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당초 3월14일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으나 이제는 예측도 힘든 상황이다. 사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위반 2심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등 주요 사안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서 사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최근 사법부를 신뢰하기 힘든 일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판 아닌 도박판”이라고 했지만, 중앙일보와 세계일보는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둔 상황에서 사법부 불신 조장은 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尹 탄핵심판 앞두고 커지는 사법 불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사법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지층의 반발도 큰 상황으로, 윤 대통령 구속이 결정되자 극성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여론이 탄핵 찬반으로 갈라선 국면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판사와 법원 따라 극과 극, 재판 아닌 도박판> 사설에서 재판을 ‘도박’에 비유하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과거 정치권은 판결의 유불리에 상관없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대 사건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판결이 반복되면서 ‘사법부를 존중한다’는 의례적 말조차 사라졌다”며 “같은 사안을 두고 판사에 따라, 법원에 따라 완전히 정반대 판단을 한다면 누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승복하겠나.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벌어지니 현재의 사법 체계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3월28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법원이 윤 대통령 내란죄 사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 재판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사법 체계가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재판 대상이 누구고, 판사가 어떤 사람이고, 법원이 어디인가에 상관없이 일관성 있는 판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국민적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재판 대상, 판사 성향, 법원에 따라 판결이 정반대로 오가면 재판이 아니라 도박”이라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사법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판결 유리하면 “사필귀정”, 불리하면 “정치판결”>에서 “사회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극도의 분열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를 치유하는 필요조건이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 유무죄의 최종 판단은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는 헌재 결정이 곧 최종 결론이다. 사법부의 결정을 국민이 수긍하느냐는 상당 부분 정치권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분열 부추기는 사법부 불신 조장, 여야는 자중하길> 사설에서 “지금처럼 정치권이 사법부 불신을 조장해서야 헌재 결정에 권위가 실리겠나. 정치권부터 자중하지 않으면 법치가 위태로워진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경향 “헌재, 尹 파면해야”
또 주요 일간지들은 헌법재판소가 결론을 조속히 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임기가 끝나는 4월18일 전에 선고를 할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선고가 늦어지는 속사정을 알 길은 없지만 그 배경을 놓고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며 “이유야 어떻든 그 불확실성의 연장에 따른 국가적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불어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헌재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국민적 피로도는 한계 상황에 이른 분위기”라며 “최선의 숙의 결과를 내놓으려는 헌재의 고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대한민국은 깊은 내상을 입었고 그 회복을 위한 절차가 늦어질수록 상처는 깊어만 갈 뿐”이라고 했다.
▲3월28일 동아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사설에서 “재판관의 장고가 거듭되는 사이 국정 공백에 경제와 민생은 신음하고 있고, 급변하는 국제 안보·통상 질서에 대응할 리더십은 붕괴됐다”며 “한 점 흠결도 남기지 않아 불복 여지를 없애려는 노력의 과정일 수는 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밤낮없이 심리를 해서라도 결론을 앞당겨 내놓는 게 헌법 수호기관의 책무”라고 했다.
한겨레·경향신문은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내고 “내란 사태 장기화로 헌정 불안이 깊어지는데도 헌재는 도대체 언제까지 탄핵 선고를 미룰 것이냐는 아우성이 극에 이르고 있다”며 “만에 하나 일부 보수 성향 헌법재판관이 특정 정치 세력의 의도대로 선고 일정을 미루고 있다면, 헌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재판관의 사명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신중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며 “헌정을 파괴한 내란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 우두머리가 여전히 국가원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 자체가 헌정 위기의 지속”이라고 했다.
▲3월2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를 대혼란에 빠뜨린 위헌·위법적 행위로, 파면밖에 답이 없다는 걸 평범한 시민들도 다 안다”며 “헌재는 내란을 막아낸 시민의 분노와 저항이 자칫 헌재로 향할 수도 있는 실로 엄중한 국면임을 알아야 한다. 헌재는 더 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고 윤석열을 조속히 파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산불 장기화, 2G·3G 피처폰 이용자는 재난문자 못 받아
영남 산불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에서 주기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대책 마련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국일보는 4면 기사에서 산불 대피 정책이 재난문자 위주이며, 이마저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경북 북부를 휩쓴 초대형 산불로 인명과 재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문자’가 대피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피처폰을 쓰는 일부 주민은 재난문자를 아예 받지 못했다. 구형 휴대폰엔 당국이 재난문자 발송에 활용하는 ‘CBS를 탑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3월28일 조선일보 5면 보도
조선일보는 5면 보도에서 불에 잘 타는 침엽수 비율이 산림의 50%가 넘고, 산길도 부족해 진화 효율이 적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기상 여건 외에도 침엽수림과 임도 부족이라는 우리나라 산림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며 “침엽수는 기름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산불이 발생하면 불쏘시개나 화약 역할을 한다. 산불 진화용 인력과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산길인 임도가 제대로 조성됐다면 진화 작업이 수월했겠지만, 울창한 숲 경관을 해친다며 환경 단체와 산주들이 반대했던 게 대형 산불로 돌아왔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례적 강풍으로 불이 무섭게 번졌다곤 하지만 이번 산불은 우리의 취약한 방재 능력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지자체들은 산불이 지자체 경계에 도달해서야 대피 경보를 내린 경우가 많았고, 그마저 어디로 피하라는 안내도 없이 막연히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라’고 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산림청이 2년 전 헬기·진화인력 확충 등 내용을 담은 산불백서를 냈음에도 큰 변화는 없다면서 “지자체의 재난 매뉴얼 정비 등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체계적 시스템이라도 갖춰야 한다. 큰 산불이 날 때마다 비 오기만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노후하고 부족한 소방 헬기 등 진화 역량, 보호장구·교육이 충분하지 않은 산불 진화대원 운용, 주로 고령층인 지역 주민 대피 시스템 등의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산불 대형화의 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예방·대응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거듭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당장 급한 것은 산불 진화와 이재민 지원에 정부, 지자체, 정치권, 민간의 총력을 모으는 일”이라고 했다.
▲3월28일 매일신문 3면 보도
산불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영남권 지역의 신문사들은 산불 피해 상황을 상세히 전했으며, 특히 현지 주민들이 겪는 피해에 주목했다. 매일신문은 3면 보도에서 “이재민들은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대피 사흘째를 맞아 청송국민체육센터는 텐트 부족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홀로 온 주민들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불편까지 겪고 있다”며 “주민들은 긴급한 텐트 추가 확보와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3월28일 대구일보 1면 보도
대구일보는 1면에서 “어마어마한 지역에서 6일째 발생한 불연기와 재, 매캐한 냄새는 이제 260만 경북도민들의 일상을 장악,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특히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을 정도’여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저리가라 할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의료계는 해당 지역에 고령자, 치매 등 만성질환자가 많은 만큼 이번 산불이 향후 지역민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25% “무대응이 정부 대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3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된 외국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영향이 한국에 미치게 됐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 대책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장관 주재로 긴급 민관 합동대책회의를 열었다지만, 비상대책은 4월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며 “무대책을 대책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 관세 부과가 예고된 게 언제인데 아직도 종합대책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이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 성격을 고려했을 때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부가 최대한 관세 유예나 면제를 받아낼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쏟아야 한다”며 “트럼프가 이번엔 ‘예외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거래를 선호하는 그의 성격상 여지는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시간이 많지 않지만 협상 여지는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발효 직전 유예한 바 있다”며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는 시행 시점이 ‘5월 3일 이전’으로 모호하다. 협상용 카드일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부산일보는 정부가 완성차 업체 중심의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일보는 사설에서 “현대차가 미국에 30조가 넘는 투자를 약속한 것처럼 직접 미국에 진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동남권 자동차 부품업체로서는 그것도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라며 “완성차 업체의 미국행 이후에는 현지 부품업체들로 부품 공급체인을 바꿀 가능성도 크므로 지역 부품업체는 궤멸적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12·3 내란의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매달 545만원의 군인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장관이 사퇴 뒤 연금 수령을 위한 ‘재퇴직 신고서’를 제출한 사실은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연금액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 1월부터 매달 540만원(세전) 안팎의 연금을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11월 군에서 전역한 뒤 월 450만~490만원의 연금을 받아오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뒤 대통령경호처장과 국방부 장관 등을 맡으며 연금 수령이 정지됐다. 비상계엄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사표를 낸 그는 하루 뒤인 12월5일 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하자 곧바로 연금 재수령을 신청했다.
