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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님의 [앗, 개강이다.] 에 관련된 글.
무엇이 필요할까?
오늘 하버드 서림에서 주최한 [Global Values 101] 출판 기념 행사에 다녀왔다.
(http://www.harvard.com/events/press_release.php?id=1594 )
이 책은 하버드 학부에서 진행된 동명의 강좌에 초대되었던 연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자... 면면을 보면 화려 그 자체.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과 촘스키를 비롯하여
인도주의 활동으로 잘 알려진 제니퍼 리닝, 폴 파머,
비판적 경제학자 줄리엣 스호르 (미국의 과도한 소비문화를 비판하는 책을 쓰고, 특히 보육의 전세계적 체인망에 대한, 가장 친밀한 인간적 관계들이 어떻게 소비상품화되는지 제시하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줌)
대안 미디어의 히어로 에이미 굿맨 (Democracy Now 메인 진행자)까지....
오늘은, 강좌 책임자인 브라이언 파머 교수를 비롯하여 교수팀으로 참여했던 주니어 패컬피들, 그리고 중요한 논객이었던 하워드 진과 줄리엣 스호르가 직접 참여했더랬다.
진 할배... 다시 보니 어찌 반갑던지... 달려가 "할배~" 하고 싶은 마음이....
명성 드높은 줄리엣도 과연... 포스가 느껴지더군....
브라이언은 담담하고 나즈막한 어조로, (완전 샌님 이미지였음)
왜 그런 강좌를 열게 되었는지,
그 강좌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이라크 침공이 일어나고, 부시가 당선되고, 래리 서머스 (하버드 총장 - 결국 사임하기로 했음)가 망언을 일삼고 있는데도... 교실 안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더란다. 이 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선택이라는게 과연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그 한계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게 올바를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단다... 하버드- 그동안 투자 전문가가 되고, 외교관이 되고, 기업가가 되는 방법들을 가르치고 전수하는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던 이 곳에서....
그래서 그는 젊은 교수팀과 함께 새로운 교수법에 대해 고민하고,
남다른 선택의 길을 걸어왔던 실천적 지식인들, 비판적 지성들, 활동가들을 데리고 와 '진짜 살아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에 대한 눈을 뜨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단다.
매 강좌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은 정말 진지한 태도로 연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일까, 지금 당장 어떠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을 같이 나누고는 했단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특히나 하버드 같은 파워엘리트 집단에서 이런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록 이 강좌 하나를 통해 뭐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지라도....
사실....
나는 학생들과 사적인 거리를 상당히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었다.
일단, 감당이 안되고 (학창 시절을 돌아보자면 학생이 교수한테 인생의 자문을 구한다는게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이해도 안 됨)
또한 쥐뿔도 아는 것도 없다는 스스로의 평가 때문에.......
그리고, 의대라는 공간의 특성 상... 학생들이나 동료들에게 커다란 기대를 하지 않는....
위와 비스무레한 프로그램을 시도했다가 좌절(?) 한 경험도 있고....
그런데...
(뻔히 아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하워드 진 할배가 강조하더라.
'가치'를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방법론'과 '기술'만을 이야기하는 학문은 현재의 체제를 영속화할 뿐이라고.....
돌아가면...
교육에 좀더 많은 가치를 부여해야겠다고 나름, 결의 아닌 결의를....
"가치"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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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부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학기 시작 전에 저도 고민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가치에 대한 지혜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또 잘 배울 수 있을지... 고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함다(꾸벅)*^^*...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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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에 회사에 나와... 할일을 산더미 처럼 옆에 쌓아두고.. 웹질을 하고있는 나... 홍실양의 글로 또 한번 반성모드에 빠지게 되는군... 고민하는 모습... 여기서보다 많이 크고 있는 것같아 멋지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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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나도 보고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빡 잊었군 T-T. 다른 거는 같이 가자고 잘도 하더니만 왜 어젠 말도 안한 거야 엉!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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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유 / 남을 가르친다는게 정말 쉬운 일이 아녀요. ㅜ.ㅜrabbit / 저는 당근 샘이 시간 없으실 줄 알구.. 죄송하게 됐구만요. 근데, 웃긴게 하버드서점 옆에 있는 식당 있잖아요(Bartley). 이날 가다보니, 길에다 세워놓는 메뉴 칠판에 "We love women, Larry Summers"라고 써있더라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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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 관련 질문입니다. 본문을 보니 경제학자 '줄리엣 스호르'라고 쓰셨는데, 스호르가 미국에서 실제로 불리는 발음이겠죠? 제가 어떤 일 때문에 이 학자 이름을 정확하게 표기해야 하는데, schor를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발음 사전에서 보면 대강 '쇼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쇼어로 쓰려고 하다가,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됐습니다. 정확한 미국 발음을 알고 싶어서 여쭙는 겁니다.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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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shin/ 진짜 어려운 질문이예요. ㅡ.ㅡ 한글처럼 "스/호/르" 한 음절씩 읽는 건 아니고, 끝에 r은 그냥 굴리고 앞에 자음들을 몰아쳐서 "슈(호)오~ㄹ" ...말씀하신 것처럼 "쇼어"라고 쓰는게 나을지, 아니면 "슈어"라고 쓰는게 좋을지.. 지금 NPR 찾아서 다시 들어봤는데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ㅜ.ㅜ 죄송.. (저는 예전에 책 번역할 때 철자 그대로 "스호르"라고 썼음다. 영어권 아닌 사람들 이름도 있고 해서, 그냥 철자에 최대한 가깝게... 지금 생각해보면 각 언어마다 원어 발음에 충실하게 해줬어야 맞는게 아닌가 싶어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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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 말씀 하셔서 찾아서 들어오니 슈오어 같기도 하고 쇼오어 같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군요. 어찌해야 될지... 질문을 하고 찾아보니, 국내에 번역된 책은 쇼어라고 했군요. 좀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답변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온갖 유명 인사들과 씨름하는 것도 힘든데, 발음 표기까지 속을 썩이니...부가 정보