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면 기계 팔이 빠르게 수거해 가지만, 이 편리한 시스템의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모순이 숨겨져 있다. 배출 단계에서 혼합 수거된 폐기물은 수거 차량의 압축과 하차 과정에서 유리병이 깨져 미세 파편이 종이와 플라스틱 표면에 박히고, 용기 내 잔여 음식물이 침투하면서 오염도가 5~15%에 달한다. 선별장으로 반입된 폐기물 중 최대 20~30%는 재활용하지 못하고 잔재물로 분류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호주가 '깨끗한 청정국'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고비용이 소요되는 정밀 선별과 세척 공정 대신, 자본의 논리에 따라 처리 공정의 상당 부분을 해외로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2018년 이전까지 호주는 연간 약 125만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 폐지, 혼합 폐기물을 중국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으로 대량 수출했다.
하지만 2018년 호주의 취약한 쓰레기 처리 모델이 한순간에 붕괴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오염도 0.5%를 초과하는 비가공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내셔널 소드' 정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오염도가 5~15%에 달한 호주산 재활용품이 중국 항만에서 반송되었다. 수출 판로가 차단되자 호주 전역의 물류 창고와 적환장은 쓰레기 더미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갈 곳을 잃은 재활용품 수십만 톤이 일반 매립지로 직행했다. 2019년에는 빅토리아주의 대형 폐기물 선별 기업이 막대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수십 개 지자체의 재활용 처리 체계가 마비돼 사상 초유의 폐기물 대란이 발생했다.
위기에 직면한 호주 정부는 2020년 '재활용 및 폐기물 감축법'을 제정하여 미처리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혼합 폐지의 해외 수출을 단계적으로 법적 금지했다. 미처리 폐기물을 해외에 떠넘기지 않고 국내 처리 역량을 확대한다는 국가적 원칙이 강제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관련 산업계와 공동으로 약 10억 호주 달러(9900억 원) 규모의 재생 현대화 기금을 조성하고 대대적인 인프라 혁신에 착수했다. 근적외선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반 다중 광학 선별기를 도입해 플라스틱 재질(PET, HDPE, PP)에 따라 분리하고, 2차 유리 파쇄 라인을 구축하여 파쇄 유리를 도로포장용 골재나 건설 자재로 전환하는 등 선별 시설의 첨단 자동화를 가속화했다.
매립장 포화 위기와 소각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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