군인연금법에 따르면 △복무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나 △징계로 파면된 경우 △금품 및 향응수수 또는 공금의 횡령·유용으로 해임된 경우에만 연금 수령이 제한된다. 김 전 장관이 민간인 신분인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벌인 내란 관련 혐의로는 형이 확정되더라도 연금 수령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까닭에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 전역한 뒤에라도 내란죄나 그에 준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군인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추 의원은 “군인연금은 국가를 위한 봉사에 대한 보상인데 국가의 안보와 질서를 위협하거나 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키려는 범죄적 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이 연금 혜택을 유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모순”이라며 “군인연금법을 개정해 범죄자에게 경제적 이득을 주지 않고, 사회적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선고가 지연될수록 우리 사회가 감당할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27일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며 "산불 확산에 따른 걱정에 더해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우려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이 끝난 지 이틀 후 회견에서 "겸허한 자세로 헌재의 최종 심판을 기다리고자 한다"고 했으나, 이날 직접 담화문을 발표하게 된 데 대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국론은 분열되고, 여러 현안에 대한 국가의 대응능력도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며 "국민의 삶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매일 아침 헌재의 선고기일 통보 기사를 검색하는 것이 국민의 일상이 되어서야 하겠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사회의 혼란과 국민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렀다", "국민들이 앞으로 치러야 할 대가도 탄핵 결정이 지체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며 "밤을 새서라도 평의와 결정문 작성을 서둘러 탄핵 선고가 이번 주를 넘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문재인 "헌재, 尹 탄핵 선고 이번주 넘기면 안돼")
우 의장은 "국회는 이번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당사자이다. 대통령 탄핵소추 청구인이자, 12.3 비상계엄의 피해기관"이라고 국회의장이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며 "헌재의 선고기일 미확정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깊어지고, 국가 역량도 소진되고 있다. 공권력은 탄핵 찬반 집회 대응과 산불 대응이라는 두 가지 큰 과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다음달 1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점, 지난달 헌재의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대한 '위헌' 판단에도 임명이 미뤄지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며 "헌재 선고에 대한 새로운 억측이 생기고, 이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 또한 짚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국가 시스템이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은 헌재에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국민의 시간 없이는 헌재의 시간도 없다"며 "헌법재판관들은 최대한 신속하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려달라. 선고가 지연될수록 우리 사회가 감당할 혼란이 커질 것이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이 치르게 된다"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속히 임명해야 한다"며 "명백한 위헌", "(대통령 권한)대행이 스스로 헌법 위반의 국기문란 상태를 끌고 가면서 국민께 어떤 협력을 구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다만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전원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은 "전원위와 관련된 국회의장의 공식 검토는 없다"며 "최상목 (전) 권한대행 탄핵은 최 대행의 국기문란과 진배없는 헌법 위반에 대해서는 심각한 상황을 의장이 인식하고 있지만 탄핵소추를 단행해야 한다, 추진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체 상황 등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7일 광화문 광장에서 총파업·총력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7일 총파업에 나섰다. 민주노총 조합원만 전국에서 10만여명이 총파업에 나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일반 시민과 대학생들도 이날 하루 일상을 접고 광장으로 대거 쏟아져 나왔다. 주권자 시민이 세상을 멈추고, 헌법재판소(헌재)를 향해 ‘윤석열 파면 선고’를 명령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16곳의 지역에서 총파업·총력 투쟁에 나섰다. 수도권 조합원 3만여명은 서울역과 명동역, 서울고용노동청 앞 등 서울 각지에서 행진하며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민주노총은 한주 한주 지연되는 헌재의 선고를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 지난 20일 총파업 투쟁 계획을 확정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전 조합원에게 주·야 2시간 이상 파업 지침을 내렸고, 공공운수노동조합도 파업을 비롯해 총회, 교육, 연가, 조퇴, 준법투쟁 등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일손을 멈췄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오늘 우리 민주노총은 사즉생의 각오로 사생결단의 각오로 투쟁을 결심하고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며 “3월 14일이면 헌재가 판결하겠지 기대했다. 21일이면 결론이 나겠지 기다렸다. 28일이면 이제 파괴된 일상을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내했다. 그러나 헌재는 오늘까지도 윤석열의 파면 선고를 지연하고 있고, 무려 4개월 동안 이 나라는, 우리의 사회는, 우리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감옥에서 웃으며 걸어 나오고, 내란에 부역했던 자들이 뻔뻔히 얼굴을 쳐들고 다니는 지금, 도대체 헌재는 무엇을 더 기다리고, 무엇을 더 논의해야 한단 말인가”라며 “헌재는 민주주의를 배반했다. 헌재는 주권자의 명령을 배신했다. 이제 헌재도 기대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이라고 직격했다.
양 위원장은 총파업 투쟁에 동참한 조합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 역사에 민주노총이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투쟁한 날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그 가치를 확인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더욱더 기세 높게 전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멈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이 나라 민중들은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다. 모든 투쟁의 동력을, 모든 화력을 헌재로 향하자. 민주노총답게 사생결단의 각오로 당차게 투쟁하자”고 힘줘 말했다.
총파업에 동참한 한국지엠지부 한규백 지부장도 “이제 다시 새로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내란 잔당이 발붙일 수 없는 온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학교에서 그냥 있을 순 없어서” “직장에서 일하면서 소리칠 순 없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갈 수 없는 시민 모두 ‘총파업’
27일 총파업·총력투쟁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오 일부와 이들과 함께 행진하기 위해 기다린 시민들. ⓒ민주노총
이날 장관은 일반 시민과 합류한 순간이었다. 대학생들은 동맹 휴강의 방식으로 총파업에 동참했고, 일반 시민들도 하루 연차나 반차를 내고 거리로 나왔다. 시민들 역시 신촌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출발했는데, 각 중간 지점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만나 함께 행진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만나 거대한 물결을 이루자,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도 일제히 멈춰 사진을 찍거나 손을 흔들며 응원을 보냈다. 총파업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에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며 연대했다.
특히 이화여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이 학생들의 동맹 휴강을 지지하며 출석 확인을 생략하거나, 수업을 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25학번 한 학생은 이날 민중의소리와 만나 “다행히 교수님들이 오늘 총파업하는 날이니 안 와도 된다고 공지를 올렸다. 교수님이 공지하지 않았어도 자체 휴강을 하고 총파업에 함께했을 것”이라며 “작년에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많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거리임에도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온 대학생들도 있었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23학번 김민교 씨는 “학교에서 그림 그리고 있기에는 시국이 좋지 않아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며 “이렇게 나오는 것도 너무 피곤하니 헌법재판관들이 빨리 선고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일상을 멈추고 광장으로 나온 시민도 많았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선 모 씨는 “헌재 개수작 마라”, “헌재 해체! 존재 이유 없음”이라고 적힌 피켓을 직접 만들어 총파업 대회에 함께 했다.
선 씨는 “너무 절박한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아서 이렇게 머릿수라도 채우고, 꿋꿋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참석하게 됐다”며 “이전까지만 해도 서로 의견 일치를 보려고 토론 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을 안 믿게 됐다. 매일을 ‘되겠지,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보냈는데, 이미 그런 생각은 깨졌고 지금은 ‘당장 파면 선고를 내놔라’는 심경”이라고 말했다.
의료업에 종사하는 김진희 씨도 이날 하루 업무를 일찍 마쳤다. 김 씨는 “화나고 분노스럽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게 많은데 직장에서 일하면서 소리칠 수는 없으니까, 소리치면서 풀고 싶어서 동참하게 됐다. 제가 살려고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최후 변론이 끝난 지도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날 지경”이라며 “헌법재판관들은 국민 인내심 테스트 그만하고, 이제 상식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신속한 파면 선고를 주문했다.
이번 주에도 헌재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민주노총은 더 큰 투쟁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하루 뒤인 27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다시 소집하고, 내달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 계획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윤석열을 끝장내는 투쟁, 이 나라의 내란 세력을 뿌리 뽑는 투쟁, 제대로 된 총파업·총력 투쟁으로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도 번지고 25일 거센 바람을 동반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청송읍 달기약수탕 인근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탔다. ⓒ 조정훈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5일 저녁 청송읍 달기약수탕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5일 저녁 청송읍 달기약수탕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을 거쳐 청송과 영양, 영덕까지 번진 가운데 청송의 최대 관광지인 달기약수탕 인근 식당 대부분이 화마로 인해 마치 전쟁터처럼 초토화됐다.
27일 찾은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달기약수탕 주변 도로. 도로 양쪽은 화마가 휩쓸고 간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검게 탄 재만 가득했고 식당들은 대부분 불에 타 무너지거나 검게 그을린 채 뼈대만 남아 있었다.
옷 하나 챙겨 나오지 못한 주민들
윤희칠 약수탕 번영회장은 "약수탕 인근 식당 21채가 전소됐고 우리 집도 전소돼 오갈 데 없게 됐다"라며 "억장이 무너지는데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라고 허탈해했다. 그는 "경로당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는데 불탄 집에 가보기도 싫다. 너무 안타깝다"며 "복구가 시급한데 우리들만 그런 게 아니라 주위에 민가도 많이 불에 타 보채지도 못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침낭이나 세면도구는 지원해 주는데 여기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옷가지 하나 챙겨오지 못했다"며 "가장 불편한 게 옷을 갈아입지 못하는 것이다. 구호품을 나눠주는데 옷은 나눠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5일 저녁 청송읍 달기약수탕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5일 저녁 청송읍 달기약수탕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청송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25일 저녁 청송읍 달기약수탕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집이 불타는 걸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뼈대만 남은 집에서 뭐라도 하나 건지기 위해 둘러보던 장위동(65)씨는 "워낙 불이 빠르게 다가오니까 도망가기 바빴다"라면서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지옥 같은 상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원체 급속도로 번지니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소방차라도 한 대 있었으면 이렇게 큰 피해는 안 당했을 것"이라며 "화재가 워낙 광범위하게 번져나가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정창원씨는 검게 탄 자신의 차량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25일 오후 4시 30분쯤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고 아버지를 먼저 대피시켰다"라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집 주변에 호수로 물을 뿌리며 대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빨리 대피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지인의 전화에 대피했다가 다음 날 새벽 2시께 집으로 돌아왔다는 정씨는 "멀리서 보는데 집이 1층부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며 "가스통이 터질 것 같아 다시 피했다가 두 시간 뒤 와보니, 1층은 다 탔고 2층도 타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씨는 "집이 없어지고 차량도 불에 탄 모습을 보니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난다"며 "당장 돌아갈 집이 없으니 막막하고 눈물만 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으로 번지면서 청송군 청송읍 달기약수탕 인근 건물들이 대부분 불에 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 조정훈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면서 청송에서도 많은 건물이 불탄 가운데 한 창고의 사과박스가 불에 타 나뒹굴고 있다. ⓒ 조정훈
▲ 청송군 청송읍 달기약수탕 인근 과일창고가 지난 25일 화마에 불타 건물 뼈대만 남아 있다. ⓒ 조정훈
이날 청송군민체육센터에는 청송읍과 파천면에서 불길을 피해 온 131명이 걱정과 불안으로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서성환(75)씨는 "80년 된 한옥이 완전히 불에 타서 흔적만 남았다"며 "부부가 겨우 몸만 피해서 나왔는데 엉망이다. 눈물밖에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파천면 관2리에서 피신했다는 안문달(55)씨는 "경남 의령이 고향인데 이곳이 좋아 12년 전 이사왔다"며 "파천면이 제일 피해가 심하다. 우리집 뒤에 대나무밭이 있었는데 집과 함께 다 타고 없다"라고 망연자실했다.
