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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_학벌 없는 사회를 꿈꾸는 우리시대의 교육론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학벌 없는 사회를 꿈꾸는 우리시대의 교육론

윤보중 기자  bj7804@nate.com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 13,000원 / 296쪽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 / 13,000원 / 296쪽ⓒ 메이데이

 

“학벌 구조는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모한 입시경쟁을 넘어 ‘꿈의 학교, 행복한 교육 혁명’을 이루기 위해 교육 주체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곽노현 서울특별시 교육감의 말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입시경쟁의 과열화가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망친다고 이야기해왔다. 갈수록 분화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공동체문화가 붕괴되고 가정이 해체되는 가운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도덕과 규범에 대한 교육 대신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만이 팽배한 교육이 기형적으로 성장해갔다.

책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는 학교제도와 시장경쟁 없는 교육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학벌없는 사회’를 꿈꾸는 이들은 그 질문에 대해 당당하게 ‘가능하다’고 대답한다.

수능시헙, 영어몰입교육, 국제중, 특목고 등 교육을 서열화라는 무수한 시도에 대해 ‘학벌없는 사회’는 그 길은 모두가 죽는 길이며, 모두가 살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자고 제안한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그것은 이미 알고 있듯, 경쟁 속에 뛰어들지 않는 데 있다. 그 길은 다름 아닌 ‘학벌 없는 사회’다. 여기 사람의 값어치가 그가 나온 학교로 매겨지는 사회가 있다.

강남 출신이 서울대생이 되는 우울한 사회.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행정부처로 버젓이 이름을 내걸 수 있는 사회. 수능 점수가 개인의 전부를 결정하는 현실은 ‘교육상품론’의 극단을 보여준다. 부모의 배경이 자녀의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는 어마어마한 사교육 열풍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이다.

책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라’는 ‘학벌 없는 사회’가 학교와 시장을 넘어 교육의 근본문제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제안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체제의 요구를 거부하는 ‘내부로의 망명’ 떠나기, 학교 밖 청소년에 주목하여 다양한 학교밖 배움터를 만들어내기, 입사 원서에 학력란 없애기 등은 ‘학벌없는 사회’가 건네는 새로운 탈출구 전략인 셈이다.

이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학교를 왜 버려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오늘날 국가독점 학력인증기관으로 전락해버린 학교는 학벌의 구조와 논리를 재생산하는 구조일 뿐이다. 학교에서는 교육이 아니라 반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학교가 아니어도 갈 곳이 있다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제도권 학교에 대한 충격을 주고자 한다.

2부는 시장을 떠나야 한다는 논리를 설명한다. 학교는 시장이 될 수 없고, 교육은 상품이 아니며 인간은 도구가 아니라는 보편적 명제를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세계화에 담겨진 숨은 의미를 파악한다. 강자에게 유리한 규칙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사회. 과연 공생을 모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통렬한 비판의식과 함께 과감히 도전해 맞설 것을 당부한다.

3부는 교육을 다시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교육의 근본적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그간의 교육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한다. 특히 시민교육에 대한 철학적 반성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중심으로 풀어보았다. 왜 시민은 자유롭고 동등한 존재로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분석은 1부와 2부에서 강조했던 학교를 버리고 시장을 떠나야한다는 논리를 다시금 강조하면서, 본래의 교육을 찾아야 한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학벌없는사회 | 13,000원 | 296쪽 | 메이데이


<윤보중 기자 bj78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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