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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이성과 신성의 직접성을 고집하는] 후자는 내용을 별일 아닌 아주 손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때그때 내용을 대뜸 크게 확장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들은 때마다 이미 알려져 있고 또 정돈되어 있는 소재를 한 보따리 자기 지반으로 싸들고와서 죽 펼쳐놓고 그 중에서 나름대로 완성된 지 형태를 갖춘 것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특수하고 진기한 것만 자기들의 격에 어울린다는 식으로[1] 취급한다. 이런 격식의 이면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까지 다스릴 줄 아는데 그까짓 이미 완성된 지 형태를 소유하는 것쯤이야 문제가 되겠느냐라는 우쭐거림이 도사리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절대이념에게 승복하게 만듦으로써 그 이념이 모든 것에서 인식되고 완전히 전개된 학문으로 번성한 것같이 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 전개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동일한 이념이 스스로[2] 자기 자신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한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동일한 이념을 다양한 소재에 외부로부터 갖다 대는 것으로서 동일한 이념이 자기형태를 갖추지 못하고[3] 그저 반복하는 운동일 뿐이다. 이와 같은 반복은 전개와 차이의 외관만 갖춘 것으로서 금방 권태로 이어진다. 이 이념은 뚝 떼어놓고 보면[4] 틀림없이[5] 참다운 이념인데, 전개라고[6] 내놓고 하는 짓을[7] 보면 고작 위와 같이 동일한 공식을 반복하는 것으로서 시작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단지 거기에 쳐 박혀 있을 뿐이다. 다 알고있다고 [자긍하는] 주체가 [모든 것의 근원이라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움직인다는][8] 부동의 동일한 형식을 앞에 늘어져있는 것들[9] 사이로 데리고 돌아다니면서 [뭔가 괜찮은 것이 있으면] 그것의 주의를 그 부동의 형식으로 둘러싸[10] 소재가 외부로부터 부동의 요소 속으로 그대로 들어가게 하는데[11], 이와 같은 것은 내용에 대한 독단적인 착상과 같이 볼품없는 것이다. 학문의 내용이란 자신의 터전에서 움터 나오는 풍요로움과 그 속에서 스스로 차이를 두어 갖가지 형태를 이루어야 한다는 요구를 충족하는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산보의 여유를 즐기고 이성과 신성의 직접성을 고집하는 자들의] 행위는 단조로운 형식주의로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차이란 단지 소재[12]상의 차이일 뿐이고, 그나마도 소재가 이미 다듬어져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알아차릴 뿐이다.
[1] 원문
[2] 원문
[3] 원문
[4] 원문
[5] 원문
[6] 원문
[7] in der tat
[8] 아리스토텔레스의 운동론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9] 원문
[10] 원문
[11] 개가 죽은 쥐새끼를 꿀꺽 삼키듯
[12]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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