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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이와이 순지 식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

CF감독과 스태프들을 감동시킨 앨리스의 발레장면.

움직임이 순수함 그 자체로 표현되는 듯하다 (씨네21에서 이미지 가져옴^^)

 

 

왜 소녀일까?

 

이와이 순지 영활 보면서 남성감독이 지닌 소녀적 감수성에
의아하고 놀랐지만 <하나와 앨리스>를 두번째 보면서 잠시 느낀건
그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가 아니라
혹시 "로리타 컴플렉스" 환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켁!


내가 넘 속세에 물들었나부다 했는데 최근 씨네21에 올라온 기사중
<일본영화의 유행이 된 소녀배우들의 힘>을 읽고나니 나의 상상이
그닥 앞서간건 아니었구나 잠시 위안하기도 했다.

 




소녀적 순수함과 아오이 유우만의 엉뚱발랄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표정이다.

 

앨리스를 연기한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는 자연스럽게 소녀다운 아름다움을

영화 곳곳에서 폴폴 풍긴다.

그녀는 비오는 날 햇빛 가리개 썬캡을 쓰고 빗속에서

쿵후인지 춤인지 헷갈리는 사이코 행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앨리스의 엉뚱함도,

우아하고 귀품있는 발레로도

자신을 표현해낼줄 아는 보폭넓은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배우이다.
엄청 까다로울 듯한 CF감독도 발레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반해
단숨에 잡지모델로 섭외해버리는 장면에서 잘 드러나듯이
소녀다운 순수함과 꾸미지 않은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앨리스라는 캐릭터의 힘도 컸겠지만 아오이 유우라는 소녀배우의 외모와 성격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것 같다.

앨리스라는 특이한 캐릭터의 생명을 아오이 유우가 잘 불어넣은 것이다

 

 

먹는모습이 이렇게 이뻐도 되는거니?^^

 

 

요즘 뜨는 단어가 "존재감"일 것이다.
최근 씨네21에서 "아오이 유우의 은밀한 매력" 이라는 기사로 그녀를
분석했다.
기자는 그녀가 남다른 존재감을 지닌 배우임을 눈치채었고

더 일찍 발견한 이는 이와이 순지 감독이다.

 

이와이 순지는 그녀(들)를 통해 자신이 표현하고자하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드러낸다.

앨리스의 미소는 순수함의 자체발광이다.
아오이 유우는 세련되게 꾸며서 아름답거나, 완벽한 이목구비의 미인형은 아니나
상대방을 바라볼때 이유없이 쌩긋웃는 그녀의 미소는 천만불 가치 그 이상이다.
의도하지 않은 그녀의 웃음을 보면서 화를 낸다거나 미워할 수 없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또하나의 매력은 자연스러움이다.

선배와의 첫데이트중에도 케익을 맛나게 먹어치우는 앨리스의 모습은

나도 스크린에 뛰어들어 케익을 뺏어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정말 맛있고 귀엽고 예쁘게 먹는다.

먹는 모습을 이렇게 다양하고 잼나며 자연스럽게 아름다움으로

끌어내는 배우는 드물 것 같다.

 

아오이 유우,

배우로서도 한명의 인격체로서도 이 매력들, 오래오래 간직하기 희망한다~

 

 

 

소녀들의 우정과 10대 성장기를 그린 영화이다.

하지만 이와이 순지 식 순수함이 영화의 생명이다. 

 

<하나와 앨리스>안에는

10대시절 친구와의 따뜻한 우정, 속세의 때가 미치기전의 순수한 인간성,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 남녀간의 아기자기하고 이타적인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가 보인다. 

쌩뚱맞지만 참 잼나는 장면이 하나있었다.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듯한 '아톰'의 등장이었다.

학교문화제중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아톰 풍선인형은

이와이 순지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아톰.

로봇과 인간 세계사이에서 인간처럼 고뇌하는 마음을 지닌

인간적인 로봇, 아톰을 스리슬쩍 보여줌으로 인해

그는 간접적으로나마

'인간성에의 회복'을 주장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관계의 가장 근원적인 토대, 휴머니즘을

순수하고 자연스러움으로 표현해내고 싶었던 듯하다.

