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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好きだ、>_감독 이사카와 히로시

맑고 푸르른 하늘처럼 첫사랑은 밝고 행복할까?

 

 

첫사랑의 느낌은 아련하지만 오래된다.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 어떻게 할까?

유는 웃는다했다.
눈을감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신을 생각한다는 낯선 여성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가장좋아했던 때가 언제였던가를
생각해보는 34살 요스케.
그에게 삶은 푸석하다.
매마르고 건조하다.
술자리에서 유흥업계 여성를 화제삼아 얘기하며 경험삼아 자신도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하는 적당히 속물스런 30대이지만

길거리에서 술취해 쓰러져 있는 여성을 데려다

자신의 집에서 잠시 쉬게 해주는 양심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새로 이사올 아파트는 몇달채 짐도 옮기지 않고 썰렁하게 비워두고 있다.
짐을 채우기전에는 항상 새로움이 느껴져서라는 요스케에게서
고루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현대인의 고독이 절절히 묻어난다.


우연하게 첫사랑 유를 만난다.

영화는 2시간 내내 느리게 전개되지만 마지막 몇분은 정말 초조함의 절정이다.
성인이 된 둘의 두번째 만남은 곧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자리이다.
두번째 기회는 놓치지않으려 기타를 들고 열심히 달려가지만
이유없는 사고를 당하고 마는 요스케.
"왜.....?"
그는 쓰러져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
17년전. 혼자 외로이 연주하던 그순간 유가 조용히 다가와 옆에 앉는다.
그둘의 첫만남이 시작되었던 그 순간이 그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일까?

 

 

첫만남의 장면을 뒤로 병실과 유의 슬픈얼굴이 보인다.
그도 언니처럼 쓰러져 영원히 일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자신과의 약속땜에 그에게 사고가 나지는 않았을까를 걱정하는
듯한 그녀의 슬픈얼굴...
그녀는 그가 눈을 뜨자말자...17년전에 해야했던 대사를 내뱉는다.


"好きだ、"


일부러인지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스케는 다시 얘기해주길 바란다.
여전한 버릇처럼 소리없이 입모양으로만 얘기하는 유.
잠시 침묵....

"나도...좋아해"
요스케의 답이다.



34살 성인이 된 요스케와 유~

 

 

그들의 행복은 이제 시작이다.

 



好きだ、

제목의 쉼표는 왠지 17년을 대변해서 보여주는 꼬리말같다.

 

그들이 정말 서로 좋아했는지 영화마지막에서야 밝혀지지만
2시간 내내 서로의 감정에 대해 구구절절 부연설명이 없는 영화는
첫사랑의 떨림과 순수함,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조용하고 느리게 보여준다.
 
때로는 침묵과 느림이 오해를, 지루함을, 답답함을 주지만 난 이런 영화가 참 좋다.
여러가지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굳이 설명하지않아도 가슴으로 통할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엔 넘쳐남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여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잠깐이지만 스튜디오에서 자신이 만든 곡을 듣고는
오래된 첫사랑 유를 발견하며 밝게 활~짝 웃던
요스케 역의 니시지마 히데도시의 미소였다.
그의 미소가 정말 좋았다.
아주아주 짧은 시간 살짝 보여주는 장면이라 그 매력을 놓치는 이가 더 많겠지만
삶에 희망도 즐거움도 찾지 못해 내내 무심한 표정에 무기력해보이는
30대 미혼남성 요스케에게
잠깐이나마 비췄던 삶의 생기가 아주 잘 드러났던 미소였기에
더 진하고 깊게 와닿았던 것같다.

 

그의 미소가 오래지속될 수 있을것같은 희망에 내 얼굴에도
미소가 살짝 떠올라있었다. 풋!...

 

 

17살 요스케. 측면얼굴이 훨씬 멋진 배우인 것같다~

 

 

사물을 보여주는 방식이 특이하다.

가령 유의 얼굴은 다양한 표정으로 심리를 드러내는 반면

요스케는 주로 측면얼굴만 보여주고 정면을 보여주는데 꺼린다.

요스케가 자신의 심리를 드러내는데 미숙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감독의 의도처럼 보인다. 

 

하늘의 상태에 따라 유와 요스케의 관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맑음, 뭉게구름, 흘러가는 구름, 구름한점없는 파란하늘, 구름낀 밤, 새벽녘 하늘..

