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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갱님의 [땅으로 내려온 십자가] 에 관련된 글입니다.
몇 년전 종로의 중심가에 우뚝 서 있는 종로타워(삼성증권)에 혹해서 그 건물주변을 지날 때마다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그 건물은 건축학도들에게도 유명해 건축관련 잡지마다 그 건축설계디자인을 분석 소개하는 글로 넘쳐났던 것도 기억한다.
내가 그 건축물에 넋이 나갔던건 기존 한국건축물에서 볼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와 건축재료때문이었다. 약간 안개가 낀 어슴프레한 저녁이면 그 건물은 <블레이드러너>영화안에 나 자신이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 황홀해 하곤 했던 것이다. 종로타워는 SF영화에 나올법한 미래지향적 건물이라 판단하고 한국내 건축의 예술성을 한단계 끌어올린 건축디자인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종로타워의 낮과 밤 (Naver에서 이미지퍼옴)
그런데 최근 본 그 건물은 종로의 흉물처럼 보인다.
나의 시각이 바뀐 이유는?
시각이 아니라 사고가 바뀐거겠지...
주변환경과 건축물의 어울림,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 건축물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건물하나만으로는 여전히 훌륭한 건축이겠지만 건축이란 자고로 주변경관과의 어울림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
종로의 종각과 종로타워
자연과 인간의 조화는 인류역사이다.
건축이란 무릇 그 중심에 있다. 100층이 넘는 건축물을 인간이 지을 수 있다는 건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고 그 안에는 인간의 삶이 녹아있으므로 종합예술물의 대표라 칭하기에 넘침이 없다.
건축가들은 911테러에서 건축방식의 중요한 발견을 했다한다.
철근 골격이 녹아 한꺼번에 주저앉을 수 있다고는 911이전에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불가했었고 그럴 수 있다 상상도 못했었다 한다. 그래서 철근의 연결방식을 층층마다 달라하는 건축방식과 고온에도 녹기 쉽지 않은 철근재료들을 새로 고안해내는데...911이라는 정치적 사건으로 또 하나의 건축방식의 기술적 진화가 이루어 진 것이니..인간은 대단하다.
또 엉뚱한 데로 새고 있나?ㅠ_ㅠ
정신다잡고...
건축학과 후배가 가르쳐준 덕분으로 알게 된건데 현대 건축물의 재질은 돌, 벽돌, 대리석에서 스틸(Steel)과 유리(Glass)로 넘어왔다 한다. 마천루(skyscraper. 사전적 의미는 하늘을 찌를 듯이 아주 높이 솟은 고층 건물)라 하여 권력의 끝간곳을 하늘에, 신에게 과시라도 하듯 현대적인 빌딩은 높이전쟁이다.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건축재질이 전통적인 것에서 현대적인 것으로 이전하는 건 새로울 것도 없겠지.
종로타워는 철저히 현대식 건축방식을 그대로 가져온 케이스이다. 지진에도 끄떡하지 않는 건축공법과 유리, 스틸재료로 만들어진 최신 건축 설계디자인, 대기업 삼성의 경제적 권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서울의 중심가 종로위에 거들먹 거리며 오롯이 서 있는, 자본주의의 상징물이다. 그러나 철근은 기본 골격으로는 훌륭한 건축재질이나 바깥으로 드러내면 의리번쩍한 화려함에 놀라지만 시간이 흘러 자연에 의한 마모의 정도는 흉물스럽고 추해진다. 물론 그걸 의도로 재료를 사용하는 건축가도 있지만 종로타워는 볼수록 주변환경을 헤치는 괴물같아 보인다.
강남 교보타워 (Naver에서 이미지퍼옴)
강남대로에 몇년전 교보빌딩이 들어섰다.
초기 건축되어질때부터 눈여겨보았지만 단순하고 빨간색의 벽돌 재질은 내눈을 잡아끌지 못했다. 하지만 건축이 들어선지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건축물은 내마음을 정화시켜주며 영감을 불어일으키는 예술작품중의 하나로 바뀌었다.
스위스의 유명한 건축가 ‘마리오보타’(작년에 개관한 삼성미술관 리움의 건축 설계도 디자인했다 함)에 의해 설계된 강남 교보빌딩은 구조의 단순함과 건축재질의 자연스러움이 주변 환경들과 아주 훌륭하게 어울리면서도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1층 로비의 공간과 어울리는 미술작품, 양쪽의 기둥을 이어주는 공간의 여백을 나무들로 장식하여 벽돌과 나무의 자연스러움이 한층 돋보인다.
또한 야간의 조명은 간접조명으로 직접적이고 강한 드러내기보다는 있는 듯 없는듯한 슬쩍미학으로 주변의 빛들과 조화를 이룬다.
강남 교보타워 (Naver블로거가 찍은 이미지 약간 조절해서 퍼옴)
볼때마다 행복해한다.
볼때마다 새로운걸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볼때마다 감동한다.
이런 원리는 나의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요소이다.
첫인상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
첫인상이 좋았던 느낌의 사람과 오래가지 못한 개인적 경험때문인건지는 몰겠지만..
여튼 첫인상은 첫인상일 뿐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진실이 아닌거다.
옷으로 드러나는 그 사람의 계급, 관상학적 차원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인생, 행동거지는 그 사람의 인격. 이런 것들은 상대방에게 살짝 사기를 치면 오해하게 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들이다. 물론 40살이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얼굴에서 인생이 드러나는게 맞을 가능성도 높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인상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 전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에는 반대다.
취업할때 동등한 조건일 경우 첫인상으로 적격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건 그래서 신뢰하지 못한다.