그는 "산불이 덮칠 때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산꼭대기에서 불이 내려오기 시작하고 그 불이 금세 옆에 있는 산으로 옮겨 붙었다"라며 "집에 차양막을 쳐놨었는데 갑자기 불이 붙어서 너무 위험해 도망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관들 고생 많아... 빨리 불길 잡히길"
▲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 째 확산되면서 청송 주왕산도 화재가 발생하자 27일 오전 소방헬기가 불을 끄고 있다. ⓒ 조정훈
▲ 경북 청송군 주왕산에 있는 천년고찰 대전사에서 산불로 인한 화재를 대비해 건물에 방염포를 씌우고 있다. ⓒ 조정훈
▲ 방염포로 씌워놓은 청송 대전사 대종. ⓒ 조정훈
의성 고운사가 불길에 전소되고 주왕산으로 불길이 확산하자 소방당국은 주왕산 장군봉 아래에 있는 대전사를 지키기 위해 소방차를 동원해 절 주변에 물을 뿌리고 방염포를 덮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인 은해사의 말사인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고려 태조 2년(919년) 눌음스님이 이곳에서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의 명복을 빌면서부터 대전사로 불린다.
이곳에는 보광전을 비롯해 석가여래삼존불(경북도 유형문화재 제356호)과 명부전 지장탱화(경북도 유형문화재 제468호), 명부전 지장삼존 및 시왕산(경북도 유형문화재 제469호) 등의 유형문화재와 사적비, 보광전 앞 3층 석탑 등이 있다.
소방당국은 대전사 보광전과 3층 석탑, 대종 등을 방염포로 감싼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주왕산을 통해 이곳으로 불이 확산되지 않도록 소방헬기를 동원해 방어했다.
대전사 부주지인 기함스님은 "고운사가 전소된 것을 보고 이곳도 위험할 것 같아서 대부분의 건물에는 방염포를 덮어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중요 문화재는 인근 박물관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기함스님은 "화선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산을 타고 남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어제부터 소방관들이 많이 고생을 하고 있다. 빨리 불길이 잡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청송군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청송읍과 파천면, 진보면, 주왕산면, 안덕면 일원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청송에서만 3명이 사망했다. 1명은 실종됐으며 중상자도 1명으로 집계됐다. 또 주택 537채와 창고 57채 등 건축물 594동이 불에 탔고 주민 623명과 시설입소자 330명 등 953명이 청송국민체육센터 등에 대피해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의성 62%, 안동 63%, 청송 80%, 영양 60%, 영덕 55%의 산불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로마 시간으로 3월 21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의견을 담화문 형식으로 진솔하게 밝혔다. 유 추기경은 2021년 6월 한국인 성직자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발탁되었고, 2022년 5월 29일 한국인으로서 네 번째 추기경에 임명된 분이다.
담화문은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수도자, 형제자매님들” 뿐만 아니라 “동포 여러분!” 인사로 시작된다. 한국 가톨릭에 보내는 편지를 넘어 한반도 안팎 전 세계 동포들에게 바치는 공개편지 성격의 담화문을 유 추기경은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고국에 전달했다.
교황의 아르헨티나 쿠데타 기억과 겹치는 추기경의 비상계엄
유흥식 추기경의 담화문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성직자 개인 입장이 아니라, 교황청 즉 바티칸 시국의 장관 중 한 사람으로서 발표한 것이다. 교황청 소속 장관이 교황 의중에 관계없거나 교황청 입장과 반대되거나 동떨어진 의견을 공개편지로 드러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유 추기경의 담화문은 교황의 의중에 깊이 연결되고, 교황청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재작년 7월 22일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라자로 유흥식' 북콘서트에서 인사하고 있는 유 추기경. 2023.7.22 연합뉴스
“평안하십니까?” 유 추기경의 담화문 첫 인사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평안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저와 가까운 언론에 종사하는 분들, 사회 지도층과 종교계의 많은 분이 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건강을 걱정하고, 비상계엄 후의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어려운 현실에 대하여 저의 솔직한 의견을 표시해 줄 것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유 추기경의 솔직한 의견을 기대했고, 유 추기경은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유 추기경은 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 넘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우선 소개했다. 교황은 끊임없이 넓은 마음을 가져달라고 요청하였고, 서로 존중하는 삶과 어려운 이들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촉구하였다.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 있을 때 가장 먼저, 가장 깊이 고통받는 사람은 평화로운 시절에도 어려웠던 사람들입니다. 개인의 문제보다 구조적으로 가난하고 힘겨운 삶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이들에 관한 관심과 보살핌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을 모른 척 외면할 수 없습니다” 라고 고백한 유 추기경은 “지난해 말 고국에서 벌어진 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유 추기경의 그런 참담함은 1976년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군사쿠테타와 그 독재정권 동안 3만여 명이 학살된 쓰라린 역사를 겪은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양심이라는 보루가 빛을 잃은 사회
”다행히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해제를 의결함으로써 국가적 비극으로 치닫는 일은 일단 멈추었고, 수많은 국민이 추위를 뚫고 광장과 거리로 나와 함께하면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라고 유 추기경은 회상한다. 신속하게 계엄 해제를 의결한 국회와 광장과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유 추기경은 치하하고 있다.
“벌써 시간은 혹한을 지나 3월 하순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은 채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왜 아직도 상황이 정리되지 않고 있느냐는 유 추기경의 반문은, 내 생각에, 헌법재판소 8인의 재판관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법은 상식과 양심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인간 사회의 최후 보루입니다. 따라서 되도록 상식과 양심 안에서 해결될 수 있어야 좋은 사회입니다.” 법이 인간 사회의 최후 보루라면, 상식과 양심은 인간 사회의 최초 보루 아닌가.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양심이라는 말이 빛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이미 법에만 저촉되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도 된다는 마음을 넘어,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마음이 자리 잡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내란을 일으킨 사람들과 내란 세력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우선 지적해야 옳다.
”누구보다 정의와 양심에 먼저 물어야 하는 사회 지도층이 법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 내란 세력과 그들에 동조하는 정치인, 지식인, 종교인, 검사, 판사, 변호사들은 이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것이 정의와 양심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호소합니다”라고 유 추기경은 말한다. “되어야 할 일은 빠르게 되도록 하는 일이 정의의 실현이며 양심의 회복입니다. 우리 안에, 저 깊숙히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헌법재판소 8인의 재판관이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판결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법률적 판단까지 가지 않더라도, 정의와 양심의 소리만 듣는다 해도, 벌써 판결이 나왔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헌법재판소 8인의 재판관은 오직 정의와 양심의 소리만 경청하라는 말씀이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굴복하거나, 어둠의 손길로부터 올 수 있는 온갖 유혹과 억압에 휘둘리지 말라는 간곡한 요청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습니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주십시오.” “이제 올바르면서도 조속한 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 대한 시시비비를 명백히 밝혀주시길 촉구합니다.”
유 추기경은 헌법재판소에 두 가지 요구를 분명히 하고 있다.
1. 헌법이 말하는 정의로운 판결을 하라.
2. 빨리 판결하라.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답게 살라”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이 어쩌면 모든 회복의 출발일지 모릅니다.” 윤석열 내란 일당을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일부 그리스도인에게 주는 말씀이다. 윤석열 내란 일당을 지지하는 행동과 발언은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바티칸에서 추기경 유흥식 라자로 드림” 인사말로 담화문은 끝난다. 사는 곳 바티칸에서 말한다는 뜻보다 바티칸 입장에서 말한다는 뜻이다.
