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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가재걸음: (§ 6) 분석 및 번역 (5)-이어서 (3))

4) „Das Wahrnehmende hat das Bewusstsein der Möglichkeit der Täuschung.“


 

“지각하는 것은... 의식을 갖는다.” 앞에서 이야기된 것과 뭔가 어긋난다. Täuschung:<=>Tausch(교환)하는 의식은 어쩜 필요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교환하겠지만 등가교환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일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의식과 무의식이 병존하는 의식을 ‘허위의식’(‘falsches Bewusstsein’)이라고 한다.


 

첫 번역에서 뭔가를 잘못했다. 가변적인 '의식', 그리고 이 문장의 ‘지각하는 것’(‘das Wahrnehmende’)과 ‘의식’을 다 같은 것으로 보고, 즉 ‘지각하는 것’에다 어떤 것(etwas)과 함께(=동시에) ‘자기 자신’(‘sich selbst’)을 대상으로(내용으로) 삼는 의식의 구조를 편입시켜 번역했다. 오류다.


 

그럼, ‘지각하는 것’이 ‘Täuschung(착각):<=>Tausch(교환) 가능성의 의식’을 갖는다는 말은 과연 무슨 말이고, ‘갖다’(‘haben')라는 말은 무슨 관계를 표현하는 말인가?


 

'das Wahrnehmende'를 'das Aufnehmende'(수동적으로 뭔가를 그저'담아내는 것')로 읽으면 이건 흄의  ‘impression’과 같다. [흄은 'perception'을 추상적인 ‘의식’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는가하면 또 의식의 내용이 되는 인상(impression)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의식(Bewusstsein)과 그 내용(Bewusstseinsinhalt) 간의 구별이 유동적이다.


 

흄의 key point는 인상들이(impressions) 단지 의식내용일 뿐이라는 점인 것 같다. 그래서 인상들의 속성("nature")에 관하여, 그리고 인상들과 ‘우리’(=[추상적인] 의식) 간의 관계에서illusion이 일어날 수 없다고 하는 것 같다.


 

흄은 인상들은 어떻게 생겨먹었던지 간에 다 ‘똑 같은 터전’('on the same footing')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들 간에 구별이 있을지라도 오직 인상일 뿐이라고 한다. 인상의 이런 속성("nature")에 illusion이 있을 수 없다. 그럼 illusion이 가능한 영역은 인상들과 ‘우리’(=[추상적으로 통일된] 의식) 사이의 관계(‘우리’와 독립적인, 아니면 ‘우리’ 외부 혹은 내부(예컨대 ‘아픔’)와의 관계)인데, 흄은 여기서도 illusion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의식의 모든 행위와 감각”(“all actions and sensations of the mind”)이 인상들의 터전이 되는 의식(consciousness)에 의해서, 정확하게 말해서 오직 의식에 의해서, 우리에게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impression과 ‘우리’ 사이에 아무런 사이비가 발생할 수 없다.("esse est percipi"를 여기서는 거꾸로 "percipi est esse"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흄은 인상과 ‘우리’(의식) 간의 이런 혼합된 의식상태(Bewusstseinszustand)를 “feeling"으로 규정하고, 이런 ”feeling"을 인상과 의식 간의 친밀한 의식(”intimately conscious") 상태(Bewusstseinszustand)라고 설명한다. 이런 '느낌'에는 인상들이 달리 나타날 수 없다고 한다(’tis impossible any thing shou’d to feeling appear different.”)


 

이런 논증은 ‘나 아파“(”Ich habe Schmerzen")에서와 같이 의식내용과 의식을 구별하기 힘든 상황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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