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룰루 보면서 쭌모님의 다양한 생각의 나래가 느껴져요~!
전 단순해서 '여남관계'밖에 안보이던데... 다시 봐야 겠다.
난 공포영화에 약한데, 아마도 언제나 약자에게 감정이입을 해버릇해서 그런가보다.
그러다보니 [룰루]를 보다가 토끼인 톰에게 감정이입 만빵 해버린 것이다.
물론! 토끼라는 이유만으로 약자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
그러나 어떻든 '룰루가 늑대'라는 사실을 권력의 문제로 접근할 때, 다소 일반적 감성에 기댄다면 대략 수긍가능하지 않을까나? 토끼보다 늑대가 있어보이잖아?
그렇게 몇장 넘겨가면서 끝끝내 룰루가 톰을 놀이로 겁주는 장면을 대하게 될 때에 이르니,
어느덧 약자가 실제 권력이나 폭력에 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갖게 되는 사회적 위축효과의 발현까지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득 룰루에게는 -비록 부모에게 '토끼는 잡아먹는 것'이라는 세뇌를 받았다할지라도 - 토끼를 잡아먹는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게 혹시 톰과 화해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요즘 운동이 힘(power)을 가지려는 맥락의 측면에서
여성운동이 여타 운동과 어떻게 다른가를 고민하는 것과 짬뽕~!
예를 들어 노동운동과 노동자가 힘을 가지려는 맥락은 자본가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지점이 존재하고, 그들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을 만한 민중의 힘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라면?
물론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뜻은 권력의 평등적 분배를 고려할 때 자본가를 노동자로 만드는 것으로 귀결될 지 모른다.
솔직히 자본가는 가진게 많았던 지라 다소 괴로운 것 뿐이지 결국 평등한 권력을 누리는 상태가 되겠지.
한편 요걸 그대로 여성운동에 등치시키면 상대적으로 남성과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지점이 존재하는가의 여부가 매우 관건이 될지도...
물론 결과적으로 평등 분배를 원한다면 그건 여타운동과 동일한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겠지만...
한때 남성을 가상의 적으로도 놔보려고 했다가 잘 안되던데,
원하는 결과가 권력을 평등분배하고 싶다는 거에 수긍이 가는 반면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이 힘의 관철로는 잘 해결이 안 날것 같다는 냄새가 폴폴 나서이다.
좀 추상적이지만 일상적 관계성의 예민한 관찰 등과 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물론 이것 역시 여성이라는 민중들이 뭉쳐 발휘하는 힘이 관철되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만.)
다시 룰루한테 돌아가보면,
그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또는 있는 지점'이
(룰루처럼) 혹시나 경험의 완벽한 거세로 이루어지는 거라면
태어나서부터 본의아니게 남자라는 권력자가 되는 이 사회 구조를 어찌해야 하나
기운 빠지는 고민을 하다가...여기서 STOP~!
정말 생각이 커지는 (건지 많아지는 건지 난잡해지는 건지) 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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