유 추기경의 담화문을 나는 이렇게 요약한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즉시 파면하라. 헌법재판소 8인의 재판관은 오직 정의와 양심의 소리만 들어라. 대한민국 국민들도 정의와 양심의 소리만 들어라. 윤석열 내란을 지지하고 동조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예수가 판사를 싫어한 이유’ 제목으로 실렸던 2023년 3월 22일자 <시민언론 민들레> 칼럼 마지막 단락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온 세상이 사라지고, 성서 말씀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대한민국 검사 판사들의 악행은 세상 끝날까지 일점 일획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겼다” 다시 한번 연대 힘 체감
윤석열 파면까지 123인 단식 결의
“우리의 연대는 늘 따뜻하다”
“시민·농민 연대 승리..총파업 결의”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트랙터를 돌려받은 농민이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다. ⓒ 김준 기자
남태령에서 자하문까지, 농민과 시민이 또 한 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찰에게 압류당했던 트랙터를 되찾은 거다. 트랙터가 운행되자 시민들은 연신 “이겼다”를 외치고, “수고했다”며 서로를 다독였다. 다시 한번 연대의 힘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트랙터를 뺏으려다 체포된 정용준 상황실장도 석방됐다는 희소식을 전했다.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치는 연대의 함성은 오늘도 계속되었고, 총파업을 앞둔 결의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거리 위에 모인 노동자, 농민, 시민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27일 총파업으로 세상을 멈추자” 외쳤다.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한국노총이 합류하자 환호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빌 틈 없이 밀려드는 연대 물결
두 번째 남태령 대첩에 연대 물결은 밤을 꼬박 새운 다음 날에도 멈추지 않았다. 자하문로 사거리를 주권자, 여성, 인권, 환경을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가 메웠고, 이들의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는 한국노총과 시민들이 다시 채웠다.
2시 시민사회단체 결의대회가 끝나자,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전국단위노조 대표자대회 및 간부 결의대회’를 마친 한국노총이 마무리 집회를 위해 트랙터가 붙잡힌 자하문로 사거리로 합류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은 “윤석열 파면이 늦어질수록 국가의 분열과 혼란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노동자와 농민이 함께해 반드시 윤석열을 파면시킬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27일 서울비상행동 123인이 동조 단식을 선언했다. ⓒ 김준 기자
윤석열 파면까지 123인 단식 결의
앞서는 서울비상행동 123인의 시민사회 대표와 활동가들이 동조 단식을 선언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너무도 당연한 윤석열 파면인데, 헌재가 차일피일하는 동안, 사회 정치적 혼란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일(27일) 있을 총파업에 함께 해달라”고도 호소했다. “노동자는 파업으로, 학생은 휴업으로, 시민들은 잠깐 멈춤으로 시민 총파업에 함께 하자”고 말하며 “서울 비상행동은 이러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오늘부터 조기 단식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27일 동조 단식 기자회견에 환호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우리의 연대는 늘 따뜻하다”
19시 본 집회 전까지 시민들은 발언을 이어가며 빈자리를 채웠다. 페미니스트이자 어제 남태령부터 계속 함께하고 있다고 밝힌 시민은 “어제 발언했는데 화나는 일이 많아서 다시 발언대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남태령 지하철역에서 내란동조 세력에게 많은 욕을 먹어서 오래 살 거 같다”고 말하며 “‘알바비 얼마 받았냐’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3개월 넘게 깃발, 깃대비, 왕복 버스비, 간식비까지 모두 돈을 내고 다닌다”며 “그들은 돈을 받으면서 모이나 보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의 연대는 늘 따뜻하다”고도 말했다. 탄핵반대 집회 참여자들이 찬성 참여자들에게 시비를 걸고, 막말과 욕설을 내뱉으며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점을 지적한 거다. 그는 “비상행동의 이름처럼 사회 대개혁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을 완전히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말하며 끝으로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자들에게도 연대할 것”이라고 발언을 마쳤다.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시민과 연대한 농민은 승리한다, 가자 총파업으로”
시간이 지나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 정당,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자하문 사거리는 금세 가득 찼다. 이때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발언대에 선 김현정 민주당 의원이 “집회를 마치고 트랙터를 돌려주고 운행을 허용한다”는 소식을 전한 거다. 김 의원은 “우리가 승리한 것”이라며 “ 이제 우리 민주 헌정 수호 세력들이 하나로 뭉쳐서 반헌법 세력들을 처단하자”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모두 내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연대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네 아이의 아빠이며 민주노총 조합원이라고 밝힌 안준영 씨는 “12월 3일부터 이어진 이 친위쿠데타의 현실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을 억압하고 폭력으로 제압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일상을 되찾고 이 분노를 모아 조합원으로서 총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이 파면되는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며 “함께 해달라” 호소했다.
감기몸살을 앓고 있다는 한 시민은 “이 위태로운 상황을 끝낼 수 있는 힘,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이런 힘은 이 광장에 선 투쟁하는 우리들에게서 나온다”며 “우리가 주인임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파업으로 세상을 멈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봉준투쟁단 서군대장을 맡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이갑성 부회장은 “정봉준 투쟁단이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고 작년에 윤석열을 구속시켰다”며 “농민들이 다시 올라왔기 때문에, 승리했기 때문에 상황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누구보다도 앞장서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며 참석자들에게 “이제 여러분들 발 쭉 뻗고 자라”고 독려했다.
집회 이후 참석자들은 헌법재판소까지 행진했다. 경찰 측은 참석자들이 헌법재판소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막아놓은 경찰차를 빼고 트랙터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27일 트랙터와 함께 행진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27일 남태령에서부터 올라온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농민과 연대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 김준 기자 김준 기자 jkim1036@gmail.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15일 1심에서 10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는데 극적으로 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26일 이 대표의 항소심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대표의 발언을 허위로 볼 수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가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라고 답하고 △같은 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특혜 논란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용도 변경에) 응한 것”이고 말한 부분을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사람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인식’에 해당하는 것이라 ‘행위’에 관한 허위 발언을 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대상이 아니라고 봤고, 국토부 관련 발언은 ‘과장’이지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27일 아침신문들은 1면에 이 소식을 다뤘는데, 언론사마다 각각 다른 논조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앞으로 우리 선거는 거짓말 천국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표를 향해 “대선을 향한 날개를 달았다는 착각에 빠져선 안 되고, 겸손해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검찰이 야당 대표를 죽이려 무리하게 표적 수사·기소했다”라고 했다.
▲27일 한겨레 1면.
이재명, 극적 무죄…조선일보 “앞으로 우리 선거 거짓말 천국 될 것”
조선일보는 그동안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유죄를 받은 전 의원들을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는 5면 <유죄 받은 의원들 “형평성 어긋난 판결… 선거 때 허위사실 공표 경쟁 벌어질 것”> 기사에서 윤두환 전 한나라당 의원, 설훈 전 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4명의 전 의원들을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는 <李 선거법 2심 무죄, ‘거짓말 천국 선거판’ 되나> 사설에서 “김문기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때 핵심 실무자였다. 김씨가 극단 선택을 하자 이 대표는 김씨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이 대표는 김씨를 모른다고 해 대장동 사건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이는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대장동 비리라는 대형 사건의 책임과 직접 관련된 문제다. 판결처럼 단순히 ‘주관적 인식’이라고 일축할 성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7일 조선일보 5면.
이어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 유기 등으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용도 변경을 해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남시 문건에 국토부가 용도 지역 상향을 압박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성남시와 국토부 공무원 20여 명도 “협박은 없었다”고 증언했다”라며 “그런데 2심은 이것이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했다. 협박 여부가 어떻게 의견 표명이 될 수 있나. 2심은 또 이 발언이 이 대표가 한 ‘행위’에 대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무죄라고 했다. 선거법은 피의자가 한 행위에 대한 거짓말을 처벌토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도 상향의 결정권자가 용도 변경을 해주고 나중에 문제가 되자 있지도 않은 ‘협박’ 때문에 해줬다고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궤변처럼 들리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앞으로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는 사문화될 것이고 우리 선거는 거짓말 천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27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李 선거법 위반 2심 ‘전부 무죄’… 다 뒤집힌 1심 판단> 사설에서 “이번 판결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선을 향한 날개를 달았다는 착각에 빠져선 안 된다. 우리 정치의 극단적 양극화는 그 책임이 한쪽엔 윤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 여당의 종속적 위상이, 다른 한쪽엔 국회 권력을 쥔 이 대표와 민주당의 오만과 폭주에 있었다. 이 대표는 겸손해져야 한다. 그의 거침없는 언사가 늘 논란과 화근의 대상이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 대표로선 여전한 사법리스크 못지않게 고난도 ‘신용 리스크’를 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다른 의혹들로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충실히 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 2심 무죄… 모든 의혹 면죄부는 아니다> 사설에서 “하지만 이번에 무죄가 선고됐다고 해서 모든 사법리스크에서 면죄부를 받은 게 아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위증교사 의혹,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등 다른 4개 재판도 받고 있다”며 “그동안 문서 미수령, 재판 불출석, 기일 변경 신청,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등 온갖 지연 전략을 써 왔다. 선거법 위반 사건도 기소에서 항소심 판결까지 909일이 걸렸다. 이 대표가 이제라도 ‘자연 꼼수’를 버리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겨레·경향 “검찰, 무리하게 표적 수사·기소”
2심 판결 후 이 대표는 법원 앞에서 “사필귀정 아니겠나”라며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쓴 그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 개선을 위해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나.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심 갖고 모였는데,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불은 번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나.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27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이재명 선거법 무죄, ‘정치검찰’의 기소가 유죄다> 사설에서 “윤석열 정권과 한몸이 돼 이 대표를 먼지 털듯 수사한 검찰은 전례 없이 낙선한 대선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표적 기소했다. 이번 판결로 이 같은 검찰의 정치보복 행위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 이 대표는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는 법인카드 10만4천원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수백 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별건의 별건으로 가지를 쳤다. 백현동 사건의 경우 20년도 더 지난 사건을 꼬리에 꼬리를 물듯 수사해 찾아낸 것이다. 핵심 증인에 대한 검찰의 플리바게닝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는 방대한 규모와 집요함만으로도 유례없는 정략적 수사·기소로 기록될 만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면 검찰은 형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인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를 대놓고 석방했고, 김건희 여사의 명백한 범죄 혐의에는 눈을 감았다. ‘국민의 검찰’이 아니라 오로지 ‘윤석열의 검찰’임을 스스로 온 세상에 폭로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검찰의 정치적·편파적 행태는 기어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경향신문은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 ‘내란 극복·통합’ 리더십 발휘하길> 사설에서 “검찰은 현 정권 들어 이 대표를 기소한 사건에서 2전2패를 기록 중이다. 윤석열의 정적인 야당 대표를 죽이려 무리하게 표적 수사·기소를 했다는 지적을 가벼이 듣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진숙 방통위, 신동호 EBS 사장 임명에 경향·한국일보 “폭주 규탄”
EBS 사장에 내정설이 불거졌던 신동호 EBS 이사가 임명됐다.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26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사장 후보 8명 중 신동호 EBS 이사를 사장에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임기는 26일부터 2028년 3월25일까지 3년이다.
