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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만 세종 이전에서 빠진 이유는…‘서울 사수’ 때문?

권혁철기자

  • 수정 2026-09-04 08:40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가운데 흰색 건물) 모습.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기자회견에서 2027년 상반기부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은 올해 4분기 확정·고시한다. 정부는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세종 이전을 위해 이들 부처를 이전 제외 기관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4일 행복도시법을 보면,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부처는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성평등가족부 등 5곳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가 빠지면 서울에 남는 부처는 3곳(외교부, 통일부, 국방부)으로 줄어든다.

윤 장관은 “외교부나 통일부는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이전하는 2030년, 또는 입법부 분원이 개원하는 2033년 등 그런 시기에 맞춰서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외교부, 통일부가 빠지면 중앙행정부처 중 국방부만 서울에 남게 된다.

2005년 행복도시법 제정 당시 이전 제외 부처가 6곳(외교통상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행정자치부·여성부)이었다. 지난 2017년 행복도시법에서 행정안전부 제외 조항이 삭제돼, 지난 2019년 2월 행정안전부가 세종으로 옮겼다. 애초 6곳이던 이전 제외 기관에서 행정안전부가 빠져 현재 5곳으로 줄었다. 지난 2005년 법 제정 당시 부처별 이전 제외 근거를 명시하지 않았다. 당시 공무원 사회와 언론에선 국가안보, 위기 대응, 외교적 필요성 등으로 추정했다.

이날 정부도 국방부를 제외한 이유를 밝히지 않지만, 국방부 안팎에선 ‘서울 사수’ 때문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 개전 3일 뒤 서울이 북한군에 점령된 이후 ‘서울 사수’는 군사안보정책의 기본값이 됐다. 1978년 1월 연두 기자회견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임시행정수도 이전을 밝히자, 당시 야당은 수도권 사수 개념 포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980년대 말 노태우 정부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서울 용산에 그대로 남기고, 서울에 있던 육·해·공군 본부를 충남 계룡대로 이전하려고 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 수도권 인구 분산을 이전 이유로 내세웠지만, 3군 본부를 유사시 북한군 장사정포 사거리에서 빼려는 안보상 이유가 컸다. 당시 3군 본부가 계룡대로 내려간다고 하자 ‘서울 사수’에 의구심이 커졌다.

한국의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본관(가운데 팔각형 건물). 구글어스 갈무리

1989년 6월15일 현재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자리에 있던 육군본부를 계룡대로 옮길 때 이종구 육군참모총장은 “3군 본부 이전으로 서울 사수 개념이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질 우려가 있으나 이전은 군 작전을 용이케 해 수도권 방위에 도움이 되며 국방부와 합참이 서울에 남아 있을 것이므로 수도권 사수에는 지장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1993년 3군 본부의 계룡대 이전 완료 이후 서울 용산에 자리 잡은 국방부는 ‘서울 사수’의 상징이 됐다.

국방부·합참의 계룡대 이전 주장은 국회 국정감사나 국방장관·합참의장 청문회 때면 등장했다. 찬성하는 쪽은 북한 장사정포 사정권에 놓인 서울의 국방부와 합참을 계룡대로 옮겨 전쟁 발발시 안전성을 확보하고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쪽은 △국방부·합참은 국가통수기구(청와대)와 근접해 서울에서 대통령의 전쟁 지휘를 보좌해야 하며 △계룡대 이전시 ‘유사시 서울 사수’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 국민의 안보 불안감이 커진다는 이유로 현재 위치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방부, 합참 근무자들은 평시에는 서울 용산 국방부, 합참 청사에서 근무하다 전시나 한미연합연습 때는 수도방위사령부 근처 비(B)1벙커로 옮긴다. B1벙커는 유사시 합참과 국방부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 주요 기관들이 들어와 전쟁지휘부를 꾸리는 곳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권혁철 기자

한반도에 스민 잠을 흔들고 싶어 힘닿는데까지 읽고 쓰고 있습니다. 겨울벌판인 한반도에 봄이 와 평양에서 기자 생활을 마무리하는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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