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영화 뉴욕 스토리(New York Stories, 1989)는 마틴 스콜세즈,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우디 앨런이 각각 하나씩의 에피소드를 감독했고, 우디 앨런은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세 거장의 짧은 단편들은 각각 볼거리와 개성을 연출하는데 마틴 스콜세즈가 1편 ‘인생수업 Life Lessons’을 맡았고, 코폴라가 2편 ‘죠가 없는 삶이란 Life without Joe’, 우디 앨런은 3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Oedipus Wrecks’를 맡았다.

개인적으로는 1편 ‘인생수업’에서 유명한 화가로 나오는 닉 놀테의 연기에, 그리고 그가 분하고 있는 화가 라이오넬 더비의 캐릭터가 가진 독특함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서 속물인데 그럼에도 거물 화가이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그는 젊은 화가 폴레트(로산나 아퀘트)를 조수로 두고 있다. 예술적 감성을 위해 젊은 화가를 조수로 고용해 사랑에 빠지고 그로부터 예술적 에너지를 얻지만 그 관계에 지친 여성이 떠나면 다시 좌절한다. 그 좌절 역시 예술적 에너지의 일부로 작동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는 악한은 아니며 악의도 없다. 그에게 미모의 젊은 새 조수를 구하는 건 그로서는 진실하다. 그래서 그를 미워할 수도 없다. 그러나 어쨌든 속물은 속물이다. 젊은 조수가 자신 곁을 떠날까봐 노심초사하며 그림과 인생을 교습해주겠다는 건 차라리 귀엽기까지 하다.

3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우디 앨런은 직접 출연하기도 하는데, 그의 영화가 고유의 웃음의 방정식을 갖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 영화에서도 그러한 점은 다시금 확인된다. 다소간 결말이 시시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 2편 ‘조가 없는 삶이란’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인 소피아 코폴라가 함께 대본을 썼다. 그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부1편에서 아기로 등장하는데, 대부3편에서는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의 감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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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7 13:59 2006/11/07 13:59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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