▲26일 방통위 회의 주재하는 이진숙 위원장. ⓒ연합뉴스
2인 방통위 운영은 법원 판단에서 위법성 논란이 있는 데다 임명권자인 이진숙 위원장과 신동호 후보가 과거부터 이어온 관계는 이해충돌위반일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신동호 이사가 과거 이진숙 위원장이 MBC 기획조정본부장 시절 아나운서국장이었고, 미래통합당에도 함께 소속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조 EBS지부는 앞서 지난 25일 이 위원장을 기피 신청했으나, 방통위는 “기피신청권 남용”이라며 각하했다. EBS지부는 지난 17일 EBS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임명권자인 이 위원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EBS지부는 “이진숙 위원장과 ‘MBC’ ‘미래통합당’ 등 소속 동료 관계였던 신동호가 사장 지원을 하게 되면서 이 위원장이 사장 후보 심사에 참여해 공직자 이해관계 충돌이 의심된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신 후보 사장 임명을 강행하자, EBS지부는 27일 오전 8시부터 신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진행한다.
▲27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위법·자격’ 시비 EBS 사장 임명, 2인 방통위 폭주 규탄한다> 사설에서 “. 이진숙 위원장·김태규 부위원장의 2인 체제 방통위가 공영방송 인사에 개입하는 건 위법하다는 비판도 무시하고, ‘내정설’ 돈 인사를 알박기한 것이다. EBS 노조가 전날 이 위원장에 대해 공정한 심의·의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기피신청을 했지만, 방통위는 임명을 강행했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 정국에 공영방송을 정권 입맛에 맞게 바꾸려는 방통위 폭주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2인 체제로 EBS 사장 선임한 이진숙 방통위...법 무시하나> 사설에서 “2인 체제의 안건 심사·의결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위반이라는 취지의 사법부 판결이 잇달아 나왔는데도 무시한 것이다. 교육방송 분야 전문성이 없는 데다 지난 총선에 여당 후보로 출마한 신씨가 적격인지도 의문”이라며 “신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아나운서 탄압으로 MBC에서 6개월 정직을 받은 전력도 있다. 이러니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방통위는 EBS 사장 인선을 즉각 취소하고 2인 체제가 해소될 때까지 일체의 위법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3.26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용 사냥개 노릇을 해온 정치검찰의 억지 기소가 결국 상급심 법원에서 철퇴를 맞음에 따라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일부 비명계 측에서 주장한 소위 '사법 리스크'를 털고 대세론을 굳히며 내란 사태 극복 및 조기 대선 준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2심 판결에서 이 대표 혐의를 전부 무죄로 선고했다. 이 대표의 혐의는 크게 두 갈래다.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방송에 출연해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게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다.
1심 재판부는 '김문기 발언'과 관련해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를 몰랐다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경기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으로 기소가 된 이후 김문기를 알게 됐다 등 세 가지로 나눠 이 중 이른바 골프 발언을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2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부 무죄로 판결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자발적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했음에도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상 의무조항 때문에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을 했다'고 말했고 ▲'국토부 협박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성남시가 공공기관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장기간에 걸쳐 다각도로 압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설령 '협박'이라는 표현이 과장됐다고 볼 수 있어도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주심 이학인 판사, 배석 박명 판사)는 지난해 11월 15일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이 유지돼 대법원까지 확정됐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할 뻔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3.26. 연합뉴스
이 대표는 항소심 선고 직후 법정을 나와 취재진에게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먼저 감사드린다. 한편으로는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서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이,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쓴 그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우리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썼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 모여있는데, 사실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불은 번져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좀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1심에선 유죄... 2심은?지난해 11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오늘(25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302호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나온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다. 1심에서는 확정시 공직선거 출마가 제한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 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어떤 판단을 내릴까? 항소심은 1월 23일부터 2월 26일까지 총 여섯 차례 공판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관찰된 눈여겨봐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정리했다.
[① 공소장 변경] "이재명 대표 발언 중 어떤 발언이 허위인가?"
지난 1월 23일 항소심 첫 공판. 재판부는 마지막에 검찰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공소장에 적시된) 이재명의 1~4 발언이 모두 허위사실 공표라고 기소한 발언인지, 그중에 일부를 특정해서 기소한 건지 명확하게 밝혀달라. 발언 중 피고인(이재명)의 행위와 관련해 한 발언은 무엇인지를 특정하라."
2월 5일 열린 두 번째 공판 때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검사에게 석명을 구한 것과 연결되는 부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문기 이슈를 보면 동그라미 1, 2, 3으로 특정해 놨다. 피고인은 대통령 당선 목적으로 동그라미 1은 '시장 시절 김문기를 몰랐고', 2는 '골프 치지를 않았다'이며, 3은 '경기도지사가 되고 나서야 김문기를 알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렇게 유형화하기 전, 발언 자체는 네 개다. 발언 장소가 각각 다른데, 그 발언 모두를 허위사실 공표로 특정해서 공소사실에 포함되는 것인가? 아니면 1~4 발언 중에 특정 발언, 어떤 부분만 공소사실인 것인가? 1~4 발언이 동그라미 한 것 중에 각각 어디에 포함되는지 정확히 검사가 말해주면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하다."
상황은 이렇다. 당초 검찰은 공소장에 아래와 같이 고 김문기 처장과 관련된 이 대표의 4개 발언을 순서대로 적시했다.
(1)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중
"(고 김문기) 제가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도지사가 돼서 (대장동 관련) 재판받을 때 이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됐고, 전화도 꽤 많이 했고"
(2) 2021년 12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중
"해외 출장도 같이 갔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냐고 그러지만 제가 실제로, 하위 직원이라서 기억이 안 나고요."
(3) 2021년 12월 27일 KBS '더 라이브' 중
"그 사람을 제가 시장 때 만난 기억은 없는 거예요, 제 기억에. 왜냐하면 하급 실무관이었으니까."
(4) 2021년 12월 29일 채널A '이재명의 프러포즈' 중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
지난해 11월 15일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4부. 재판장 한성진)는 공소사실의 핵심이 되는 이 대표의 '김문기를 몰랐다' 발언을 세 개(①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고 ② 해외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고 ③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됐다)로 세분화했고, 이 중 두 번째 발언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시 항소심으로 돌아와서, 재판부의 공소사실 특정 요구는 2월 12일 3차 공판에서 더 도드라졌다. 검찰은 이날까지도 재판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에 재판장(최은정 부장판사)이 아닌 옆자리 정재오 부장판사도 나서서 이렇게 질책했다.
"지금 보면, 많은 발언 중 어떤 발언이 허위인지 찍어달라, 공소장 변경해달라, 그런 취지로 (재판장이) 말하는데, '그게 들어가 있으니 다 되는 거다'(라고 검찰이 말하는 건), 다른 말로 하면 '특정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다는 거다'(라는 뜻이 된다), 그렇지 않나? 검사 말은 취지가 공소장에 포함돼 있으니 공소장 변경 안 해도 된다는 거 아닌가?"
이에 검사는 "저희 취지는 공소장 전체 내용 중 취지가 다르다는 게 아니"라고 답했지만 정 부장판사는 재차 "취지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어떤 부분을 판단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어떤 발언이 동그라미 1, 2, 3과 관련해 판단해야 하는지를 특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19일 4차 공판을 앞두고 기존 인터뷰 발언 나열 형식이 아닌 1심 재판부가 구분한 3가지 형태로 유형화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② 재판부의 질문]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발언, 검사의 해석인가?"