도시의 회색빛 하늘, 마지막 눈부신 태양이 빛나는 맑은 하늘...

대화하는 씬과 하늘씬을 번갈아서 보여주는 장면은 언뜻 지루하게 보이지만

이유를 알고 나면 잼나다.

 

또한 카메라가 사물을 가깝게 보여주는 클로즈업이 많다.

요스케의 눈과 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플라스틱 병, 도시의 네온사인,

잠든듯 눈을 감고 누워있는 유의 언니얼굴...등등..

상황을 부분설명하는 도구로 보여지는 듯한데

눈여겨 보면 아주 흥미로운 방식이다.

 

 

 

미야자키 아오이는 실제 17살에 <좋아해>영화에 캐스팅 되었다고 한다.

섬세한 소녀의 심리연기가 참좋다.

 

 

"기타를 처음치면 손가락이 아프지만

자꾸치면 딱딱해져서 아프지 않아."

 

상처에 대한 감독의 견해일까?

 

"기타 칠줄 아는구나"

17세 처음만남에서는 유가 요스케에게, 34살 첫만남에서는 요스케가 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둘의 공통점은 기타이다.

 

첫사랑은 누구나 미숙하다...

 

첫키스 후 울고 있는 유.
그녀는 왜 울었을까?

 

'요스케는 조금 웃는 언니를 걱정했다'

요스케는 유와의 대화내용중 유의 언니에 관한 질문을 자주한다.
항상 요스케는 묻는다 "누나는 어때?"

"너희 언니는 고등학교때 무슨 교복을 입었어? 블라우스? 세라복?"
유는 요스케의 곡을 흥얼 거리는 언니를 보며 
요스케가 잠시나마 언니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겠다라고 생각한다.
그 둘의 만남도 연결해준다.
만남의 시간도 장소도 정해준다.

하지만 17살 요스케는 무엇인가를 물어보려고 유를 불러냈지만 아무말도 하지못한다.

요스케는 유의 언니얘기로 화제를 돌린다.
우물쭈물 행동하는 그에게 유가 첫키스를 한다.
잠시 멈추어있던 요스케는 화면에 잘려 표정이 보이지 않아
이유를 알수 없지만 도망치듯 그자리를 떠나버린다.
그리곤 유가 하염없이 운다.
자신이 왜 울었는지 유는 모른다.
가끔은 자신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아니 많다.
언니에 대한 질투때문이었는지 요스케에 대한 원망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왜 울었는지는 감독만이 알거나 감독도 그냥 툭! 던져 놓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이 보인다.

 

그가 나를 좋아했을까 그녀가 나를 좋아했을까?
그녀는 왜 울었을까? 그는 왜 도망갔을까? 

 

유의 언니를 걱정하고 궁금해하는 요스케를 보며

난 영화보는내내 유가 언니와 요스케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었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않았고 그래서 유는 그의 맘을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유의 언니는 공통의 상처이고,
요스케와 유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이다.

17살 유에게는 오해의 꼬투리로, 34살에는 "좋아해"라는 단어를 끌어내는

용기의 매개체였다.

또한 요스케의 17살에게는 대화를 이끌어내는 공통주제였던 듯하고

34살에는 순수한 첫사랑을 일깨우는 매개체였던 것 같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의 언니가 사고로 쓰러져 스스로 눈을 감고 있는 것과 반대로 

요스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눈을 뜨는 것으로 보여진다.

 

감정은 느껴지지만 오해였을수도, 진실이었을수도 있는거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않으면 진실은 알수 없는걸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요스케의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기타선율을 나도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

음악은 <카우보이 비밥> <메모리스> <허니와 클로버>의 음악감독 칸노 요코이다.

예고편~

 

요즘들어

일본영화가 부쩍 좋아졌다^^

 

 

뽀너스~~

좋아해 (好きだ, su-ki-da) MV  2005년

-->구글에서 검색해 찾은 뮤직비디오.

      영화는 영어자막이긴 하지만 11개 동영상으로 나눠 

      모두 올라와 있으니 함 구경하셈~

      첫키스장면의 동영상 댓글을 읽어보니 대부분 지루하다, 미숙해서 불쌍하다..한숨도 쉬고..

      반응이 넘 잼났다...서양애들 정서엔 아무래도 무리데쓰요...? 흐흠...

      그리고 마지막 "好きだ"라는 대사를 "I love you"로 번역한 걸보니 우리말의 "좋아해"와

      살짝 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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