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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한 보좌관은 '의료산업의 발전전략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보충형 민간의료보험 도입과 주식회사의 영리병원설립 허용이 핵심내용이라고 했다. 이제는 교육과 의료서비스가 국가의 전략산업으로까지 격상이 되었다.
국정연설에 '아파도 돈이없어 치료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는 언급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OECD국가중에서 우리나라 국가의 재정지출 중 사회안전망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평균의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제발전에 지출하는 비율은 2.5배에 달한다. 그리고 국방비에 쏟아붓는 비율도 3배에 달한다.
25일 행한 국정연설에서 노무현 정부는 '의료산업화론'을 강력하게 천명했다. 아래 글은 국정연설 중 관련 대목과 그에 대한 보건의료단체의 논평이다.
“아울러 사회안전망도 더욱 확충해서 최소한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고 끼니를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집값, 전세값, 사교육비, 신용불량자 문제도 신년회견에서 이미 말씀드린 대로 서민생활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챙겨 가겠습니다.”
“선진경제를 위한 또 하나의 과제는 고급 소비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작년 한 해, 유학비용으로 나간 돈이 70억 달러, 의료비로 나간 돈은 1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해외로 나간 돈 말입니다. 교육·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여서, 해외로 나가는 돈을 막아야 합니다. 우수한 인재가 의대로 몰린다고 한탄만 할 일이 아니라 의료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서 돈이 들어오게 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교육과 의료의 공공성을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고, 공공성을 확대할 것은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공공의료 30% 공약은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공의료 서비스의 수준도 더욱 높여 나가겠습니다. 공교육의 가치와 제도가 무너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교육과 의료서비스의 산업적 성격은 그것대로 살려나가야 합니다.”
[논평] 거짓 통계에 기초한 대통령의 의료산업화론을 경계한다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통해 의료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해외로 유출되는 의료비가 연간 10억달러(1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면서 고급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의료비의 해외 유출을 막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의료산업화론의 주된 근거로 내세운 '해외 유출 의료비 1조원' 설은 이미 2004년도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거짓 통계이다. 이 1조원이라고 하는 숫자는 지난 2002년 한 병원장이 경제일간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언급한 것으로 객관적인 근거를 가진 수치가 아니다. 미국 상무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미국 병원이 2002년 한 해 동안 외국환자 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의 합계가 1조2천억원이다. 따라서 미국 병원을 이용하는 외국환자를 모두 한국인이 채우지 않는 이상, 1조원이라고 하는 수치는 나올 수가 없다. 게다가 2004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우리나라 국민이 미국의료를 이용하는데 지출한 비용을 직접 조사한 결과, 최대 1천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런 사실관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철 지난 거짓 통계를 내세우면서 의료를 산업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늘의 상황을 목도하며 우리는 우려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의 '1조원' 주장은 정부의 정책이 기본적인 통계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금 인식시켜주었다. 또한 거짓 통계를 보고함으로써 대통령을 실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청와대 보좌진과 정부 관료에 대해서도 이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은 없게 만들겠다고 이야기할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정부의 의료개혁이 기대와 희망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취임 2년을 경과한 지금, 그 기대와 희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오히려 그 어떤 정권보다 의료의 상업화, 영리화를 급격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의료정책은 철저한 의료의 상업화, 시장화 정책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의료의 공공적 성격은 그대로 살려나갈 것이며, 공공의료 30% 확충도 실현하겠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실제 실행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은 이와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에 진료비를 제맘대로 정할 수 있는 외국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데 이어,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검토와 준비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영리법인 허용,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한 언급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일련의 정책은 그렇지 않아도 세계에서 가장 영리적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현재의 정부 정책방향이라면,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을 없게 만들기는커녕 오로지 '돈'만을 바라보며 움직이는 의료체계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차피 이용하지도 못할 고급의료의 활성화가 아니라 취약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해서 병에 걸렸을 때, 돈 걱정 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의료정책은 고급의료에 대한 일부 고소득층의 선호를 보장하기 위해 기본적인 의료이용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치달아 가고 있다. 의료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서비스산업이 되어서는 안된다. 의료는 돈으로 사고파는 상품이기 이전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권리이다. 최소한의 권리조차 충족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정작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은 의료를 더욱 돈벌이 대상으로 만드는 '의료산업화'가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의료의 실질적인 공공성 강화'이다. 노무현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길 원한다면,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망국적 의료산업화론을 즉각 용도 폐기해야 한다. (끝)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행동하는의사회
사회복지, 보건의료, 노동보건 관련 젊은 연구자 및 활동가들이 이 분야에서 이론적, 정책적 토론 및 계급적 관점과 입장의 마련, 소통, 공유를 목적으로 '사회복지와 노동'을 펴낸지 이제 아홉번째이다.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주 초쯤이면 발간될 것 같다. 읽는 이, 읽어주는 이, 발간되기를 바라는 이, 관심없는 이, 아님 발간의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 등등 여러 종류의 인간이 있을 듯 하지만 어찌됐든 아홉번씩이나 발간하게 되었다. 관련된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
이제 열번째 기획을 시작하고 확정할 시점인데...새로운 '질'로서의 도약을 꿈꾸며..