▲2021년 12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했다. 이때 발언을 포함해 당시 몇가지 언론에 출연해 했던 발언으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기소된다. ⓒ SBS
위에도 밝혔듯이 1심 재판부가 이 대표의 김문기 관련 발언 중 유죄로 판단한 것은 2021년 12월 29일 채널A에 나와 했던 발언이다. 그런데 지난달 12일 3차 공판에서 재판장 최은정 부장판사는 검사를 향해 "피고인과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은 피고인 발언을 그대로 딴 건 아니지 않나"라며 "결국 피고인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발언한 것은 아니고 검사가 해석한 거 아니냐, 검사가 해석한 걸 카테고리화한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검사는 "그렇다"라며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검사는 바로 이어 "4발언(채널A)이 적극적으로 골프 조작 발언으로 이어진다"며 "일반 선거인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를 분류 지은 것이다. 호주 출장 중 하위직원인 김문기가 기억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은 골프 의혹과 연결지어 볼 때 일반 선거인들은 '이재명이 출장 중 하위직원에 불과한 김문기와 공적인 업무를 하기에도 바쁜데 사적으로 골프 친 사실이 없어서 김문기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구나'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잘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골프 발언 관련해서 국민의힘에서 공개한 사진은 뉴질랜드에 찍은 거고, 골프는 다른 날 호주에 친 건 검찰도 다툼이 없는 것이냐"라고 확인했다. 검찰은 "네"라고 답했다. 이날 이어진 일련의 질문에 검찰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최 부장판사가 언급한 사진은 이기인 당시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이 2021년 12월 23일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처음 공개한 것이다. 이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자신의 SNS에 "호주·뉴질랜드 출장 가서 골프도 치신 건가, 곁에 있는 김 처장과 한 팀으로 친 건 아닌가"라고 말하며 사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이 사진은 (뉴질랜드에서의) 첫날 단체 사진을 오린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를 (비서에게) 받았던 것"이라며 "(당시는) 내가 쳤는지 안쳤는지 확신을 못했다. (비서가) 사진을 주면서 4명이 있는데 골프 쳤다는데 기억이 안 났다. 비서도 모르겠다고 하니 어느 쪽이든 확신을 못해서 거기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를 안 하고, 있는 대로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③ 발언의 생략] 공소장에 적시된 발언, 1365자→366자로 줄여
▲2021년 10월 20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때 했던 발언으로 이 대표는 기소된다. ⓒ 국회사진취재단
1심에서 유죄가 나온 부분은 2021년 10월 20일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이 대표가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생략한 것'을 언급했다. 지난달 12일 3차 공판에서 나온 재판부의 지적이다.
"백현동 발언은 공소장에 중략돼 있다. 허위사실 발언으로 특정한 부분이 앞인지, 뒤인지, 전부인지 좀 상세하게 알려주면 저희가 판단하는 데 도움 될 것 같다."
재판부의 지적대로 검찰 공소장에는 이 대표의 발언 중 여러군데가 빠진 채 기재되어 있다. 아래는 공소장의 발언 전문이다.
"국토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좀 자세히 설명드려도 될까요? (…) 그런데 국토교통부에서 저희한테 다시 이런 식으로 압박이 왔는데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보면 43조 6항이 있다. 국토교통부장관이 도시관리계획 이것 변경 요구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반영해야 된다는 의무조항을 만들어 놨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만약에 안 해 주면 직무유기 이런 것을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해서 (…) 그래서 결론은 (…) 나머지 백현이 부분은 그냥 아파트 분양하겠다고 해서 저희가 해 주지 마라라고 버티다가 (…) 용도를 바꿔 준 것은 국토교통부의 법률에 의한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이고"
총 366자. 그런데 당시 이 대표의 전체 발언은 1365자다. 약 1000자가 생략된 것이다. 재판부의 지적은 공소장에 적시된 발언을 넘어 전체 발언이 어땠는지에도 눈길을 닿아 있음을 의미한다.
무엇이 빠졌을까? 공소사실의 근간이 된 '협박' 발언 후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제가 그때 낸 아이디어가 뭐냐 하면 반영은 해 주는데 다 해 주라는 말은 없으니까 조금만 반영해 주겠다 이렇게 다시 기자회견을 해서 이것 사셔도 건축허가 안 해 줍니다, 요만큼만 해줍니다, 요만큼만 바꿔 줍니다 해서, 사실은 성남시 공공기관 이전부지 다섯 곳 매각이 몇 년 동안 불발됐던 거예요"라고 말을 한다. 이외에도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국토부의 백현동 토지 용도변경 요청에 기자회견을 통해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반발해 시 차원의 이득을 얻어낸 일 ▲국토부가 식품연구원에 대해서만 별도의 공문을 보낸 일 ▲성남시가 R&D부지 취득 조건으로 불가피하게 용도변경을 해준 일 등이 생략됐다.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는 "국토부의 (용도지역 변경) 요구 공문이 정확하게 왔고, 지시 사항이었다"며 "시 공무원이 스트레스를 받으니 해주려고 했는데, 내 입장이 완고하니 미루고 미루다 (2014년) 11월 가서야 방침 변경 결재를 올려서 승인을 해준 것이다. 그걸 검찰이 몰랐을 거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제가 '협박'이란 표현은 화가 나서 과하게 했다"면서 "증거도 없이 말한 제 잘못이지만 표현상 제 부족함을 감안해 달라"며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2차 공판준비기일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보안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의 모습. 2025.3.21 ⓒ 연합뉴스
3.27 전국 시민총파업 앞둔 청년·학생, 문화예술인 릴레이 시국선언...'더 이상 헌재에 호소하지 않겠다' (전문)
기자명 이승현 기자
입력 2025.03.25 18:59
수정 2025.03.25 19:21
댓글 0
청년학생들의 삼보일배 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12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을 마친 2월 25일로부터 28일이 지났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선고한 헌재는 25일 현재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을 기대했던 '상식'은 전날 한덕수 총리에 대한 기각결정으로 사실상 무너졌고 극심한 혼돈의 시간이 닥쳐왔다.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파면선고를 촉구하며 민주노총이 오는 27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모든 시민들이 일손을 놓고 광장에 모이는 '전국 시민총파업'을 선언했다.
25일 농민들은 3.27 총파업에 합류하기 위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을 선두로 남태령을 넘어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진입하고 있으며, 청년·학생들은 '동맹휴강'을 결의하고 헌재를 향한 삼보일배의 걸음을 내딛었다.
문화예술인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지켜 온 우리 말과 글의 힘으로 끝까지 윤석열 파면을 외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인천·경기 지역이 서울역과 명동역, 서울노동청에 분산 집결해 광화문 동십자각으로 행진한 뒤 오후 4시부터 이곳에서 '총파업·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오후 5시에 진행되는 비상행동 시민 총파업대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들이 25일 오후 광화문 비상행동 농성장 앞에서 윤석열 즉각파면을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과 중앙집행위원들은 25일 오후 광화문 비상행동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윤석열 파면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 다가왔다"며, "탄핵투쟁의 마지막 고비를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돌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윤석열 파면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건설하고 민주노총을 지켜왔던 전직 중앙집행위원들이 민주노총의 결심과 투쟁을 지지하고 호소한다. 그리고 함께 행동하겠다"고 민주노총의 총파업 계획에 힘을 실었다.
권영길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권영길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사람 사는 세상을 갈망하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건설되었다"며, "우리가 민주노총을 건설했던 것처럼 다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려서라도 반드시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새로운 사회사회 개혁을 이루어 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국면은 매우 엄중한 비상 상황이며,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하나가 되어 기필코 승리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하면서 시민들이 총파업에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의 당당한 힘으로 민주노총을 지켜내고 민주주의를 한 걸음 더 진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을 당부했다.
3.27 윤석열 파면 '민주노총 총파업·총력투쟁대회 및 전국시민총파업' [사진-민주노총]
민주노총 전직 중앙집행위원들이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호소문 (전문)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내란을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자랑스러운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
민주노총 30년의 역사는 불의한 정권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에게 가장 적대적인 정권이었으며 우리가 헌신과 투쟁으로 건설한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집요하게 탄압했습니다.
만약 탄핵이 기각되고 윤석열이 권좌에 복귀한다면 노동자에게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재앙이 닥쳐올 것입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체제,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 노동조합 없는 자본 세상이 윤석열이 꿈꾸는 사회라는 것을 지난 3년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이제 윤석열 파면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87년 6월항쟁이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지고 96.97년 총파업이 정권교체를 만들어냈듯이 사회민주화와 노동자 권리실현은 하나입니다.
사회대개혁의 출발은 윤석열의 파면에서 시작됩니다. 탄핵투쟁에서 시민들은 민주노총을 '길을 여는 민주노총!'으로 불러주었습니다.
탄핵투쟁의 마지막 고비를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돌파해 주십시오. 조합원과 간부를 믿고, 동지와 민중을 믿고 윤석열 파면 총파업투쟁에 힘차게 나서주십시오.
윤석열 파면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을 건설하고 민주노총을 지켜왔던 전직 중앙집행위원들이 민주노총의 결심과 투쟁을 지지하고 호소합니다. 그리고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2025년 3월 25일
민주노총 전직 중앙집행위원 일동
한국작가회의와 윤석열퇴진예술행동이 25일 광화문 문화예술인 농성촌 천막앞에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후 광화문 문화예술인 농성촌 천막 앞에서 한국작가회의와 윤석열퇴진예술행동은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라며, 헌재가 신속하게 윤석열 파면을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3월 8일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송경동 시인은 첫 업무로 시작한 '윤석열 즉각퇴진을 위한 단식농성' 15일째인 이날 단식농성을 멈추고 "우리 말과 글을, 진실과 정의를 지키는 전국의 작가들과 함께 윤석열 파면이 결정될 때까지 긴급 언론기고 활동과 농성장 확대 강화에 집중하며, 윤석열 파면을 위한 저항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파면과 재구속, 내란에 동조하고 있는 내란의 또 하나의 당사자인 국민의힘 해체, 그리고 복귀한 한덕수 등 국무위원 총사퇴와 단죄를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양심, 진실의 글을 통해서 모든 주권자 시민들과 함께 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15일째 접어든 단식을 이날 중단하고 끝까지 윤석열 파면을 위한 저항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주도에서 올라온 홍기돈 평론가는 "군대를 동원해 국민을 겁박한 윤석열과 '총을 안쏘고 뭐했느냐'고 질책한 김건희의 무모한 행위, 무도한 막말의 정당성을 판단하는데 어려울 까닭이 없다"며 "상식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터무니없는 몰상식이고 문명의 관점에서 평가하면 명백한 야만"이라고 잘라 말했다.
