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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 위기 논쟁, 이제 시작이다.

∎ 민주노조 위기 논쟁, 이제 시작이다. 학자가 아닌 노조와 현장활동가들이 위기 논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원인은 ‘변혁노선’의 실종. 진보정당과 산별노조로 대표되는 기존 민주노조운동의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요구!

 

∎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좌파의 진단과 혁신 방향은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 ‘반자본 변혁노선’을!

 

∎ ‘더 아래로’, 민주노조를 노동현장에서부터 다시 세워내고,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의 구심으로 다시 서나가야!

 

∎ ‘더 왼쪽으로’, 자본의 논리에 갇힌 사회연대전략과 사회적 합의주의가 아니라 반자본 전략으로!

 

민주노조운동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논란거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위기를 어떠한 방향과 전망에서 극복해 나가야 할지는 여전히 쟁점이고, 더욱 쟁점이 되어야 하고, 앞으로 더 많이 더 깊이 토론해 나가야 합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지난 20여 년간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은 ‘위기’, ‘위기 논쟁’의 역사였고, 또 그 논쟁과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의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3차례의 민주노조 위기 논쟁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사회에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평가, ‘위기’에 대한 진단과 그 극복방향,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의 목표와 발전방향 등을 둘러싼 ‘위기 논쟁’은 ‘노동운동의 노선’ 논쟁과 맞물려 크게 3차례 진행되어 왔습니다.
1차 위기 논쟁은 1991년 5월 전노협 총파업 이후 노동운동 위기론을 둘러싸서 주로 ‘전투적 조합주의’에 대한 평가와 비판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2차 위기 논쟁은 1998년 1~2월의 정리해고제 잠정합의 이후에 민주노총의 정체성의 위기를 둘러싸서 진행되었으며, ‘사회적 합의주의’가 논쟁의 초점이었습니다.
3차 위기 논쟁은 2004년 노무현 정권의 등장 이후 전면적인 대노동 이데올로기 공세(‘노동귀족’, ‘그들만의 노동운동’ 등)와 민주노총의 비리 사건 등으로 재현됐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민주노조 위기 논쟁의 특징

 

최근의 민주노총의 위기 논쟁은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민주노총이 양적으로 크게 성장을 한 상황에서 드러나고 있는 위기라는 점, 둘째는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가 전면화되고, 동시에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과정이 맞물려 민주노조의 위기 역시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 셋째는 과거의 위기가 주로 민주노조운동의 상층 지도부의 문제였다면, 지금의 민주노조 위기가 현장에서 동력 상실이라는 위기를 함께 동반하면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넷째는 위기의 원인으로 민주노조 내 ‘정파’ 문제가 전면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다섯째는 지난 10여 년간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의 결과 노동자 내부 분할과 위계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기라는 점 등입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민주노조가 내부 위기에 대한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노조를 무력화하거나 민주노조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려는 이명박 정권과 자본의 공세가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민주노총 탈퇴 공세’,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 그리고 2009년 말 복수노조 금지조항 유예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골자로 한 노동관계법 개악에 이르기까지 그 공세는 숨 돌릴 틈 없이 전방위적입니다.
이러한 정권과 자본의 공세에 대해 민주노조의 주체들은 ‘정파 폐해론’ 이상의 어떤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민주노조 실천활동가들이 ‘위기 논쟁’에 나선다

 

<위기의 노동운동 -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민주노조가 총체적인 위기, 자칫 그 존립 이유마저 잃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그 극복이 ‘정파’의 폐해를 극복하면 가능할 것처럼 부당하게 여론몰이 되는 상황에서, 이 위기 논쟁을 좀 더 발본적으로, 더욱 깊게 해 나갈 필요에서 기획되었습니다.
<위기의 노동운동 -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은 ‘위기 논쟁’을 마무리 짓고자 기획된 것이 아니라, ‘위기 논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위기 논쟁’이 주로 학자 출신의 이론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민주노조에 직접 몸담고 있는 실천적인 활동가들이 직접 나서서 민주노조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극복방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1부. 위기의 노동운동’에서는 90년대 중반 이후 전면화된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민영화 등)에 민주노조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그 결과 민주노조는 물론 노동현장조차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진단하면서, 그 극복방향으로 ‘반자본의 변혁노선’을 분명히 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2부. 노동운동의 혁신’에서는 지난 20여 년간 민주노조 전략의 두 축이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건설’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면서, 진보정당운동 중심의 정치세력화와 조직형식 전환 중심의 산별노조 건설이라는 ‘양날개론’을 극복하고, 계급적 정치세력화와 계급적 산별노조를 건설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 다시 유예된 민주노총의 임원직선제가 민주노조의 혁신과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나아가 민주노조운동이 페미니즘적인 문제의식을 적극 수용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부. 더 아래로’는 전교조, 공무원노조, 공공부문, 사무금융노조, 그리고 이주노동자 문제 등 산별노조와 그 산하 현장에서의 위기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진단 속에서 전교조의 근본적인 전환, 통합 공무원노조의 이후 투쟁 방향, 계급적인 노동현장 단위의 건설, 현장에서 노동조합주의를 뛰어넘는 전망, 그리고 이주노동자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절실하게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조운동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던 대중파업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준비된 파업’, ‘조건부 파업’, ‘합법의 틀에 갇힌 파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2009년 쌍용자동차 77일파업에서 보여준 대중파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복원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4부. 더 왼쪽으로’는 민주노조운동에서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사회연대전략’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연대 문제와 노동복지, 사회복지 문제를 계급적인 관점에서 다시 재구성해 나갈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기본소득제’와 관련하여 이행의 한 형태로서 ‘한국형 기본소득운동’을 제안하는 글과 민주노조운동과 진보운동진영에서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자계급 중심성’에 대해 개괄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위기 논쟁’을 ‘노선 논쟁’으로 진전시켜야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주노조의 위기 논쟁은 민주노조운동 20년 역사에서 3번째 되풀이 되는 논쟁이지만, 지난 20여 년간의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총괄하는 논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민주노조의 위기가 지난 20여 년간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위기의 노동운동 -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더 이상 ‘위기’ 논쟁에 머물지 말고 ‘노선’ 논쟁으로 진전시켜 나가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위기’ 논쟁은 사실 ‘자본축적의 위기’가 민주노조운동과 그 주체들에게 투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칫 ‘위기’ 논쟁은 자기 성찰적인 논쟁, 자신을 혁신시켜 나가는 논쟁이 아니라 논쟁의 목표 자체를 잃어버리고 자학적인 논쟁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민주노조운동과 그 주체 내부에 투영된 ‘자본의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있습니다.

<위기의 노동운동 - 더 아래로, 더 왼쪽으로>는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입니다.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어떻게 자본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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