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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의도는 무엇이었던가?

#1

블로그 라는 공간은 참으로 애매한 공간이다.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것, 하고 싶은 말, 사적인 것들을 쓸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기와는 다르게 남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이며, 그러므로 남들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곳이기도 하다. 즉 블로그라는 공간은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공적인 공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쓸때, 아무리 자신의 생각을 배출해내는 글이라 하더라도,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한것인데 문제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는것은 옳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에는 남들이 읽어줬으면 하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일기에다 쓰면 될것을, 혹은 비공개로 하면 될것을 왜 남들이 읽게끔 만들어 놓고, 그저 개인적인 글쓰기였다라 하는가.

언어란 쉽게 뱉어 져서는 안된다. 그 쉽게 뱉어진 언어가 어떤 사람에게 상처를 줄수도 있고 심지어는 죽일수도 있다. 그리고 언어란 뱉어진 순간 어떤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언어란 정치적 행위인 것이다.

 

#2

사과문을 요구하는 것은 그 사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진심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성찰하게 하기 위함이다. 단순히 논쟁을 잠재우려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사과부터 하는걸 바라는게 아니다. 그런데 laron의 사과문에는 그 성찰과 반성이 보이질 않는다. '자신은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읽혔다면 미안하다'라는 식의 사과가 지금까지 성폭력 관련 문제들에서 당사자들이 사과해왔던 방식이다. 그렇다면 laron이 의도했던건 뭐였는지 밝혀야 하는것 아닌가?

laron이 쓴글  "불쾌하셨던 분들에게" 에서 laron은 "라브♡님께서 강용석 의원의 발언에 열 받아서 가해자 집단의 우두머리(?)에 대해 글을 쓴 것이라 생각하셨다면, 제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고 어떤 과정이었는지를 해명해야 하겠지만, 그건 좀 우스운 과정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했는데, 나는 그가 그 우스운 해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가 오독을 한것일까를 의문하며 laron의 문제가 된 글을 몇번이나 읽어봤지만, 아무리 읽어봐도 김윤옥을 성적대상화했으며, 왜 그녀를 등장시켰을까를 생각해봤을때, 권력자의 부인이니까 그렇게 한것일꺼라는 결론밖에 못내리겠는데, 그것은 오독이라 하니, 그렇다면 왜 그녀를 등장시킨건지, 그 글을 쓴 의도가 뭐였는지 밝혀야 하는것 아닌가?

 

#3

특정인을 성적대상화 하는것도 표현의 자유라고! 언제부터 표현의 자유가 모든 자유를 보장했던가? 그렇다면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아래 어떤 여성도 성적 대상화가 될수 있다는 것아닌가!

 

#4

더욱 화가 났던건 댓글에 대응하는 laron의 태도였다. 진지한 문제제기에 툭툭 내던지는듯한, 무시하는듯한 대응들. 그리곤 그 글이 문제가 되자 나름 신속하게 올라온 사과문. 그런데 무엇을 사과하는건지 잘 모르겠는...  그래도 댓글 대응 태도와 관련해서는 사과문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과를 했으므로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5

라브님의 질의에 대한 진보넷의 답변을 보니 laron과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밝혀줬으면 더 좋겠다. 이유는 laron이 자신이 무엇을 사과해야하는지 알고 있는것인지, 토론과정에서 laron의 변화가 있는것인지 알기위함이다. 그 과정에서 웹상에서나마 우리도 같이 토론할 수도 있는거고...

 

#6

큰 용기내어 싸워주신 라브님을 지지하며 힘내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여성주의자는 모든 사안에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들에게는 이러한 문제제기가 꼬투리 잡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는 댓글들이 달렸다), 세상은 그 꼬투리로 바뀌어 왔다는 것이 내 생각이므로, 계속 꼬투리 잡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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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 쓰레기장에서 나와서 세상좀 보니까, 더 큰 쓰레기장이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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