"온갖 법 기술을 동원하여 절차상의 사소한 허점을 아무리 헤집어도, 이념을 내세워 비판자들에게 빨갱이 낙인을 찍어 대도,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지저분하게 어지럽혀도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상식 위에서 문명의 가치를 아는 우리는 당연히 승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헌재의 선고 지연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헌법이 상식의 틀을 깨고 만들어졌을 리 없고 야만을 옹호하는 논리로 채워졌을 리 만무하다"며, "그러니 헌재는 헌법 정신에 충실하게 판정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헌재의 판결이 지연되면서 대한민국의 위기는 그에 비례하여 더욱 심화하였다"고 하면서 "헌재는 지금 당장 만장일치로 윤석열 탄핵을 인용하여 계엄의 일상화 가능성을 단단하게 틀어 막아야 한다.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의 파탄을 막기 위해 헌재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역사의 오점을 남기지 않을 단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역설했다.
젊은 작가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김연필 시인은 "솔직히 말해서 지금 현재 이 시대가 민주화에 대해 신경써야 되는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차별금지법 제정, 젠더·환경 문제를 생각해야 될 시대라고 생각했다"며, 상식이 무너진 시대를 사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헌재의 선고 지연에 대해서는 "법리보다 앞서 있는 건 사실이고, 사실보다 더 앞서 있는 것은 국민들의 안전과 평온한 삶"이라며, 사실을 직시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 성명서 (전문)
지금은 속도가 정의다!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송경동 시인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지 15일째다. 시인은 작가회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지 이틀 만에 조직을 정비할 새도 없이 단식을 시작했다. 밤바람 매서운 광장 한편에 작가회의 천막이 꾸려졌고, 국가비상사태에 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각지의 회원들이 날마다 방문하고 있다.
핼쑥함을 넘어서서 갈수록 검어지는 사무총장의 얼굴을 보며 가슴이 타들어 가는 회원들은 하나둘 릴레이 단식에 동참하는 중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목소리로 외친다.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최소한 제도적인 틀 안에서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윤석열의 계엄령은 우리의 믿음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냈다. 윤석열은 계엄령을 통해 극우 유튜버의 어법과 목소리로 국민을 향해 ‘수거’하겠다느니 ‘처단’하겠다느니 겁박하였다.
독재정권과의 투쟁으로 쌓아 올린 역사 위에 선 한국작가회의는 계엄이 공포되자마자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여 계엄의 무효를 선언했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입장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었으나 온갖 궤변과 거짓, 왜곡으로 시종하는 윤석열은 자신이 맞닥뜨려야 할 심판을 지연·회피하고 있다. 졸렬한 행태가 반복될수록 윤석열은 그저 비루한 내란 수괴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우리의 입장은
더욱 확고해졌다.
계엄이 선포된 순간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우리는 소위 엘리트 세력에 의해 정치 시스템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훼손될 수 있는지 그 최대치를 목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이라는 후안무치한 이름의 정당으로 결집한 그들은 극우 유튜버의 ‘부정선거’라는 거짓 선동을 근거 삼아 내란 동조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서울서부지법을 습격하여 파괴와 폭력을 자행한 세력의 옹호자로 나섰으며, 극우 집회 발언자로 등장하여 2차 3차 내란을 유도하는 지경으로까지 나아갔다.
계엄의 정당성 마련을 위하여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마저 유도한 윤석열의 도박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대해 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모든 관심과 계산은 그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향해 있을 뿐이다. 저들은 지금도 헌재 앞 거리를 장악하여 거짓과 폭력을 선동하는 자들과 함께 헌법적 심판을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지 110일이 지났다. 헌재의 변론이 종결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헌재가 좌고우면하며 차일피일 선고를 미루는 동안 우리 사회의 갈등은 날로 첨예해지고 있다. 폭동은 ‘국민저항권’이란 표현으로 미화·옹호되면서 세력을 넓혀 왔고, 심리적 내전은 극단적인 대결 양상으로 현실화될 조짐을 보인다.
정치적 혼란이 야기한 경제 위기도 심각하여 자영업자가 줄폐업하는 등 민생이 휘청거리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한국 민주주의의 역량이 대외적으로 의심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스웨덴 국제연구기관이 내란 이후 한국을 ‘권위주의 진영이 이끄는 독재화가 진행 중인 국가’로 분류했다거나, 올해 1월 미국이 ‘민감국가’로 지정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러니 대한민국 안팎의 위기 및 위상 하락을 극복하기 위하여 헌재의 조속한 탄핵 선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 더 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이다.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한 세력에게 농간의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업무 과실이다. 윤석열은 무장한 군인을 동원하였고, 김건희는 윤석열이 체포되자 경호관들에게 “총을 안 쏘고 뭐 했느냐?”며 질책하였다.
이에 뒤이어 저들이 어떠한 막말과 무모한 행위를 자행할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헌재의 판결이 늦어져서 한국의 혼란이 지금보다 가중된다면, 우리는 지연된 정의는 결코 정의가 될 수 없음을 헌재를 사례로 들어 역사에 굵은 글씨로 기록할 것이다. 나아가 이 혼란의 대가를 반드시 청구할 것이다. 이제 헌재는 마비된 국정을 회생시키고 상처 입은 민주주의를 복원할 단초를 제공해야만 한다. 그것은 신속한 탄핵이다. 우리 민중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헌재가 제시해야만 한다.
속도가 정의다! 헌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이는 한국작가회의의 요구이며, 대한민국 모든 권력의 원천인 우리의 명령이다.
2025년 3월 25일
한국작가회의
25일 오전 광화문 월대 앞에서 진행된 청년학생 단체들의 '전국시민총파업 청년 학생 긴급행동' 기자회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전 광화문 월대 앞에서는 300명의 청년학생들이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했다.
삼보일배에 앞서 전국 70개 대학이 망라된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와 12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23개 단체가 연대한 윤석열물어가는범청년행동, 윤석열퇴진청소년비상행동, 진보대학생넷, 평화나비네트워크, 동덕여대 재학생연합, 청년진보당, 행동하는경기대학생연대, 한국청년연대 등 청년학생 단체들이 공동주최한 전국시민총파업 청년학생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위원장
"왜 우리는 분노하는가? 왜 우리는 행동을 결심하게 되었는가? 그동안 우리의 삶을 지탱해 온 질서와 상식을 부정당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윤석열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상상해 보라. 그들은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의 목숨까지 빼앗으려 했다. 2차 계엄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나오지만 차마 믿고 싶지 않다. 우리는 저들의 사리와 야욕에 온몸으로 맞서 싸워야 하고 억압과 착취의 구조를 근본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하며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그게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우리 청년 학생들의 의무이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대통령을 탄핵시킨, 새로운 세상을 열어내는 역사의 주인으로 나서자.
헌재에 경고한다. 학살 미수범·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라. 호소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우리는 더 강력한 투쟁으로 나설 것이다."
김설 윤석열물어가는범청년행동 공동대표(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위원장)
헌재는 시간끌지 말고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헌법재판소는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폭력의 시간들이 상처 낸 우리의 일상을 회복하고,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기에도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벅차다.
이제 그만 시민들을 괴롭히라. 윤석열 파면은 우리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조속히 윤석열의 파면을 선고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권희지 가톨릭대학생(행동하는 경기대학생 연대)
한덕수 탄핵 기각?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한덕수에게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탄핵기각 결정을 선고했지만, 윤석열에게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윤석열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내려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은 독재정권이 펼쳐질 것이다.
극우세력들의 반발이 두려운가? 국민과 국가가 무녀저 내리는 것보다 더 신경쓰이는가?
탄핵심판 기일을 이렇게 미루고 있는 상황 자체가 국가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헌재는 신속히 판결을 내려야 한다.
'내란 공범 헌법재판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싶지 않다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선고를 국민들이 들을 수 있게 해야한다."
권서영 동덕여대 재학생연합 공동대표
학내 민주주의 수호! 탄핵 이후 다시 만들 세상으로!
"저는 오늘 민주동덕의 학내 민주주의 회복을 기원하는 동덕여대 재학생으로서, 그리고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민주시민의 일원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
먼저 지난해 말부터 남녀공학 전환 방침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에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는 동덕여대 학교 당국의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말하겠다.
현재 동덕여대 대학본부는 21명이 넘는 학생을 형사 고소했으며, 아직까지 취하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학내에서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전에 학생을 몸으로 밀치고 찢어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며, 오로지 대자보를 떼는 업무만 하는 전문 인력이 2명 고용되어 있다.
계엄령 당일 학교는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의사는 없이 오직 본관 점거를 막기 위해 학생들의 출입을 막는 사설 경비 업체부터 고용했으며, 이들은 시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불법 촬영하고 있다. 최근엔 신청자의 학번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 학내 시위 허가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노골적인 신상 털기, 시위 탄압이다.
우리는 이런 세상을 원한다. 어떤 학생도 시위한다는 이유로 사진 찍히지 않는 세상, 어떤 학생도 학교로부터 신상털기를 걱정하지 않는 세상, 조용한 시위를 강요당하지만 정작 그 말에 따르면 묵살당하는 부조리함이 없는 세상, 어떠한 시위도 그저 학교 내부의 일이라며 축소되고 고립되지 않는 세상.
