쁘다기보다는 역시 오류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나쁘지. 그나저나 어릴 때에 너무 이기적이고 고집이 센 등 온갖 악한 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어른이 되면서 좀 완화되는 걸 느끼는데 표준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여전히 이기적이고 고집이 세다. 엄마가 나 어릴 때 고집 세고 외골수라고 걱정했었는데... 나의 비판자 신승원이 나를 가만 두질 않는구나 아악

이런 맥락이 어디서 탄생했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악 할 말이 많은데 컴퓨터 시간이 다 되었다.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하나의 비유체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체계를 받아들인 사람만 느낄 수 있다. 아닐 때도 있다. 그럴 때 진정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너무 드물고 그 순간이 아닐 때엔 그런 건 없지 않을까?란 의문이 들 정도로 다른 순간이다. 아름다움이란 것들이 내가 기존 제도권에 의존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 좀더 상위 규범에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치 않을 수 없어서 짜증...짜증보다 더 큰 상실감? 아닌데 무기력감? 뭐 그런 걸 느낀다.

그런데 책에는 아름다운 문장이 그득하다. 그걸 어릴 때는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그 비유체계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 대부분 받아들였는데. 그런데 블로그에 쓰는 글들에는 그러한 아름다움마저 없지 않은가1!!!1 바보 멍텅구리같은 일이다. 아악... 그러나 많은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아름다운 점이 있다. 그렇지만 단 한 줄의 아름다운 문장도 나는 블로그에 남긴 적이 없다네...

앞에 쓴 거랑 이거랑 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라는 것이다. 캬하하

총체적으로 개뿔도 안 알음답다의 설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