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길, 골목 입구에서 수컷 고딩 두 마리가 자전거를 세우더니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는 것이 아닌가?!
직업병 발동하야 두 마리에게 성큼성큼 접근,
습관적으로 손을 내밀어 담배를 요구하는데...

...
이건 뭥미?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손에 든 두 개비의 담배를 내놓길래
옳거니 호구구나 하고 주머니에 있는 담뱃갑도 함께 바치거라 하니 고딩 왈,
구석에서 피우는데 왜 참견이시냐, 그리고 왜 형한테 내 놓아야 하느냐며
겁대가리를 안방 장농에 고이 쟁여두고 온 언사를 거침없이 내뱉더이다.
형이라는 한 글자에 너에게로 날아가 한 마리 형이 되고 싶었으나
스며오르는 미소를 어금니로 꽉 채워두고는
두 마리를 머리어깨무릎발 무릎발 순으로 훑으니,

순간 섬광처럼 낯익은 교표가 내 동공을 거쳐 망막에 들어오더라.
오호 백운대 정기 받아 우뚝 선 영광의 전당 내 모교 아니던가?!
겉옷을 젖혀, 어쩌면 집안 어르신이 크게 되라고 큰 돈 쥐어주고
지어 왔을지도 모를 그 녀석의 이름 석 자를
소리 내어 읊으며 내 두 눈에 고이 박아두고는
본인은 자네 학교의 8회 졸업생이며,
무엇보다 형이 아니라 중학교 생활지도 교사이니라 하고 신분을 밝히니
두 눈으로 우리가 주옥같이 되었구나 하더라.

마지못해 꺼내는 마.세 한 갑을 조심스레 건네 받아
그 자리에서 하나하나 고이접어 나빌레라 하고
내일 학교로 연락하여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 주마 한 마디만 남기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니
두 고딩은 부지소종이니라.

<방선감의록 중에서>

문> 위 소설의 주제로 알맞은 것은?

① 부러진 담배도 다시 봐야 한다.
② 담배는 외진 곳에서 피워야 한다.
③ 골초 고딩 두 마리는 열 교사 안 부럽다.
④ 담뱃갑은 허리띠와 등 사이에 숨겨야 한다.
⑤ 주인공 방씨는 최강동안으로 고딩에게도 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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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 17:55 2012/11/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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