동덕여대가 본교의 학우들을 비롯해 더 많은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 나가겠다. 그리고 그 세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할 것을 요구한다."
김서윤 진보대학생넷
더 이상의 읍소는 없다! 헌재는 결단하라!
"지난 24일 한덕수 탄핵이 기각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미루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러다 만에 하나 윤석열이 파면되지 않는다면 저와 제 동지들, 그리고 윤석열 파면을 위해 싸우고 계신 모든 분들이 위험해지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일궈온 민주주의를 이대로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끔찍한 상상에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누군가는 일상을 뒤로 하고, 심지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헌재는 지금 무얼 하고 있나? 우리 모두 곡기를 끊고 일상을 뒤로하며 살 수는 없다.
이에 우리는 헌재의 빠른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본래 삼보일배란 부탁의 의미가 있지만 오늘 우리의 삼보 일배는 더 이상 부탁이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읍소하지 않는다. 이 나라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니 헌재는 당장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국민들과 함께 총력투쟁! 윤석열을 파면하라!
"오늘의 삼보일배로 헌법재판소에 마지막 호소를 하겠다. 반드시 이번 주 내에 신속한 파면 선고를 내려달라. 윤석열 파면 선고가 나와야 극우 내란세력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훼손하는 자들에게 더는 음모론적 선동과 폭력의 시간을 허락해선 안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무장 군인과 장갑차를 앞세워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짓밟으려 했다.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헌재는 대체 왜 망설이고 있나? 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역할이다. 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 파면선고 결정을 위해 일상을 내려놓고 있는 국민의 간절함을 보아야 한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의 일상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온 국민이 거리에 나서고 있다.
노동자가 일터를, 농민은 논밭을, 대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일상을 멈추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온 국민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하지만 참는 것도 한도가 있다. 부디 헌재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를, 헌정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일,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 선고를 더는 미루지 말고 당장 하라."
김강리 공공운수노조 대학원생노조지부 수석 부지부장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내란을 끝내자!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전년도 대비 5만 명 넘게 줄어들었다. 이번 달에는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이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었다. 어떤 동지는 공황장애 때문에 광장에 함께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으로 난방버스를 보냈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는 2022년에 100만 명을 넘었다. 그중 20~30 여성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 연구 노동자 10명중 3명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5명 중 1명은 자살을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길을 열었고 수많은 동지들이 민주노조를 찾아왔다. 이제 우리는 이들이 일궈낸 광장에 응답해야 한다. 3월 27일 민주노총은 총파업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앞장서겠다. 함께 일터와 배움터를 또 삶터를 멈춰 세우고 이 땅의 주권자로서 윤석열 즉각 파면과 사회 대개혁을 이뤄내자."
지난 주말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영덕·포항으로까지 번졌다.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했고 세계 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도 위험에 처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오전 7시 기준 15명이다. 전국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26일자 아침신문 1면은 산불로 인한 시민 대피령과 속출한 사망자 소식이 차지했다. 화염에 휩싸인 마을들이 ‘잿더미’, ‘전쟁터’로 묘사됐다. 조선일보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산불”이라고 했고 경향신문은 “산불 끌 인력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지금이라도 방재 매뉴얼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 26일자 조선일보 1면.
▲ 26일자 경남일보 1면.
영남권 지역신문 1면도 마찬가지다. 다만 화염에 휩싸인 마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화재 진압에 노력하는 인원과 헬기 등의 모습으로 희망을 전하려는 곳이 다수 있었다. <“지리산 사수, 바람이 변수” 방어선 구축 진력>(경남매일), <산불 진화율 87%… 오늘 오후엔 100% 기대>(경남일보) 등이다.
축구장 2만개 넘는 크기 산불로 피해
조선일보에 따르면 의성 산불 피해 규모는 1만5000ha가 넘었다. 축구장 2만개가 넘는 크기다. 조선일보는 26일자 1면 기사에서 “역대 산불 중 두번째로 크다”고 했다. 앞서 지난 22일엔 진화 대원 4명이 고립돼 사망했고 청송, 안동으로 불길이 번지며 사망자가 늘었다. 26일 오전 7시 기준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망자는 안동시(2명), 청송군(3명), 영양군(4명), 영덕군(6명) 등 4곳에서 모두 15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오후 5시경 완전히 불에 탄 고운사(경북 의성)는 신라 신문왕에 창건된 대형 사찰이다. 한겨레는 “고운사 누각 ‘가운루’는 지난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며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있는 조선시대 누각 ‘만휴정’(국가지정문화유산 명승 제82호)도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 26일자 한국일보 1면 기사.
한국일보는 1면 <안동 하회마을 비상 ‘천년 고찰’ 고운사 불탔다> 기사에서 “산불과 하회마을 사이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있지만 이번 산불이 강풍에 올라탄 불씨가 수백 미터를 날아가며 확산한 만큼 국가유산청과 소방 당국, 지자체들은 초긴장 상태”라고 했다.
주요 아침신문 중 이날 산불 관련 사설을 낸 신문사는 경향신문·서울신문·조선일보 등 3곳이다. 경향신문은 <대형산불 빈발하는데, 진화대원은 노인일자리라니> 사설에서 “민간 산불예방진화대원 대부분이 환갑을 넘은 고령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군에서 목숨을 잃은 진화대원 3명은 60대였다.
경향신문은 “농촌과 산간 지역에 젊은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55세 나이 제한은 유명무실해졌다. ‘공공일자리’ 개념으로 접근해 취약계층에 우선권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진화대는 위급한 상황에서 직접 불을 끄고, 동시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체력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 공공근로나 노인일자리 관점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신문도 <노인 산불진화대라니… 재해 대응조직 완전히 새로 짜야> 사설을 내고 “고령화된 진화대도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찰 활동을 벌이는 데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막상 산불이 일어났을 때 60~70대로 이루어진 진화대가 효율적으로 산불을 제압하는 역량을 발휘하는 건 애초에 무리일 것이다. 진화대를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7개월 동안만 운영하는 체계로는 전문성을 키우기도 어렵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안동·청송 주민 대피령, 국가 재난 상황이다> 사설에서 “다행히 강풍이 잦아든다고 하고 내일은 약한 비도 예보됐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불길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30.5%), 쓰레기 소각(23.5%), 담뱃불(6.6%) 등이었다. 조금만 조심했으면 피할 수 있는 산불이 3분의 2에 달하는 것”이라며 “이번 산불도 묘지 정리나 농막 제작 과정에서 불꽃이 튀어 발생한 실화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산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선고날… 조선 “재판 지연 교과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관련 항소심 선고가 26일 나온다.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나오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이 박탈된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나와도 마찬가지다. 5년(벌금형) 또는 10년간(징역형 집행유예) 피선거권이 사라져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조선일보는 1면 <이재명 오늘 2심 선고, 어떤 결과든 정국 요동친다> 기사를 내고 “이 대표가 2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받더라도 조기 대선 전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대선에 출마할 수 있어 그의 후보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이 되기 전에 기소돼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어 대법원을 향해 ‘대선 전 3심 선고’ 요구가 터져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법은 ‘270일 내’ 이 대표는 909일> 사설을 내면서 이 대표가 재판 지연 전략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법대로라면 최장 9개월, 270일 안에 끝내야 하는 재판이었다”며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은 기소에서 2심까지만 909일이 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송 기록 접수 통지서를 받지 않는 송달 미수령, 재판 불출석, 기일 변경, 위헌법률심판 제청 같은 방법을 동원했다. 향후 선거법 재판 지연의 ‘교과서’가 될 수 있을 지경”이라고 했다.
▲ 26일자 중앙일보 4면 기사.
중앙일보는 4면 <이재명 무죄 땐 ‘대세론’ 굳히기… 100만원 벌금형 이상 땐 ‘교체론’ 점화> 기사에서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무죄 또는 100만원 미만 벌금형 △이재명 피선거권 박탈, 윤 빠른 선고 △이 대표 피선거권 박탈, 윤 선고 지연 등이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에게 최악의 상황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계속 미뤄지는 것”이라며 “정치권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늦어진다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 일인 4월 18일 직전까지도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을 지연시키려 했다는 걸 지적했다. <‘헌법의 보루’ 헌재가 헌정 혼란 키워선 안 된다> 사설을 낸 한겨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3인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고 버틴 이유도 탄핵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헌재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 이후로 탄핵 선고를 늦춰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이들의 의도가 관철되는 셈이 됐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제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 사건의 대법원 판결 이후에 대선 날짜가 잡힐 수 있도록 탄핵 결정을 더 미뤄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처럼 헌재가 탄핵 반대 세력의 불순하고 정략적인 주장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군을 동원해 헌법 기관에 난입하여 헌정 질서를 교란한 행위조차 신속하고 단호하게 단죄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헌재가 헌법 수호 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헌재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덕수 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행, 마은혁 조속 임명으로 헌법 위반 해소를> 사설에서 한국일보는 한덕수 총리를 향해 “헌법재판소의 거듭된 결정에도 위헌·위법 상황을 해소하지 않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리더십이 불안한 상황에서 정쟁만 부추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재판관들의 평의가 길어지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헌재가 무력화되는 상황까지 맞는다면 우리 사회는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조차 헌법적 의무를 저버리는데 어떻게 국민에게 헌법과 법질서에 따르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