아홉번째 편집자의 글이다.
“Two people, Two society”을 넘기 위한 해법(?)
매년 덕담으로 회자되는 말로만으로는 여길 수 없도록 2005년 접어들어 ‘희망’을 얘기하고, ‘통합’을 선언하고, ‘사회적 합의와 협약’을 거론하는 광경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럴 가능성이 높아지고 현실화되고 있는 상태의 반영이 아니다.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사회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지 하나로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갈라져 있으며, 이러한 ‘위기’와 ‘갈라섬’이 갈등과 저항, 투쟁을 야기하는 구조로 정착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하겠다. 어찌보면 '두 국민, 두 사회‘가 하나이어야 할 국가를 두 개의 국가로 쪼개는 현실에 대해서, 통제가능성이 줄어듦에 따른 지배계급의 호들갑일 수도 있겠다.
지금부터 딱 1년전 노사정 3주체의 합의로 노사정위원회 주도로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이 체결되었다. 허나 일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일자리 창출’은 이루어진 것이 없다. 정부공식통계상으로는 실업률이 4%정도로 그리 높아 보이지 않으나, 실제 실업률은 15%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해 준실업자는 348만5천여명으로 전년에 비해 6.1%나 늘었다. 주당 35시간 이하 노동자가 250만명을 넘어섰고, 구직 단념자가 11.1%나 급증하였다. 일자리가 늘지도 않았고, 그나마 일자리도 대부분 정규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협약’이 무색하고 민망한 상황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조운동의 동료를 ‘반민주, 폭력세력’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사회적 교섭’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민주노조운동 지도부는 과연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일까?
현 시기 한국사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사회의 양극화와 빈곤’이라는 점에 여러 정치세력들이 일치를 보는 듯하다. ‘동반성장을 통해 따뜻한 복지’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늘진 곳에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정당도 존재한다. 하지만 화려한 수사와 언어의 유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그동안 제출했던 정책을 앵무새 뇌까리듯 반복하거나 포장만 달리해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출하는 화두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것이다. 정부와 자본 뿐만 아니라 진보운동내부에까지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이자 전략으로 자리잡은 느낌이다. 자본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투자활성화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의 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부는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개개인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직업훈련제도의 활성화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개인으로의 자기개발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재정투자를 통한 ‘사회적 일자리’창출이 필요하다고 한다. 진보진영의 일부는 ‘사람입국’을 내세우며,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빈곤층의 절반에 달하는 계층이 ‘일하더라도 가난한 노동자’임이 밝혀지고, 그 범위는 ‘여성의 불안정노동화’ ‘빈곤의 여성화’로 일컬어지는 것처럼 더 넓어지는 것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이제는 또 말을 바꿔 일자리의 ‘양보다는 질’을 강조하는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 중이다. 때맞추어 ‘사회적 일자리’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출되기도 한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의 사회 서비스업 일자리가 선진국에 비교할 때 크게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선진국들의 사회적 일자리와 비교해 200만~400만개나 적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적으로 한국의 전체 노동자 가운데 사회 서비스업 비중(12.6%)은 스웨덴(32.5%)은 물론, 미국(27.7%)에 견줘서도 턱없이 적은 형편이다.
하지만 지난 해 말 노동부는 사회적 일자리 운영에 관한 지침을 만들면서 ‘수익성’을 핵심 준거로 삼고, 일자리 사업에 대한 참여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주요하게 벌여온 지역복지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향후 핵심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산업으로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언급함으로써 사회서비스업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시장화․사유화 정책을 핵심기조로 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의 확대라는 선언과 희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말과 실천이 따로 노는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언급하지 않다 하더라도 사실 50%를 넘어 버린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리고 빈곤에 처해 있거나 빈곤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대다수의 불안정노동자에게 이미 일자리는 빈곤의 탈출구라기보다는 ‘울며 겨자먹기’ 식이 되어버린 상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당할 듯 하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반쪽짜리일망정 전국민적․제도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평가받는 사회안전망도 ‘그림의 떡’이다. 일자리든 사회안전망이든 불안정노동자의 삶의 질과 권리를 보장하기 것으로 기존의 접근방식, 현재 제출되고 있는 각종 정책과제가 대안이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이 자명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새로운 복지패러다임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Two people, Two Society' 혹은 ‘20대 80의 사회’의 극복하는 해법에 대해 그것을 ‘통합’이나 ‘사회적 합의’로서 가능하다고 볼 것인가? 아니면 실제 가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판단을 흐리게 힘으로써 상처를 남겨두고 계속 봉합만 할 것인가? 아니면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새로운 길로 갈 것인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판단의 지점이다. 