 


하나와 앨리스를 보면서 "에고~~이뽀이뽀"를 연발한다~
내가 늙긴 늙었나보다.
선생님들이 학창시절 "니들은 젊어서 이쁜거야"라고 하는 말이

가슴에 사뭇치도록 실감나니...

10대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므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까?

 

이와이 순지도 그걸 못내 그리워하며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약아빠진 세상에게 호소하는 듯하다.

 

그 시절을 잊으셨나요?

 

 

 

정교하고 세심한 구조

 

앨리스가 40대 중년의 남성과 어색하게 데이트하는 장면이 있다.

원조교제가 사회현상의 하나인 일본에서 중년의 남성과 10대 여학생의 만남은
둘관계가 정상적이지 않음을 먼저 의심하게 했다.
앨리스가 아빠라는 호칭을 마지막 헤어질때 하지않았더라면
왠지 둘은 원조교제 분위기였다. 사회적편견과 풍조를
이와이순지는 교묘하게 비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둘은 자식과 부모관계임에도 왠지 어색하다.
둘의 만남은 정기적인듯하나 아주 오랜만에 만난 듯 어색하다.
자연스럽게 던진 한자교육에 대한 대사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이
묻어나는 매개체가 되고 친구의 부탁으로 만나게 된 남자친구와의
연결고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릴적 행복했던 시절의 상징인 하트스페이스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자연스럽게 남자친구에게로
연결시켜주는 매개가 된다.

 

다소 엉뚱한 상황설정으로 부모의 애정과 남녀의 사랑을 연결하는
내러티브가 아주 기발하며 섬세하고 잘짜여진 씨줄날줄같았다.

 

 

셋은 남자친구(선배)의 기억을 떠올리려 바다여행을 택한다.

앨리스는 행복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되고, 선배는 자신의 기억상실증이

하나와 앨리스가 꾸민 사건임을 눈치챈다. 선배를 두고 하나와 앨리스의

애정싸움이 살짝 드러나는데 삼각관계도 애들답게 귀엽다.

문제해결방법이 억척스럽고 무섭고 강하면 이와이 순지 표일 수 없다.

 

 

감성적 시선

 

가장 뭉클한 시점은 첫번째 보았을때도 두번째도 같았다.

 

붐비는 지하철에서 앨리스가 아버지와 헤어지며 묻는다.
아까 아버지가 가르쳐주었던 "워아니"의 뜻이 무엇이냐고..

"사랑해요"라는 아버지의 답이 끝나자말자 

아버지를 향해 "워아니"라고 담담하고 부끄러운듯 소녀답게 얘기한다.
아버지는 여느 잔소리쟁이 부모들처럼 웃으며 답한다.
"그럴땐 짜이찌앤(다시만나요)이라고 하는거야~"
라고 가르친다.

이건 동양의 부모들이 자식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랑한다를 외치는 적극적 표현방식에 익숙하지않은
수줍고 무뚝뚝한 듯한 동양부모의 애정표현방식..
하지만 그안에는 무한한 사랑이 묻어나는
부모의 따뜻함..그러한 사랑.
사랑하는 아버지와 일상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앨리스의
외로움과 슬픔.

이런것들이 드러나서였을까.
두번다 눈물을 찍!

 

 

이와이 순지영화가 참 좋은건 순수하고 아름다운 따스함을
현실적인 성인이 된 지금도 아련하고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느끼게 해주어서인것 같다.

 

등교길 만남. 하나와 앨리스의  귀여움과 개성이 잘 드러난 행동이다.

 

 

 

 

피에수:

최근에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영화를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한때 작은극장에서 영화팬들의 열화와 같은 사랑으로

재개봉의 영애까지 안았었다고 하는 이 영화를 난 이제서야 접했다.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쩝..

최근 잠자고 있던 세상에 찌들고 여리디여려 사라져버릴뻔한 나의 감수성을

스물스물 깨어나게 한 상콤한 영화였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찾아찾아 더 보고싶은 열망마져 생기게 만들만큼 영화의 신선도와

묘한 매력이 나를 사로잡았다.

조만간 이 영화 포스팅을 끊어버리라는 작은 희망을 품으며....접는다.

 

조제를 세상밖으로 보내준 사랑스런 츠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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