개인적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첫인상은 별루고 재수없다 판단내린 사람들 중의 몇명과의 관계가 오히려 지금까지 오래오래 소중하게 유지되고 있다.
내가 가진 선입견과 편견들을 일시에 깨트려버리는 사람들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더 좋아지고 더 소중한 건데..왜 그런지 이유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첫인상에서의 기대가 무너지면 오히려 실망감이 커서 그 감정을 오래 유지하지 못해서인건지...
실망감으로 끝나는 관계보다는 기대감을 채워가는 인간관계가 훨씬 좋은 거 같다.
오래두고 볼수록 그 사람의 진가를 하나둘 발견할 때의 그 즐거움.
그건 건축물이건 예술작품이건, 영화이건 모두에 적용가능한 소중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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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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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골짜기에 갑작스레 들어서는 전원주택단지처럼 뜬금없는 것이 없더라구요. 뭔가 있는대로 멋은 잔뜩 부리는데, 결코 아름답지 못한 흉물들... 그 안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에게는 물적 충족감이라는 환상을 심어줄지 모르겠지만, 그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미적 감각을 매우 심각하게 흐트려 놓는 그 이상한 '집들'을 볼 때마다, 아, 내가 지어도 저거보단 잘 짓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만요. ㅋㅋㅋ부가 정보
G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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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는 조화의 문제를 떠난 건물 하나만으로도 흉물이 맞습니다. 최소 높이가 1.5배 정도만이라도 높아주기만 했다면 비례면에선 점수 줄 수 있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정도의 다단계 입면분할은 100층 이상의 초고층 타워에나 제대로 적용될 디자인이죠. 현 상태로는 짱둥 짤려진 사이즈에 미학도 비례감도 무시한 난잡하기만 한 건물. 지어질 당시 건축쪽에서도 그리 좋은 의견은 듣지 못했는데..--;; 괴악한 것과 아름다운 것의 거리는 천지 차이니까요. 그에 비해 마리오 보타의 교보타워는 실로 만족스런 작품입니다. 시각적 독특함이 분명 내재되어 있으면서도 오래도록 보아 질리지 않는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는, 진정 거장의 역작입니다.부가 정보
자일리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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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집이나 사람이나 첫인상은 그리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집이나 사람이나 한번 쓰고 버리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생활을 같이해 나가야하는 관계인만큼 오래 두고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 집과 사람이 많아졌으면 합니다:)부가 정보
kanjang_gong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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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고 있는 다솜교회는 십자가가 없는(십자가는 곳곳에 있지만 구조물로 세우지 않은...) 교회입니다.부가 정보
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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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교보타워 매일 지나치게 되는데 참 마음이 차분해지는 건물이예요. 어수선한 강남의 분위기랑은 다르죠. 그래서 가끔은 생뚱맞기도 하고 가끔은 문지기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랬는데... 근데 건물이 조금만 작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아요. 건축물을 '감상'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 느낌을 잘 설명할 수는 없는데 쨌든 좀 아담했으면, 한눈에 들어오는 크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다른 건물들도... 사진을 통하지 않고서 그냥 인간의 시야로 '느낄' 수 있는 크기였으면 하는.부가 정보
san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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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는 볼때부터 괴물이라는 느낌이들었어요,강남 교보는 가끔이라도 볼 기회가 없어서 느낌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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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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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호주친구가 한국에 왔을때 지라산으로 가던중 했던 질문이 왜 산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설수 있는지였다고..아름다운 풍경을 건물들이 모두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고 살고 있었는지 쑥쓰러웠던 기억..건축가의 미학적 차이도 있겠지만 도시환경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 서울만해도 시각공해가 될만한 건축, 광고물(네온사인, 화려한 간판등)이 넘쳐나는 거 보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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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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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ya/비례의 미학..흥미로우면서도 날카로운 평가이네요.최근에 제가 관심을 두는 건축은 을지로의 SK빌딩인데요. 들쭉날쭉한 유리로 된 창문들의 비대칭적 형태가 인상적이었던..1층 로비를 네온사인 설치와 비디오 미술로 메워 전시공간으로 대체한 듯한 느낌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자일/그쵸? 자일또 그런 사람이길^^(첫인상도 좋지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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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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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맨/하하..이 포스트가 아니라 다른 포스트에 쓸 댓글이죠? ㅋㅋ교회에서 기거하고 계신거예요? 흐흠..건강하게 지내시길~
미류/크기라...거대하다는게 다 좋은것도 작은게 다 좋은것도 아니겠지만 의미있는 지적인 듯 해요. 커지는만큼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원리때문만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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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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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제 취향이 약간 변한것도 있어요. 제가 좋아했던 작가중 <코드명J>의 감독 로버트 롱고라고 있는데 그 작가의 작품이 폐품과 철로 형상을 제작한 조각품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그런 작품을 보면 삭막하고 섬?해서..인간의 맛이 나지 않아서 싫어진...괴물처럼 보여서인데.. 취향의 차이도 인정해야 하는거지만 건축은 조금 다른 측면에서 다가가야 한다고 보거든요.여튼 강남교보도 기회되면 함 보시와요~
헥헥...배보다 배꼽이 더 큰가? 댓글이 넘 길어졌군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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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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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되면 저 교보문고 빌딩 양대 기둥이 마징가제트로 합체된다고 하던데.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음;;부가 정보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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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 오~~부가 정보
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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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마징가제트는 서울대에 있다는 설도 있고 남산에 있다는 설도 있던데 교보빌딩은 3호인가^^;;;갈/첨 들어본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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