여기에서 지난 호 편집자의 글에서 언급했던 다음과 같은 말을 다시 한번 꺼내 본다. “기본생활의 보장이나 안정적 일자리는 ‘주고 받는’거래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어야 하는 협상물이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여야 하며, 이러한 권리 의식에 기반하여 불안정노동자와 빈민들의 독립적인 주체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호 특집글은 ‘세계화와 보건의료’이다. 지난 해 말 정기국회에서는 경제자유구역내의 외국의료기관에서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는 법률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올해 2월 청와대의 한 보좌관은 민간의료보험의 도입과 주식회사의 영리병원 설립 허용을 핵심 골자로 하는 ‘의료산업의 발전전망과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의료는 산업이다’라는 대통령의 천명과 함께 의료서비스의 사유화, 기업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모두 의료산업의 국제경쟁력강화와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임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박주영의 글은 한국사회 보건의료영역에서 세계화 전략이 전개되는 경로로 기업화, 사유화, WTO협상, FTA체결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미칠 파괴적인 영향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연대전선의 형성을 주장하고 있다. 박형근의 글은 ‘전 인류에게 건강을’이라는 모토로 설립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서 수립되었던 보건전략이 자본의 주도하에 있는 세계은행으로 그 주도권이 넘어가는 과정과 내용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김동숙의 글은 전 세계에서 제약자본에 맞서 민중의 의약품 접근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말 퇴직연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부터는 노동자 5인 이상의 기업들은 1년 이상 근속 노동자의 퇴직금을 매달 또는 1년에 한번 금융기관에 적립해 10년 이상 가입후 만 55세부터 분할 또는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퇴직연금제’를 실시할 수가 있다. 그에 따라 그동안 장부상으로만 존재했던 약 100조원 정도의 자금형성이 가능해 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원근의 글은 현재의 기업연금 도입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공적연금의 축소와 사적연금의 확대 그리고 연기금의 금융화 경향을 반영하면서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연금자산의 종속, 노후생활의 불안정, 소득격차의 확대, 노동자간 갈등의 증폭이라는 위험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에 대한 공적 통제의 기제확보를 위한 운동진영의 대응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한편 김나연의 글은 기업연금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에서 준사회보장적인 성격이 강화되도록 기업연금제도에 대해 어떻게 국가가 통제해 왔는 가를 ‘ERISA법’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부시 미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이하여 국정운영기조로 ‘자유의 확산’을 천명하며 국내적으로는 ‘사회보장의 민영화’를 언급하였음을 상기해 보자.
쟁점에서는 사회복지와 의료영역의 새로운 흐름으로서 사회복지노동조합운동, 장애인연대운동체의 건설, 전문직 의사인 전공의들의 노조건설 움직임, 그리고 노동조합․시민단체․보건의료단체가 연대하여 건설한 의료연대회의에 대해 살펴보는 지면을 마련하였다. 이중 전공의들의 노조건설은 잠시 주춤해 있는 상태이나, 언젠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호의 ‘장애인운동’에 대한 점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여성운동’에 대해 짚어보려고 기획연재를 준비하였으나, 노무현 정부의 출산장려 ,보육지원 등 여성정책이 여성인력활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노동시장과 가정에서 성별분업이데올로기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성불평등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김영미의 글만 싣게 되었다. 여성운동주체의 활동과 조직화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싣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한 좌담회의 자리를 마련하였다. 2004년 이 사회에서 ‘빈곤’에 대해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중심으로 사회적 요구를 제출하고 행동을 전개했던 빈곤사회연대, 7년간의 기나긴 투쟁의 과정에서 시설 민주화를 이루어내고 지역사회와 향후 대안적, 민주적인 사회복지기관으로서의 전형을 창출하려고 하는 에바다 복지회, 그리고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핵심 기관인 자활후견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주축이 된 자활후견기관노동조합이 바라보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의 성격, 그리고 현장에서의 실태, 향후 사회복지운동이 나아가야 할 지점에 대한 목소리를 한번 훑어보기 바란다.
매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민망하지만, 이번 호에도 미안하다는 소리를 전해야 겠다. 대부분의 글이 작년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해를 넘겨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시의성을 상실한 것도 있고, 글을 쓴 시점과 달라진 상황이 발생한 경우도 있어 필자에게 누를 끼치게 되어 버렸다. 이점 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운동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그것의 일차적 원인은 자본의 공세에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자본의 공세에 맞서, 여전히 과거의 방식과 전략으로 밖에 맞서지 못하는 데에 ‘위기’는 더욱 깊이, 구조적으로 존재할 것이다. ‘저항’은 운동의 출발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대안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극단적인 형태로는 ‘자살’부터, 사회적 빈곤과 삶의 파괴에 맞서 대중의 저항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안의 운동’은 조직되고 있지 못하다. ‘대안의 운동’이 조직되기 시작할 때 ‘운동의 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가 더욱 힘써야 할 지점이다. 그것이 진정 ‘희망’이다.
2005. 2.
갈월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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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화는 병·의원과 고소득층의 건강보험 탈퇴 허용, 민간보험 활성화, 건강보험제도의 조직적 기반 약화, 사회보험의 위험분산효과 및 소득재분배 기능 약화, 나아가 사회연대성의 붕괴와 건강보험의 공적기능 상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